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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다 책임 중시에…금융규제 딜레마	2025-11-11 15:32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원들의 보수를 주주총회에 공개하고,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금융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과도한 임원 보수 관행에 제동을 걸 방침입니다. 바로 세이온페이(Say-on-pay)와 클로백(Clawback)을 도입하는 겁니다. 세이온페이는 임원 개개인의 보수를 주주총회에 보고하고, 주주가 직접 보수 인상에 대해 찬반을 표결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클로백은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에 연루된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 인터뷰 : 이억원 / 금융위원장(지난달 정무위 국감) - "전체적인 큰 틀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권 보수 체계 확립을 위한 방안들을 검토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당국이 규제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소비자 보호입니다. 홍콩 H지수 ELS와 벨기에 부동산 펀드 등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금융사의 단기 성과주의와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특히 벨기에 펀드의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이미 처리된 분쟁도 배상 기준을 재조정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규제의 역설'을 우려합니다. 금융사 KPI(핵심성과지표)가 '상품 판매 실적'에서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바뀌면서 신상품 출시나 혁신금융 실험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시의 실질화와 내부통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오일선 / CXO연구소장 - "지금도 공시 규칙에 따라 보수의 책정 기준을 기술하도록 돼있지만, 실제 기업에서는 두루뭉술하게 기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성과급을 포함해 이사의 개별 보수가 어떻게 책정됐는지를 좀더 세부적으로 기술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또 임원의 개별 보수액이 공개되면 기업 내부 위화감이나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기업 평판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되, 지나친 규제가 혁신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성과보다 책임 중시에…금융규제 딜레마

2025-11-11 15:32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원들의 보수를 주주총회에 공개하고,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금융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과도한 임원 보수 관행에 제동을 걸 방침입니다.

바로 세이온페이(Say-on-pay)와 클로백(Clawback)을 도입하는 겁니다.

세이온페이는 임원 개개인의 보수를 주주총회에 보고하고, 주주가 직접 보수 인상에 대해 찬반을 표결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클로백은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에 연루된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 인터뷰 : 이억원 / 금융위원장(지난달 정무위 국감)
- "전체적인 큰 틀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권 보수 체계 확립을 위한 방안들을 검토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당국이 규제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소비자 보호입니다.

홍콩 H지수 ELS와 벨기에 부동산 펀드 등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금융사의 단기 성과주의와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특히 벨기에 펀드의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이미 처리된 분쟁도 배상 기준을 재조정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규제의 역설'을 우려합니다.

금융사 KPI(핵심성과지표)가 '상품 판매 실적'에서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바뀌면서 신상품 출시나 혁신금융 실험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시의 실질화와 내부통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오일선 / CXO연구소장
- "지금도 공시 규칙에 따라 보수의 책정 기준을 기술하도록 돼있지만, 실제 기업에서는 두루뭉술하게 기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성과급을 포함해 이사의 개별 보수가 어떻게 책정됐는지를 좀더 세부적으로 기술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또 임원의 개별 보수액이 공개되면 기업 내부 위화감이나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기업 평판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되, 지나친 규제가 혁신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