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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대박 찬스 ‘부실채권(NPL) 시장’…기관 큰손들은 이미 베팅 시작했다 2022-05-14 10:16
자산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부실채권(NPL) 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등 국내 자본 시장 큰손들이 부실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NPL이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차주에게 주택이나 주유소, 공장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 대출 채권(고정이하여신)을 의미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NPL 시장은 크게 쪼그라들었으나, 최근 자영업자 대출 상환 유예 종료와 금리 인상을 맞아 NPL 물량이 쏟아질 거라는 기대감에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우체국예금과 우체국보험을 통해 각각 1000억원, 총 2000억원을 국내 NPL에 투자하기로 했다. 부실채권을 사들인 후 채권 가격이 올라가거나 부실채권을 출자로 전환해 경영권 매각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NPL 투자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했던 투자 전략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투자심의회를 통해 오는 7월 중 1~2개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2500억원 이상, 우체국금융의 출자비율은 설정액의 80% 이내다.
우정사업본부가 부실채권 투자에 나선 것은 이전 투자에서 얻은 경험 때문이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9년 두바이 파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후 NPL 시장이 확대되자 우체국예금은 2012년 국내 부동산 NPL에 1000억원을 투자해 수익을 냈다. 2017년에는 자동차 부품사 등 중후장대 산업이 어려워지자 2000억원을 NPL에 투자했다. 우체국금융은 2019년에는 2억달러를 해외 NPL에 투자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유진자산운용의 3030억원 규모 NPL 투자 펀드인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에 주요 투자자로 합류했다. 전통적인 기업 NPL은 물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 중단이 예상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펀드는 병행펀드에 연기금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NPL 투자 펀드 규모는 4000억~4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NPL 시장이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NPL 물량은 제한적인 데 반해 금융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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