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골드

뉴스

[CEO인사이트] 경제토크쇼픽 비하인드 - APEC 손익계산서… 성과와 한계는?	2025-11-10 13:01
지난 1일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부터 엔비디아의 깜짝 '빅딜'까지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는데요. 이번<경제토크쇼픽>비하인드에서는 박혜민 PD와 함께 APEC 기간 미국·중국과의 연쇄 회담이 남긴 외교적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 엔비디아, 한국에 GPU 26만 장 공급…배경은?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경제 논의의 초점은 인공지능(AI)에 집중됐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AI 관련 최초의 정상급 합의문인 'AI 이니셔티브'가 공식 채택됐고, AI 투자 유치도 뒤따랐습니다. 아마존 웹서비스가 한국 내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5년간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엔비디아는 차세대 AI칩 '블랙웰' 26만 장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차영주 와이즈 경제연구소장은 "현재 돈이 있어도 구하지 못하는 게 그래픽처리장치(GPU)"라며 "엔비디아가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GPU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있어야 구동되는데, 이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기업이 바로 SK하 이닉스와 삼성전자입니다. 차 소장은 "젠슨 황 CEO 입장에서는 두 기업에 모두 납품을 해줘야만 GPU가 원활히 팔릴 수 있기 때문에 두 기업과의 협업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한국이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 좋은 여건이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엔비디아가 최근 노키아와 6G 협력을 맺으면서, 데이터 센터는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상관 없다"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정부 지원과 전력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 우선 공급은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완료될 예정입니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도입 시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 한미 관세 협상 극적 타결…문서화는 아직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근까지 난항을 겪던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됐습니다.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고, 쌀과 소고기를 포함한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은 막아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중 2천 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5대 5로 나눠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관세 협상 결과가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도 문서화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양국은 논의가 마무리된 지 하루 만에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관세가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고 밝혔지만,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을 두고도 한국은 "추가 개방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반면, 미국은 "한국 시장이 이미 100% 개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양국이 아직 문서로 확정하지 않은 만큼, 미국이 협상 막판까지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트럼프는 체스를 두고, 시진핑은 바둑을 둔다" 이번 경주 APEC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장면은 미중 정상간의 만남 장면이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맞불을 놓는 등 양국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 전 원장은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 상황을 대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원장은 "중국은 대미 수출 비중을 17~18%에서 12~13%로 줄이며 무역 의존도를 꾸준히 낮췄고, 애플과 테슬라, 월마트 등 미국 주요 기업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이 쉽게 압박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무작정 고관세를 밀어붙이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물가가 급등해 트럼프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확전 자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차 소장은 두 정상의 외교 행태를 빗대 "트럼프는 체스를 두고, 시진핑은 바둑을 둔다"고 표현했습니다. 체스는 상대를 쓰러뜨려야 승리하지만, 바둑은 반집만 앞서도 이기는 게임입니다. 즉, 눈 앞의 적보다 세력을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차 소장은 "땅을 넓히는 과정에서 우리 한반도가 어떻게 외교를 펼치느냐에 따라 양쪽에서 얻어낼 것이 많다"며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과의 우호를 강조한 것도 그 같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경주 APEC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가 첫 시험대에 오른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의장국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무역과 혁신에 대한 공동 협력을 명시한 '경주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로써 실용 외교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보호 무역주의 기조 속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번<경제토크쇼픽>82회에서는 외교와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APEC 연쇄 회담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 이야기<경제토크쇼픽>, 다음 레터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

[CEO인사이트] 경제토크쇼픽 비하인드 - APEC 손익계산서… 성과와 한계는?

2025-11-10 13:01

지난 1일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부터 엔비디아의 깜짝 '빅딜'까지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는데요.

이번<경제토크쇼픽>비하인드에서는 박혜민 PD와 함께 APEC 기간 미국·중국과의 연쇄 회담이 남긴 외교적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 엔비디아, 한국에 GPU 26만 장 공급…배경은?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경제 논의의 초점은 인공지능(AI)에 집중됐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AI 관련 최초의 정상급 합의문인 'AI 이니셔티브'가 공식 채택됐고, AI 투자 유치도 뒤따랐습니다.

아마존 웹서비스가 한국 내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5년간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엔비디아는 차세대 AI칩 '블랙웰' 26만 장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차영주 와이즈 경제연구소장은 "현재 돈이 있어도 구하지 못하는 게 그래픽처리장치(GPU)"라며 "엔비디아가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GPU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있어야 구동되는데, 이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기업이 바로 SK하 이닉스와 삼성전자입니다.

차 소장은 "젠슨 황 CEO 입장에서는 두 기업에 모두 납품을 해줘야만 GPU가 원활히 팔릴 수 있기 때문에 두 기업과의 협업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한국이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 좋은 여건이라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엔비디아가 최근 노키아와 6G 협력을 맺으면서, 데이터 센터는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상관 없다"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정부 지원과 전력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GPU 우선 공급은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완료될 예정입니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도입 시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 한미 관세 협상 극적 타결…문서화는 아직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근까지 난항을 겪던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됐습니다.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됐고, 쌀과 소고기를 포함한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은 막아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중 2천 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5대 5로 나눠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관세 협상 결과가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도 문서화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양국은 논의가 마무리된 지 하루 만에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관세가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고 밝혔지만,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을 두고도 한국은 "추가 개방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반면, 미국은 "한국 시장이 이미 100% 개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양국이 아직 문서로 확정하지 않은 만큼, 미국이 협상 막판까지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트럼프는 체스를 두고, 시진핑은 바둑을 둔다"

이번 경주 APEC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장면은 미중 정상간의 만남 장면이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맞불을 놓는 등 양국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 전 원장은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 상황을 대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원장은 "중국은 대미 수출 비중을 17~18%에서 12~13%로 줄이며 무역 의존도를 꾸준히 낮췄고, 애플과 테슬라, 월마트 등 미국 주요 기업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이 쉽게 압박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무작정 고관세를 밀어붙이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물가가 급등해 트럼프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확전 자제'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차 소장은 두 정상의 외교 행태를 빗대 "트럼프는 체스를 두고, 시진핑은 바둑을 둔다"고 표현했습니다.

체스는 상대를 쓰러뜨려야 승리하지만, 바둑은 반집만 앞서도 이기는 게임입니다.

즉, 눈 앞의 적보다 세력을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차 소장은 "땅을 넓히는 과정에서 우리 한반도가 어떻게 외교를 펼치느냐에 따라 양쪽에서 얻어낼 것이 많다"며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과의 우호를 강조한 것도 그 같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경주 APEC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가 첫 시험대에 오른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의장국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무역과 혁신에 대한 공동 협력을 명시한 '경주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로써 실용 외교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보호 무역주의 기조 속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번<경제토크쇼픽>82회에서는 외교와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APEC 연쇄 회담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 이야기<경제토크쇼픽>, 다음 레터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