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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세 빙그레의 일탈…펭수 넘보는 `빙그레우스` 2020-03-26 13:48
"목욕탕과 야구"
올해 창립 53주년을 맞은 장수 기업 빙그레 이미지는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그랬던 빙그레가 변신에 성공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빙그레 캐릭터 '빙그레우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무엇보다 주요 타깃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1만9000명으로 오리온(5만4000명), 롯데제과(4만6000명), 해태제과(4만5000명) 등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빙그레가 올해 창립 53주년을 맞은 장수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그 비결은 '빙그레우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빙그레우스는 어릴 적 순정만화에나 나올법한 꽃미남 캐릭터다. 자신을 '빙그레 나라' 왕자로 소개하며 메로나와 빵또아, 닥터캡슐 등 제품을 소개한다. 특히 "~하오"체를 쓰는 특유의 말투는 주요 타깃인 10~20세대에게 낯설어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빙그레우스가 첫 게시된 지난 2월부터 두 달동안 새로 유입된 팔로워 수만 2만2000여명에 달한다. 팔로워들은 "계정 해킹당한 줄 알았다", "취향 저격이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빙그레는 장수 기업임에도 B급 마케팅을 선보일 수 있다는 신선함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응은 내부에서도 뜨거웠다. 전창원 대표를 비롯한 빙그레 임원진 나이는 60~70세로 높은 편이다. 담당팀도 처음에는 결재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빙그레 제품을 가장 눈에 띄게 전달할 수 있다는 데 공감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빙그레우스가 탄생하게 됐다.
빙그레 관계자는 "다수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 브랜드와 제품 간 연결고리가 약했던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평가됐다"며 "소셜미디어 마케팅 타깃을 콘텐츠를 확산하고 재생산시킬 수 있는 MZ세대로 세분화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효과도 크다. 빙그레는 지난달 제품 모델로 EBS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를 발탁했다. 펭수 모델료는 특A급 배우의 50~60%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그레우스 게시글 좋아요 개수는 최대 1만여개로 펭수를 뛰어넘는다.
그동안 빙그레는 다양한 이색 마케팅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왔다. 2017년 바나나맛우유 이색 빨대 5종을 개발한 '마이스트로우 캠페인' 관련 영상은 5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해 국제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대표 굿즈인 '메로나 수세미' 등의 판매량은 20만개를 돌파했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등장한 '슈퍼콘' CM송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화제를 모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결과 10~20대 소비자들이 빙그레를 젊고 변화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빙그레우스 등 자체 캐릭터가 SNS 채널 외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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