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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거센 바람 2021-11-25 22:11
◆ 대기업 연말 인사 시작 ◆
코로나19 암흑기를 지나 다시 도약을 준비하는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LG그룹은 신임 임원 가운데 60%를 40대 젊은 기수에서 발탁하는 등 새로운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LG그룹은 24~25일 이틀간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회사인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권봉석 부회장의 이동에 따른 빈자리는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메웠다. 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유임됐다. 변화 속에서도 안정을 추구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LG그룹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네 차례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발탁했다.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했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52%로 절반을 넘어서게 됐다.
이는 성장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상무층을 두껍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순혈주의를 강조했던 롯데그룹은 2022 임원 인사에서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한 혁신 가속화를 선택했다. 주력 사업인 유통과 호텔 수장에 '비(非)롯데맨'을 기용하면서 순혈주의를 깬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의 전방위 영입이라는 기조에 맞춰 유통군(HQ) 총괄대표에는 외부 출신인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이 선임됐다. 호텔군(HQ) 총괄 수장에 안세진 전 놀부 대표를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카카오는 여민수 공동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끌 새 리더 후보로 1977년생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이사회에 사전보고했다. 류 대표에 이어 카카오페이 대표에 내정된 신원근 총괄부사장도 1977년생이다.
[이승훈 기자 / 홍성용 기자 / 우수민 기자]
5년차 LG 구광모號 '안정속 변화' 꾀했다

LG그룹 정기인사 의미는

LG전자 새 사령탑에 조주완
40대 여성임원 2명 외부수혈
179명 승진해 具 취임후 최대

지주사 LG 권봉석 승진으로
부회장단 다시 4인 체제로
하범종 사장 승진해 CFO 임무
내년에 취임 5년 차를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5일 단행된 인사에서 '안정적 리더십'과 '세대교체'를 동시에 모색했다. 젊은 피를 등용해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도 리더들의 안정적인 지휘 체계를 유지해 신구(新舊)의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의 대표이사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선임했다. 권 부회장의 승진으로 LG그룹 부회장단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을 포함해 4인 체제로 전환됐다.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된 권봉석 부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을 지휘해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 권 부회장 선임과 함께 LG는 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과 경영지원부문 2개를 신설했다. 경영전략부문은 미래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현재 경영전략팀장을 맡고 있는 홍범식 사장이 경영전략부문장을 직접 맡아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이를 돕기 위해 조케빈 전무가 LG화학에서 이동해 미래투자팀장을 맡았다. 경영지원부문은 지주회사 운영 전반과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위해 재경팀장(CFO)인 하범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부문장 역할을 맡게 됐다.
LG전자를 떠난 권 부회장의 빈자리는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메우게 됐다. '해외통'으로 꼽히는 조 사장은 1999년 독일법인 근무를 시작으로 캐나다법인장과 미국법인장 등을 거쳤다. 2014년 미국법인장(전무)에 오른 뒤 2016년 12월부터 북미지역 대표를 맡아왔다. 북미지역은 국내 시장과 함께 LG전자의 최대 매출처로 꼽힌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50세의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 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의 4개 사업부문 중에서는 절반인 2곳의 부문장이 교체됐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장은 IT사업부장을 맡으면서 노트북 '그램'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PC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장익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전장(VS)사업본부장은 VS스마트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높은 성장세를 이뤄낸 은석현 전무가 맡는다.
LG디스플레이는 김명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정호영 사장을 보좌하면서 중소형 사업부장을 맡는다. 김 사장은 2019년부터 모바일 사업부장을 맡아 사업구조 개선과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POLED 사업 기반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를 제외하고는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김영섭 LG CNS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계속 지휘봉을 잡고 회사를 이끌어나가기로 했다. 올해 퇴임설이 나왔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유임이 결정됐다.
권 부회장을 포함해 LG전자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전체 승진 규모는 179명으로 구 대표 취임 후 최대다. 특히 '젊은 피'로 상무급 임원을 대거 보강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작년보다 14명 많은 132명의 상무를 신규로 선임했다.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했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다.
신 상무를 포함해 LG전자는 이번에도 여성 임원을 크게 중용했다. LG전자는 신 상무 외에 2명의 여성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43세인 이향은 상무는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로 고객과 시장 트렌드 분야 전문가다. 45세인 김효은 LG전자 상무는 글로벌 기업 P&G에서 영입한 브랜드 마케팅 분야 전문가다.
[오찬종 기자 / 이영욱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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