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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부터 車조립까지 원스톱…AI로봇이 24시간 불량 검수	2025-11-18 00:08
◆ 中 전기차 굴기 ◆ "윙, 철컥, 윙, 철컥…". 중국 허난성 정저우 산업단지 중심에 있는 BYD 전기차 28번 용접 공장. 고압 프레스 공장에서 운송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송L' 모델 부품이 줄지어 들어온다. 로봇들이 차체를 둘러싸고 용접부터 접착제 도포 작업까지 도맡아 한다. 배터리 생산부터 용접, 조립 공정을 거쳐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시간당 50~60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보유한 8개 중국 공장 가운데 생산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은 전기차로 전 세계를 휩쓸겠다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 야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현장이다. 1994년 창립된 BYD는 한동안 휴대폰 배터리 회사로 인식됐다. 그러다 2020년 화재 위험을 대폭 줄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를 독자 개발하며 전기차 업체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생산된 모델에 모두 고품질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선언하며 '중국차=저가차' 등식을 허물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22만9000대에 불과했던 BYD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은 2023년 302만대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427만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타이틀을 꿰찼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0만대를 넘어섰다. 성장 일등공신은 정저우 공장이다. 가동 2년 만에 연간 글로벌 판매량의 18%에 달하는 전기차 75만대를 생산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저우 공장이 단기간에 BYD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민관 협력 생산 속도전과 원료 조달부터 조립까지 통합한 공급망, 자동화 공정·기술 투자 등에 있다. 정저우 공장은 중국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표 사례다. BYD는 2021년 중국 정부와 설비 협약을 체결한 후 37일 만에 착공에 나섰다. 첫 삽을 뜨고 17개월 만인 2023년 4월 1단계 공장이 가동하며 차량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BYD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제품 생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강력했다. 중국은 2009~2023년 3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이차전지 기업을 집중 육성했다. 중국 전기차는 탄탄한 내수를 밑천 삼아 2010년대 초 7%에 그쳤던 글로벌 점유율을 지난해 64%까지 늘렸다. 직접 구매 보조금은 2023년 중단됐지만 여전히 지원 정책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기차나 공장 노후 설비를 새로운 제품으로 바꿀 때 지원하는 새로운 보조금 제도(이구환신)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구환신을 통해 지급된 지원금은 57조원으로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광물 생산지이자 교통 요지인 허난성에 생산 거점을 꽂은 전략도 주효했다. 허난성은 리튬, 흑연, 텅스텐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BYD를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시킨 블레이드 배터리는 애초 중국이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개발됐다. 그 대신 허난성에 풍부한 리튬, 흑연이 투입된다. 원료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배터리, 모터, 차체 생산·조립을 모두 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축구장 1500개 크기(11만㎢·약 324만평)의 거대한 공장단지 안에는 공정별로 56개 공장이 밀집됐다. BYD 고위 관계자는 "기술 개발 시스템과 연구개발(R&D)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체 능력을 구축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모든 공급망 체계를 수직 통합하는 방식으로 기업 성장을 뒷받침해 나갔다"고 말했다. 공급망을 다진 자리에는 로봇을 채워 효율을 강화했다. 예전에는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이젠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정저우 공장 자동화율은 98%로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친환경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다. 56개 공장 중 자동화율이 특히 높은 용접 공장에 투입된 로봇 수만 1200대에 달한다. 조립된 차량은 인공지능(AI) 카메라가 360도 촬영하며 불량 지점을 찾아내는 공정을 거친다. BYD 관계자는 "시간당 50~60대 차량이 대량 생산되지만 조립 정밀도 오차는 0.01㎜ 이내로 제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 투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BYD가 연구개발에 쏟아 넣은 자금은 75억달러로 현대차·기아(56억달러)보다 많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78억달러)와 맞먹는다. BYD가 전 세계적으로 보유한 기술 인력은 12만명으로 현대차·기아(2만명)를 압도한다. BYD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친환경차를 판매하며 어느 자동차 회사보다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혁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저우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터리 소재부터 車조립까지 원스톱…AI로봇이 24시간 불량 검수

2025-11-18 00:08

◆ 中 전기차 굴기 ◆

"윙, 철컥, 윙, 철컥…".
중국 허난성 정저우 산업단지 중심에 있는 BYD 전기차 28번 용접 공장. 고압 프레스 공장에서 운송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송L' 모델 부품이 줄지어 들어온다. 로봇들이 차체를 둘러싸고 용접부터 접착제 도포 작업까지 도맡아 한다. 배터리 생산부터 용접, 조립 공정을 거쳐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시간당 50~60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보유한 8개 중국 공장 가운데 생산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은 전기차로 전 세계를 휩쓸겠다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 야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현장이다. 1994년 창립된 BYD는 한동안 휴대폰 배터리 회사로 인식됐다. 그러다 2020년 화재 위험을 대폭 줄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를 독자 개발하며 전기차 업체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생산된 모델에 모두 고품질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선언하며 '중국차=저가차' 등식을 허물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22만9000대에 불과했던 BYD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량은 2023년 302만대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427만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타이틀을 꿰찼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0만대를 넘어섰다. 성장 일등공신은 정저우 공장이다. 가동 2년 만에 연간 글로벌 판매량의 18%에 달하는 전기차 75만대를 생산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저우 공장이 단기간에 BYD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민관 협력 생산 속도전과 원료 조달부터 조립까지 통합한 공급망, 자동화 공정·기술 투자 등에 있다.
정저우 공장은 중국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표 사례다. BYD는 2021년 중국 정부와 설비 협약을 체결한 후 37일 만에 착공에 나섰다. 첫 삽을 뜨고 17개월 만인 2023년 4월 1단계 공장이 가동하며 차량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BYD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제품 생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강력했다. 중국은 2009~2023년 3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이차전지 기업을 집중 육성했다.
중국 전기차는 탄탄한 내수를 밑천 삼아 2010년대 초 7%에 그쳤던 글로벌 점유율을 지난해 64%까지 늘렸다. 직접 구매 보조금은 2023년 중단됐지만 여전히 지원 정책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기차나 공장 노후 설비를 새로운 제품으로 바꿀 때 지원하는 새로운 보조금 제도(이구환신)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구환신을 통해 지급된 지원금은 57조원으로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 광물 생산지이자 교통 요지인 허난성에 생산 거점을 꽂은 전략도 주효했다. 허난성은 리튬, 흑연, 텅스텐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BYD를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시킨 블레이드 배터리는 애초 중국이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개발됐다. 그 대신 허난성에 풍부한 리튬, 흑연이 투입된다. 원료 조달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배터리, 모터, 차체 생산·조립을 모두 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축구장 1500개 크기(11만㎢·약 324만평)의 거대한 공장단지 안에는 공정별로 56개 공장이 밀집됐다.
BYD 고위 관계자는 "기술 개발 시스템과 연구개발(R&D)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체 능력을 구축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모든 공급망 체계를 수직 통합하는 방식으로 기업 성장을 뒷받침해 나갔다"고 말했다.
공급망을 다진 자리에는 로봇을 채워 효율을 강화했다. 예전에는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이젠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정저우 공장 자동화율은 98%로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친환경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다. 56개 공장 중 자동화율이 특히 높은 용접 공장에 투입된 로봇 수만 1200대에 달한다.
조립된 차량은 인공지능(AI) 카메라가 360도 촬영하며 불량 지점을 찾아내는 공정을 거친다. BYD 관계자는 "시간당 50~60대 차량이 대량 생산되지만 조립 정밀도 오차는 0.01㎜ 이내로 제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 투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BYD가 연구개발에 쏟아 넣은 자금은 75억달러로 현대차·기아(56억달러)보다 많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78억달러)와 맞먹는다. BYD가 전 세계적으로 보유한 기술 인력은 12만명으로 현대차·기아(2만명)를 압도한다.
BYD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친환경차를 판매하며 어느 자동차 회사보다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혁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저우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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