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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킴, 연봉 5배 준다니까?”...국민 노후 짊어진 엘리트가 흔들린다	2025-09-30 07:01
중동펀드들 대체투자실 겨냥 “월급 5배 이상 준다” 러브콜 운용역 4~5명 추가이탈 조짐 올 하반기 무차별 투서 급증 국민연금 해외딜 직접소싱에 수익 막힌 GP들 배후로 지목 운용자산 규모 세계 3위(6월 말 1269조원)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이 ‘묻지마 투서’에 흔들리고 있다. 투서 내용과 관련한 내부감사에 대응하느라 운용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논란에 지친 핵심 운용역들이 최근 잇따라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 이직을 감행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모·벤처투자실에서 근무하던 10년 차 미만 차장급 운용역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로 이직했다. 무바달라는 해당 운용역에게 국민연금에서 받았던 연봉의 무려 5배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을 담당하는 대체투자실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인력 4~5명이 무바달라를 비롯한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에 고위험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중동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국민연금 운용역에 대한 공격적인 스카우트 제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투자 대상에 따라 주식·채권·해외주식·해외채권·사모와 벤처·부동산·인프라 등 7개실로 구분된다. 크게 보면 주식·채권·대체투자로 나뉘는데, 최근 외부 기관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는 건 대체투자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국민연금 대체투자실을 겨냥한 각종 투서가 쏟아지고 있다. 투서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본격화됐다. 내용도 대부분 황당한 것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투서 가운데는 김건희 여사의 국내 비즈니스 관련 내용도 있다. 하지만 대체투자실은 국내 직접투자를 안 하고 있기 때문에 투서 내용 자체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셈이지만 이런 식의 투서가 넘쳐 난다. 근거 없는 투서가 기금운용본부, 그중에서도 대체투자실로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 흔들기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추진해온 수수료 절감 노력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악의적으로 투서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의 ‘해외 딜 직접 조달’이다. 2~3년 전부터 국민연금은 뉴욕·런던·싱가포르·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해외사무소를 통해 대규모 딜을 해외 위탁운용사(GP)의 국내 투자설명회(IR) 조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싱하고 있다. 딜을 직접 조달하게 되면 해외 GP의 국내 조직 간섭이 배제돼 각종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 딜에서만 무려 3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절감한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연금 수급자 수천 명이 매년 월 100만원에 달하는 연금액을 받는 것과 동일한 규모의 절감을 이룬 것이지만, 일부 딜 중개업자들 입장에서는 큰 먹거리가 사라진 꼴이 됐다. 자본시장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들을 허위 투서를 남발하는 주체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투서가 진위와 상관없이 감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감사 과정에서 자괴감을 느낀 운용역들이 국민연금 대신 민간으로 이직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식·채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체투자실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금융투자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고스펙’ 운용역이 많다”며 “고액 연봉을 마다하고 애국심 하나로 국민연금에 합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50대 실장급을 포함해 모든 운용역이 해외 출장 시 일반석을 타야 하고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뉴욕·런던에서는 모텔급 숙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약을 감안하며 일하고 있음에도 심할 때는 하루 업무의 대부분을 투서에 대한 감사 대응에 쓰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파격적인 영입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민간의 절반 수준인 보수와 전주 근무 부담 때문에 인력 이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무차별 투서까지 등장하자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올 들어 칭찬을 받고 표창을 받아도 부족할 정도로 역사상 최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종일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해 해명만 하는 게 현실”이라며 허탈해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연금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한 운용직 인원은 152명이다. 한 해에 30명꼴로 연금을 떠나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스터 킴, 연봉 5배 준다니까?”...국민 노후 짊어진 엘리트가 흔들린다

2025-09-30 07:01

중동펀드들 대체투자실 겨냥
“월급 5배 이상 준다” 러브콜
운용역 4~5명 추가이탈 조짐

올 하반기 무차별 투서 급증
국민연금 해외딜 직접소싱에
수익 막힌 GP들 배후로 지목

운용자산 규모 세계 3위(6월 말 1269조원)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이 ‘묻지마 투서’에 흔들리고 있다. 투서 내용과 관련한 내부감사에 대응하느라 운용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논란에 지친 핵심 운용역들이 최근 잇따라 해외 국부펀드 등으로 이직을 감행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모·벤처투자실에서 근무하던 10년 차 미만 차장급 운용역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로 이직했다. 무바달라는 해당 운용역에게 국민연금에서 받았던 연봉의 무려 5배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을 담당하는 대체투자실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인력 4~5명이 무바달라를 비롯한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에 고위험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중동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국민연금 운용역에 대한 공격적인 스카우트 제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투자 대상에 따라 주식·채권·해외주식·해외채권·사모와 벤처·부동산·인프라 등 7개실로 구분된다. 크게 보면 주식·채권·대체투자로 나뉘는데, 최근 외부 기관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는 건 대체투자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국민연금 대체투자실을 겨냥한 각종 투서가 쏟아지고 있다. 투서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 본격화됐다. 내용도 대부분 황당한 것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투서 가운데는 김건희 여사의 국내 비즈니스 관련 내용도 있다. 하지만 대체투자실은 국내 직접투자를 안 하고 있기 때문에 투서 내용 자체가 논리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셈이지만 이런 식의 투서가 넘쳐 난다.
근거 없는 투서가 기금운용본부, 그중에서도 대체투자실로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 흔들기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추진해온 수수료 절감 노력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일부 이해관계자들이 악의적으로 투서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의 ‘해외 딜 직접 조달’이다. 2~3년 전부터 국민연금은 뉴욕·런던·싱가포르·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해외사무소를 통해 대규모 딜을 해외 위탁운용사(GP)의 국내 투자설명회(IR) 조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싱하고 있다. 딜을 직접 조달하게 되면 해외 GP의 국내 조직 간섭이 배제돼 각종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 딜에서만 무려 30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절감한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연금 수급자 수천 명이 매년 월 100만원에 달하는 연금액을 받는 것과 동일한 규모의 절감을 이룬 것이지만, 일부 딜 중개업자들 입장에서는 큰 먹거리가 사라진 꼴이 됐다. 자본시장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들을 허위 투서를 남발하는 주체로 보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투서가 진위와 상관없이 감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감사 과정에서 자괴감을 느낀 운용역들이 국민연금 대신 민간으로 이직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식·채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체투자실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금융투자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고스펙’ 운용역이 많다”며 “고액 연봉을 마다하고 애국심 하나로 국민연금에 합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의 경우 50대 실장급을 포함해 모든 운용역이 해외 출장 시 일반석을 타야 하고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뉴욕·런던에서는 모텔급 숙소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제약을 감안하며 일하고 있음에도 심할 때는 하루 업무의 대부분을 투서에 대한 감사 대응에 쓰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파격적인 영입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민간의 절반 수준인 보수와 전주 근무 부담 때문에 인력 이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무차별 투서까지 등장하자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올 들어 칭찬을 받고 표창을 받아도 부족할 정도로 역사상 최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종일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해 해명만 하는 게 현실”이라며 허탈해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연금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한 운용직 인원은 152명이다. 한 해에 30명꼴로 연금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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