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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의 `커피 TMI`] 과테말라 기후의 축복…다채로운 커피로 2021-01-14 04:04
쌀쌀한 추위 덕에 따뜻한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맛있다는 표현은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데 과테말라는 지역별로 커피 맛의 특색이 두드러져 맛의 기준이 모두 포용되는 곳이다. 이름만으로도 고급 커피의 대명사라 여겨지는 '과테말라 커피'를 소개한다.
과테말라 커피가 다양한 맛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 환경에 있다. 과테말라는 태평양과 북대서양 사이에 위치해 동쪽과 서쪽의 기후 차이가 큰 편이다. 지역별로 강우량, 습도, 고도 등이 다르게 나타나 다채로운 자연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또 오랜 시간 쌓여온 화산재와 현재까지도 활동 중인 활화산의 영향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까지 갖추고 있다.
지역마다 자연환경 차이가 크다는 것은 커피 맛과 생산량, 품질의 다양성이 발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티과, 우에우에테낭고, 아카테낭고, 코반 등 크게 8개 지역이 커피를 생산하는데, 대표적인 산지는 안티과다. 과테말라에서 처음으로 커피가 생산된 곳으로, 커피 농장들이 화산의 경사면에 위치해 강렬한 태양열과 잦은 비를 동시에 맞아 견고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고품질 커피가 생산된다. 이 덕에 안티과 커피는 과테말라를 대표하는 커피로 불린다. 주로 '스모키하다'고 표현되는 커피로, 산미보다는 밸런스 좋은 맛과 초콜릿 같은 단맛 끝에 올라오는 스모키한 향이 특징이다.
지난해 과테말라 COE(Cup of Excellence)에서 30위 순위 중 14개를 차지한 우에우에테낭고 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재작년에도 1위를 배출하며 최근 몇 년간 떠오르는 산지로 꼽히는데, 과테말라 북서부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고도가 높고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과테말라 커피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적은 산미와 탄탄한 보디감보다는 과일의 부드러운 산미와 단맛, 발랄하고 맑은 맛의 커피를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침 사내 연구실에 샘플을 보유하고 있는 재작년 과테말라 COE에서 1위를 차지한 '라스 마카다미아스(Las Macadamias)' 농장 커피를 맛봤다. 중후했던 기존의 과테말라 커피와 달리 망고 같은 열대과일 맛이 느껴지면서 혀를 감도는 끝맛이 깔끔하게 유지되는 기분 좋은 맛이었다.
과테말라가 고급 커피의 명사로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은 꼼꼼한 관리와 체계가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1960년 과테말라에서는 '아나카페(ANACAFE)'라는 국립커피협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커피산업에 종사하는 자국민을 보호하고, 정책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커피를 생산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자들을 존중해 유통에는 개입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되 수출 허가는 반드시 협회를 통과해 고품질만을 수출하도록 했다. 또한 엄격한 기준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지역 명칭을 브랜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 전 세계 스페셜티 시장을 공략하며 중미에서 가장 많은 커피 생산량을 자랑하는 국가가 됐다. 과테말라 커피에는 과거의 명성부터 녹병으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모든 노력이 담겨 있다. 그리고 오늘 과테말라가 쌓아온 노력 아래 선사하는 여러 즐거움을 커피 한잔으로 누리길 바란다.
[김혜진 쟈뎅 브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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