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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여성 일자리도 봐야지”…정년연장 결정, 데드라인 정하면 안되는 이유 [기자24시]	2025-11-07 11:35
정년 연장 논란이 뜨겁다.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늘리라는 노동계 주장과 청년 일자리 감소 부작용을 줄이며 접근해야 한다는 경영계 주장이 맞부딪힌다. 양대 노총은 5일 연내 정년 연장을 못 박으라고 당정을 압박했다.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되도록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정년 연장의 본질은 ‘일을 계속하고 싶다’보다는 ‘돈을 계속 벌고 싶다’에 있다.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후 소득 보장 체계는 취약하니 일터에 오래 남아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그렇다면 정년 연장은 가계 소득을 제공하는 일터(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면서 노후 소득을 보강하는 처방과 같이 가는 게 상식이다. 기업 고용은 화수분이 아니다. 정년이 늘어 나이 든 사람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무르면 그만큼 청년 일자리는 줄 수밖에 없다.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로 청년 고용이 이전보다 16% 줄었다는 논문(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과 정년 연장으로 거꾸로 여성의 생애 주직장 퇴직이 빨라졌다는 분석(한국개발연구원)이 잇따른다.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기업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중소기업(17%)이 대기업(9%)보다 2배가량 높다. 실질 은퇴 연령이 평균 72.3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년이 5세 는다고 소득 보장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양대 노총의 요구는 퇴직을 앞둔 기득권의 ‘철밥통’ 지키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고령화 세태를 고려하면 숙련된 노령층 일손을 활용하는 정책은 필요하다. 문제는 과정이다. 다른 이해관계자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연내 입법’이라는 식으로 서둘러 논의를 매듭지으려는 행태는 더 큰 부작용을 키운다. 아직 법적 정년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현행 정년을 안착시키며 계속 고용 불씨를 살리는 순으로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 우격다짐으로 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년·여성 일자리도 봐야지”…정년연장 결정, 데드라인 정하면 안되는 이유 [기자24시]

2025-11-07 11:35

정년 연장 논란이 뜨겁다.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늘리라는 노동계 주장과 청년 일자리 감소 부작용을 줄이며 접근해야 한다는 경영계 주장이 맞부딪힌다. 양대 노총은 5일 연내 정년 연장을 못 박으라고 당정을 압박했다.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되도록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정년 연장의 본질은 ‘일을 계속하고 싶다’보다는 ‘돈을 계속 벌고 싶다’에 있다.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후 소득 보장 체계는 취약하니 일터에 오래 남아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그렇다면 정년 연장은 가계 소득을 제공하는 일터(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면서 노후 소득을 보강하는 처방과 같이 가는 게 상식이다. 기업 고용은 화수분이 아니다. 정년이 늘어 나이 든 사람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무르면 그만큼 청년 일자리는 줄 수밖에 없다.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로 청년 고용이 이전보다 16% 줄었다는 논문(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과 정년 연장으로 거꾸로 여성의 생애 주직장 퇴직이 빨라졌다는 분석(한국개발연구원)이 잇따른다.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기업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중소기업(17%)이 대기업(9%)보다 2배가량 높다. 실질 은퇴 연령이 평균 72.3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년이 5세 는다고 소득 보장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 같지도 않다.
결국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양대 노총의 요구는 퇴직을 앞둔 기득권의 ‘철밥통’ 지키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고령화 세태를 고려하면 숙련된 노령층 일손을 활용하는 정책은 필요하다. 문제는 과정이다. 다른 이해관계자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연내 입법’이라는 식으로 서둘러 논의를 매듭지으려는 행태는 더 큰 부작용을 키운다. 아직 법적 정년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현행 정년을 안착시키며 계속 고용 불씨를 살리는 순으로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 우격다짐으로 정하는 것은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