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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만 때리는’ 회계기준 변경…기준위 자문위마저 “일방변경 안된다”	2025-09-16 22:47
[회계 적용의견서 11월 추진] 전자, 밸류업위해 자사주 소각 생명, 금산법상 한도넘자 매각 기준원은 “현행방식 전제깨져” 보험사의 회계방식 변경 추진 삼성전자 지분 매각 내몰릴 판 자문위원 14명중 13명이 제동 원장 강행 방침속 내달 공청회 한국회계기준원이 추진하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의 지분에 대한 회계 처리 방식 변경에 보험업계와 학계의 이견이 나오고 있다. 회계기준원은 새로운 처리 방침을 골자로 한 적용의견서 발표를 11월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보험사의 회계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에서 이미 허용한 내용을 바꾸는 건 시장 혼란을 더 키울 뿐이라는 반론도 커지고 있다. 16일 회계·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회계기준원은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삼성생명 회계 처리 방안에 대한 적용의견서 발표를 놓고 의견을 받았다. 참석자 14명 중 13명이 현시점에서 적용의견서를 발표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동 사안을 놓고 8개 기관에서 받은 의견서도 공유됐는데 대한상의, 한국공인회계사회, 생손보협회 등 전체 기관이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의가 소집된 건 삼성생명의 관계사 지분 회계 처리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등 관계사 지분에 적용하는 회계 방식을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반대편에서는 이미 금융당국이 숙의를 거쳐 허용한 사안을 바꾸는 것이 외려 주주와 계약자 등 이해관계자의 혼란을 키운다고 맞서고 있다. 논쟁은 과거 삼성생명이 고금리·유배당상품 가입자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의 주식을 취득하며 비롯됐다. 2022년 말 금융당국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삼성생명이 양사의 주식에 대한 평가차익 중 약 30%에 해당하는 8조9358억원을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을 허용했다. 해당 주식은 전략적으로 보유하는 것이고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IFRS17 원칙상으로는 보험부채로 처리해야 하지만, ‘일탈 조항’의 적용을 받아 별도의 계정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삼성전자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이 금융산업법상 한도인 10%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전체 발행주식 중 0.07%)를 매각하기로 의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일탈 조항을 적용받는 대전제가 깨졌다고 주장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언제 어떻게 계약자에게 나눠줄 것인지를 계산해 보험부채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신뢰를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 회계를 준수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재무 정보를 전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회계기준원은 이 원장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의 일탈 회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용의견서 정리 작업에 돌입했으며 오는 11월 발표할 예정이다. 회계기준원의 적용의견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 반대쪽에선 삼성생명 측이 금산법을 준수하기 위해 일시적인 매각을 했을 뿐, 주식 보유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 회계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맞선다. 본질이 변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금융당국에서 허용한 회계 방식을 변경하는 건 되레 회계 정보 이용자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계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당장 유배당 계약자 몫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변경에 따르는 실익도 없다고 주장한다. 유배당 계약은 보험계약에서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만 이익의 일부를 계약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인데, 현재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연 4% 수준이라 고객에게 약정된 고정금리(연 7%)에 미달하는 부분의 손실은 회사가 충당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2022년에 질의연석회의를 거쳐서 일탈회계를 결정했고, 그래서 많은 생보사들이 적용했다”며 “이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때처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2022년 질의연석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바꾸기 위한 설명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적용의견서를 내는 건 맞지 않는다”며 “적용의견서 발표는 기준원장의 전결이지만, 이는 최소한의 기준이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회계기준위원회 의결로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계기준원은 이와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이달 다수 간담회와 다음달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한동안 회계처리에 공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에 맞춰서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금감원의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힌 데다가 국회에서는 보험업법(삼성생명법) 개정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의 시가 반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계기준원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주식에 대해서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생명만 때리는’ 회계기준 변경…기준위 자문위마저 “일방변경 안된다”

2025-09-16 22:47

[회계 적용의견서 11월 추진]
전자, 밸류업위해 자사주 소각
생명, 금산법상 한도넘자 매각

기준원은 “현행방식 전제깨져”
보험사의 회계방식 변경 추진
삼성전자 지분 매각 내몰릴 판

자문위원 14명중 13명이 제동
원장 강행 방침속 내달 공청회

한국회계기준원이 추진하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의 지분에 대한 회계 처리 방식 변경에 보험업계와 학계의 이견이 나오고 있다. 회계기준원은 새로운 처리 방침을 골자로 한 적용의견서 발표를 11월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보험사의 회계를 국제 기준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에서 이미 허용한 내용을 바꾸는 건 시장 혼란을 더 키울 뿐이라는 반론도 커지고 있다.
16일 회계·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회계기준원은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삼성생명 회계 처리 방안에 대한 적용의견서 발표를 놓고 의견을 받았다. 참석자 14명 중 13명이 현시점에서 적용의견서를 발표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동 사안을 놓고 8개 기관에서 받은 의견서도 공유됐는데 대한상의, 한국공인회계사회, 생손보협회 등 전체 기관이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의가 소집된 건 삼성생명의 관계사 지분 회계 처리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등 관계사 지분에 적용하는 회계 방식을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반대편에서는 이미 금융당국이 숙의를 거쳐 허용한 사안을 바꾸는 것이 외려 주주와 계약자 등 이해관계자의 혼란을 키운다고 맞서고 있다.

논쟁은 과거 삼성생명이 고금리·유배당상품 가입자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의 주식을 취득하며 비롯됐다. 2022년 말 금융당국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삼성생명이 양사의 주식에 대한 평가차익 중 약 30%에 해당하는 8조9358억원을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을 허용했다. 해당 주식은 전략적으로 보유하는 것이고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의미다. IFRS17 원칙상으로는 보험부채로 처리해야 하지만, ‘일탈 조항’의 적용을 받아 별도의 계정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삼성전자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이 금융산업법상 한도인 10%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전체 발행주식 중 0.07%)를 매각하기로 의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일탈 조항을 적용받는 대전제가 깨졌다고 주장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언제 어떻게 계약자에게 나눠줄 것인지를 계산해 보험부채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신뢰를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 회계를 준수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재무 정보를 전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회계기준원은 이 원장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의 일탈 회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용의견서 정리 작업에 돌입했으며 오는 11월 발표할 예정이다. 회계기준원의 적용의견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
반대쪽에선 삼성생명 측이 금산법을 준수하기 위해 일시적인 매각을 했을 뿐, 주식 보유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 회계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맞선다. 본질이 변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금융당국에서 허용한 회계 방식을 변경하는 건 되레 회계 정보 이용자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계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당장 유배당 계약자 몫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변경에 따르는 실익도 없다고 주장한다. 유배당 계약은 보험계약에서 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만 이익의 일부를 계약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인데, 현재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연 4% 수준이라 고객에게 약정된 고정금리(연 7%)에 미달하는 부분의 손실은 회사가 충당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2022년에 질의연석회의를 거쳐서 일탈회계를 결정했고, 그래서 많은 생보사들이 적용했다”며 “이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때처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2022년 질의연석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바꾸기 위한 설명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적용의견서를 내는 건 맞지 않는다”며 “적용의견서 발표는 기준원장의 전결이지만, 이는 최소한의 기준이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회계기준위원회 의결로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계기준원은 이와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이달 다수 간담회와 다음달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한동안 회계처리에 공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에 맞춰서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금감원의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힌 데다가 국회에서는 보험업법(삼성생명법) 개정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의 시가 반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계기준원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주식에 대해서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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