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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트인 産銀 … AI·반도체 자금지원 속도	2025-08-14 19:49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14일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의결하면서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50일 이내에 HMM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가 쥐고 있는 지분 일부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HMM 자사주 소각에 따른 효과는 크게 3가지다. 당장 주식 수가 줄면서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가치가 높아지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HMM은 해상운임 하락으로 지난 13일 전년 동기 대비 64% 급감한 2분기 영업이익(2332억원) 성적표를 내놨다.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에 주주환원으로 주가에 숨통을 열어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HMM에서 정부 지분(71.69%)이 절대적인 가운데 이를 줄이기 시작하며 민간 매각이라는 최대 현안을 풀기 위해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도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와 소각 조치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보유 지분율을 1%씩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절대 비율이 크지 않지만 원활한 민간 매각을 위해선 70%가 넘는 양측 지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야만 하는데, 이 작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산업은행의 재무 부담 완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산하에 5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100조원 이상 재원 규모를 늘려 첨단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HMM 주식 소각으로 재무안정성을 되찾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지원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동안 산업은행이 대량으로 들고 있던 HMM 주식은 산업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재무 족쇄'로 작용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인데, 특정 기업 지분 보유액이 BIS 자기자본 금액의 15%를 넘어서면 위험가중치(1250%)가 대폭 높아지며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한다. 산업은행이 BIS 비율을 높여 재무적으로 안정되려면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위험자산인 HMM 주식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산업은행 보유분이 줄면 그만큼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산업은행에 대한 정부 증자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산업 지원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고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정책금융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산업은행의 당면 과제가 됐다. 또 다른 주요 주주인 해양진흥공사도 자사주 소각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다. 투자 자산에서 HMM 의존도를 낮추며 다양한 해운사와 항만 물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해운강국 공약에 맞춰 해양진흥공사가 해양금융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HMM 주식을 정리하며 운용 여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숨통 트인 産銀 … AI·반도체 자금지원 속도

2025-08-14 19:49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14일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의결하면서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50일 이내에 HMM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가 쥐고 있는 지분 일부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HMM 자사주 소각에 따른 효과는 크게 3가지다. 당장 주식 수가 줄면서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가치가 높아지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HMM은 해상운임 하락으로 지난 13일 전년 동기 대비 64% 급감한 2분기 영업이익(2332억원) 성적표를 내놨다.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에 주주환원으로 주가에 숨통을 열어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HMM에서 정부 지분(71.69%)이 절대적인 가운데 이를 줄이기 시작하며 민간 매각이라는 최대 현안을 풀기 위해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도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와 소각 조치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보유 지분율을 1%씩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절대 비율이 크지 않지만 원활한 민간 매각을 위해선 70%가 넘는 양측 지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야만 하는데, 이 작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산업은행의 재무 부담 완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산하에 5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100조원 이상 재원 규모를 늘려 첨단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HMM 주식 소각으로 재무안정성을 되찾으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지원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동안 산업은행이 대량으로 들고 있던 HMM 주식은 산업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재무 족쇄'로 작용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인데, 특정 기업 지분 보유액이 BIS 자기자본 금액의 15%를 넘어서면 위험가중치(1250%)가 대폭 높아지며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한다. 산업은행이 BIS 비율을 높여 재무적으로 안정되려면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위험자산인 HMM 주식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산업은행 보유분이 줄면 그만큼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산업은행에 대한 정부 증자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산업 지원 규모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고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정책금융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산업은행의 당면 과제가 됐다.
또 다른 주요 주주인 해양진흥공사도 자사주 소각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다. 투자 자산에서 HMM 의존도를 낮추며 다양한 해운사와 항만 물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해운강국 공약에 맞춰 해양진흥공사가 해양금융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HMM 주식을 정리하며 운용 여력을 확보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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