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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우크라 종전안, 모두에게 좋아”…푸틴은 보란듯 ‘군복 행차’	2025-11-21 23:49
우크라 종전안 가시밭길 예고 젤렌스키 “우리 존중해야” 러 “접촉했지만 논의 안해” EU 패싱 우려에 강력 반발 미국이 러시아와 비밀리에 논의해온 우크라이나 종전안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양측 모두에게 좋은 계획이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유리한 초안이 사실상 침략자를 달래기 위한 ‘항복 권고안’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U가 종전 협상에서 배제되는 ‘유럽 패싱’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선에서 직접 군사적 승리를 과시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 한 달 동안 조용히 구상과 관련해 일해왔다”며 “그들은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양국이 어떤 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동등하게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 좋은 계획이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대통령은 이 계획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댄 드리스콜 육군 장관이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드리스콜과 통화했으며, 그는 회담 후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종전안 초안은 ▲우크라이나 평화체제 ▲안전보장 ▲유럽의 안보 ▲미국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간의 미래 관계 구상 등 4개 범주의 총 2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레빗 대변인은 설명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8개항 평화계획’과는 별도로 작성된 초안 내용을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종전 합의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 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 제5조의 원칙을 모델로 삼아 이 분쟁의 상황과 미국 및 유럽 동맹국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조정된 안보 보장을 제공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 제5조는 나토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집단 방위’ 원칙을 규정한 조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미국 측으로부터 평화 구상안 초안을 공식 접수했다고 확인하며 미국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초안이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 가능성과 평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조건을 갖춘 평화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미국, 유럽 등과 명확하고 정직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썼다. EU는 러시아 편향적인 종전안 초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종전안 초안을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침략자 달래기’로 규정했다. 칼라스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한쪽은 침략자, 다른 한쪽에는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며 “러시아 측에서 양보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종전 논의에서 유럽이 배제되는 ‘유럽 패싱’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칼라스 대표는 ”어떤 계획이든 작동하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휴전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평화로운 발전에 관한 모든 교섭은 오직 우크라이나와 함께여야 하며, 유럽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도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양자 협의를 시도했던 전례가 있어 더욱 경계하고 있다. 종전 협상이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를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는 종전안 초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실질적인 협의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접촉은 있었지만, 협의라고 부를 수 있는 과정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종전안 초안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된 직후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군 서부군 지휘소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 군사적 우위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의 주요 도시 쿠피안스크를 해방했으며, 도네츠크주의 요충지 포크로우스크의 7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등의 전과를 보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무조건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교적 논란과는 별개로 군사적 목표 달성을 최우선시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는 종전안 초안이 러시아의 군사적 우위를 인정한 결과물이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악관 “우크라 종전안, 모두에게 좋아”…푸틴은 보란듯 ‘군복 행차’

2025-11-21 23:49

우크라 종전안 가시밭길 예고

젤렌스키 “우리 존중해야”
러 “접촉했지만 논의 안해”
EU 패싱 우려에 강력 반발

미국이 러시아와 비밀리에 논의해온 우크라이나 종전안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양측 모두에게 좋은 계획이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유리한 초안이 사실상 침략자를 달래기 위한 ‘항복 권고안’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U가 종전 협상에서 배제되는 ‘유럽 패싱’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선에서 직접 군사적 승리를 과시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 한 달 동안 조용히 구상과 관련해 일해왔다”며 “그들은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양국이 어떤 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동등하게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 좋은 계획이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대통령은 이 계획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댄 드리스콜 육군 장관이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드리스콜과 통화했으며, 그는 회담 후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종전안 초안은 ▲우크라이나 평화체제 ▲안전보장 ▲유럽의 안보 ▲미국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간의 미래 관계 구상 등 4개 범주의 총 28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레빗 대변인은 설명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8개항 평화계획’과는 별도로 작성된 초안 내용을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종전 합의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 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 제5조의 원칙을 모델로 삼아 이 분쟁의 상황과 미국 및 유럽 동맹국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조정된 안보 보장을 제공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 제5조는 나토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집단 방위’ 원칙을 규정한 조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미국 측으로부터 평화 구상안 초안을 공식 접수했다고 확인하며 미국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초안이 외교적 노력을 재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 가능성과 평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조건을 갖춘 평화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미국, 유럽 등과 명확하고 정직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썼다.
EU는 러시아 편향적인 종전안 초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종전안 초안을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침략자 달래기’로 규정했다.
칼라스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한쪽은 침략자, 다른 한쪽에는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며 “러시아 측에서 양보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종전 논의에서 유럽이 배제되는 ‘유럽 패싱’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칼라스 대표는 ”어떤 계획이든 작동하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휴전과 우크라이나의 향후 평화로운 발전에 관한 모든 교섭은 오직 우크라이나와 함께여야 하며, 유럽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도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 양자 협의를 시도했던 전례가 있어 더욱 경계하고 있다. 종전 협상이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를 합법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는 종전안 초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실질적인 협의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접촉은 있었지만, 협의라고 부를 수 있는 과정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종전안 초안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된 직후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군 서부군 지휘소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 군사적 우위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의 주요 도시 쿠피안스크를 해방했으며, 도네츠크주의 요충지 포크로우스크의 7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등의 전과를 보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무조건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교적 논란과는 별개로 군사적 목표 달성을 최우선시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는 종전안 초안이 러시아의 군사적 우위를 인정한 결과물이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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