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골드

뉴스

'저축의 시대' 종말…돈은 기업으로 흐른다	2025-12-16 14:50
【 앵커멘트 】 '저축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은행 예금과 부동산으로 흘러가던 돈이 기업과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규제를 손보며 금융 구조 전환에 나섰지만, 정작 기업들의 투자가 따라올지는 여전히 변수입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IMF 이후 한국 금융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중심으로 굳어졌습니다. 기업금융은 기관 중심, 개인 자금은 사실상 주변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돈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개인 자금을 기업대출과 회사채로 연결하는 IMA와 발행어음을 준비하고, 은행들도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 이동하고 있는 와중이고, 이동이 다 됐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2025년 12월 현재 이 전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떻게 보면 좀 미완성 상태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실제 금융 구조는 여전히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3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1,845조 원,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63%에 가깝습니다. 부동산 금융 노출 규모는 2,700조 원으로, 이미 명목 GDP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정부는 이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규제부터 손봤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올리고, 은행 보유 주식의 위험가중치는 400%에서 250%로 낮추는 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합니다. 하지만 관건은 돈의 공급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 수요입니다. 대기업 사내유보금은 1,500조 원을 넘었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1%대에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정부가 규제를 바꾸고 150조 원의 펀드를 만들고, 금융사들로부터 508조 원의 금융 공급 약속을 받아냈지만, 정작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이 자금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금융 구조의 전환은 단순히 자금 공급 채널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를 해야 완성되는 것입니다." 저축에서 기업으로, 돈의 방향은 바뀌고 있지만, 이 거대한 전환의 완성은 내년 상반기 기업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저축의 시대' 종말…돈은 기업으로 흐른다

2025-12-16 14:50

【 앵커멘트 】
'저축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은행 예금과 부동산으로 흘러가던 돈이 기업과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규제를 손보며 금융 구조 전환에 나섰지만, 정작 기업들의 투자가 따라올지는 여전히 변수입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IMF 이후 한국 금융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중심으로 굳어졌습니다.

기업금융은 기관 중심, 개인 자금은 사실상 주변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돈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개인 자금을 기업대출과 회사채로 연결하는 IMA와 발행어음을 준비하고, 은행들도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 이동하고 있는 와중이고, 이동이 다 됐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2025년 12월 현재 이 전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떻게 보면 좀 미완성 상태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실제 금융 구조는 여전히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3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1,845조 원,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63%에 가깝습니다.

부동산 금융 노출 규모는 2,700조 원으로, 이미 명목 GDP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정부는 이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규제부터 손봤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올리고, 은행 보유 주식의 위험가중치는 400%에서 250%로 낮추는 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합니다.

하지만 관건은 돈의 공급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 수요입니다.

대기업 사내유보금은 1,500조 원을 넘었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1%대에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정부가 규제를 바꾸고 150조 원의 펀드를 만들고, 금융사들로부터 508조 원의 금융 공급 약속을 받아냈지만, 정작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이 자금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금융 구조의 전환은 단순히 자금 공급 채널을 바꾸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를 해야 완성되는 것입니다."

저축에서 기업으로, 돈의 방향은 바뀌고 있지만, 이 거대한 전환의 완성은 내년 상반기 기업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