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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인수전' 힐하우스가 중국계라고?…"운용사 구조 모르는 터무니 없는 주장"	2025-12-08 16:02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의 유력 후보인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를 둘러싼 '중국계 자본' 논란은 운용사의 구조를 모르는 무인식이 불러온 여파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 자금이 국내 금융사를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관계보다는 이미지와 정서에 기반한 오해라고 지적합니다. 한 외국계 IB 임원은 "힐하우스를 중국계로 규정하는 건 운용사의 구조나 지배체계를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펀드의 정체성은 국적이 아니라 자금의 원천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힐하우스, 예일대 기금으로 출발한 글로벌 GP 힐하우스는 지난 2005년 미국 예일대 기금(Endowment)으로부터 시드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입니다. 창업자인 장 레이 회장은 예일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예일대 투자청(CIO) 데이비드 스웬슨으로부터 2천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단독 출자받았습니다. 운용사 이름 '힐하우스(Hillhouse)' 역시 예일대 캠퍼스의 거리에서 따왔습니다. 현재 힐하우스의 주요 출자자(LP)는 북미 연기금, 유럽 대학기금, 중동 국부펀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IB 업계는 힐하우스 전체 LP 중 중국계 자본 비중을 5% 미만으로 추정합니다. 업계에서는 힐하우스가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자본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리스크의 피해자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이후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사교육 시장 폐쇄로 인해 힐하우스가 투자했던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급락했고, 운용사 자체도 큰 손실을 경험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규제 리스크를 경험한 장 레이 회장은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싱가포르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힐하우스는 본사의 무게중심을 베이징에서 싱가포르와 뉴욕으로 완전히 옮겼습니다. 운용 자산의 출처가 예일대 기금, 캐나다 연금 등 서구권 자본인 상황에서, 중국의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자본을 보호하기 위한 '지정학적 헤지(Hedge)' 전략이었습니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1위 쉬인(SHEIN)은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고 창업자가 국적을 바꾼 뒤에야 미국 상장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힐하우스는 중국 시장을 떠난 자본이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본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 힐하우스, 장기 비즈니스플랫폼 구축에 초점 또 힐하우스가 이지스 인수전에서 제안한 방식은 일반적인 구조조정 중심 PE 전략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IB 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는 기존 경영진 유임, 독립 경영 보장, 기업 문화 유지,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등을 원칙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삼티홀딩스, 호주 유니로지 등 아시아 지역 투자에서도 경영진 파트너십을 통한 장기 성장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힐하우스는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외국계 자본의 진입 자체를 막기보다는 '자금의 성격'과 '기여도'를 심도있게 들여다보는 추세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주주 환원과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 당국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단기 차익만 노리고 빠지는 투기성 자본에 대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 상업용 부동산 거래 부진, 금리 고착화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외국계 장기 자본 유입은 시장 안정과 구조조정 측면에서 위험이 아니라 완충장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지금 대규모 리밸런싱의 시작점에 있다"며 "글로벌 자본과의 결합은 전략적으로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이지스 인수전' 힐하우스가 중국계라고?…"운용사 구조 모르는 터무니 없는 주장"

2025-12-08 16:02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의 유력 후보인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를 둘러싼 '중국계 자본' 논란은 운용사의 구조를 모르는 무인식이 불러온 여파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 자금이 국내 금융사를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관계보다는 이미지와 정서에 기반한 오해라고 지적합니다.

한 외국계 IB 임원은 "힐하우스를 중국계로 규정하는 건 운용사의 구조나 지배체계를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펀드의 정체성은 국적이 아니라 자금의 원천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힐하우스, 예일대 기금으로 출발한 글로벌 GP

힐하우스는 지난 2005년 미국 예일대 기금(Endowment)으로부터 시드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입니다.

창업자인 장 레이 회장은 예일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예일대 투자청(CIO) 데이비드 스웬슨으로부터 2천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단독 출자받았습니다.

운용사 이름 '힐하우스(Hillhouse)' 역시 예일대 캠퍼스의 거리에서 따왔습니다.

현재 힐하우스의 주요 출자자(LP)는 북미 연기금, 유럽 대학기금, 중동 국부펀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IB 업계는 힐하우스 전체 LP 중 중국계 자본 비중을 5% 미만으로 추정합니다.

업계에서는 힐하우스가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는 자본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리스크의 피해자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이후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사교육 시장 폐쇄로 인해 힐하우스가 투자했던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급락했고, 운용사 자체도 큰 손실을 경험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규제 리스크를 경험한 장 레이 회장은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싱가포르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힐하우스는 본사의 무게중심을 베이징에서 싱가포르와 뉴욕으로 완전히 옮겼습니다.

운용 자산의 출처가 예일대 기금, 캐나다 연금 등 서구권 자본인 상황에서, 중국의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자본을 보호하기 위한 '지정학적 헤지(Hedge)' 전략이었습니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1위 쉬인(SHEIN)은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고 창업자가 국적을 바꾼 뒤에야 미국 상장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힐하우스는 중국 시장을 떠난 자본이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본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 힐하우스, 장기 비즈니스플랫폼 구축에 초점

또 힐하우스가 이지스 인수전에서 제안한 방식은 일반적인 구조조정 중심 PE 전략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IB 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는 기존 경영진 유임, 독립 경영 보장, 기업 문화 유지,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 등을 원칙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삼티홀딩스, 호주 유니로지 등 아시아 지역 투자에서도 경영진 파트너십을 통한 장기 성장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힐하우스는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외국계 자본의 진입 자체를 막기보다는 '자금의 성격'과 '기여도'를 심도있게 들여다보는 추세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주주 환원과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 당국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단기 차익만 노리고 빠지는 투기성 자본에 대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 상업용 부동산 거래 부진, 금리 고착화로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외국계 장기 자본 유입은 시장 안정과 구조조정 측면에서 위험이 아니라 완충장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지금 대규모 리밸런싱의 시작점에 있다"며 "글로벌 자본과의 결합은 전략적으로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