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골드

뉴스

“좌파 태클에 도저히 안되겠다”…극우와의 동침 택한 유럽 우파세력	2025-11-15 06:15
유럽의회 지속가능지침 개정 “유럽 기업 미중보다 앞서야” ESG규제 적용기업 92% 줄어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우파가 그동안 관행을 깨고 극우 세력과 협력해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의 근간이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382표, 반대 249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을 발의한 우파 성향의 유럽 의회 내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EPP)은 전통적인 연대 세력인 중도파와 좌파의 반발을 넘어서기 위해 극우 성향의 정치단체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 ‘유럽보수와개혁’(ECR) 등과 손잡았다. 유럽의회에서 보수 세력이 극우와 연대해 주요 입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럽의회가 가결한 CSRD는 기업들에 노동·환경과 관련한 정기적인 보고서 발행을 의무화했다. 또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문제에 해결책임을 부과했다. 유럽 기업들과 회원국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을 훼손한다면서 해당 법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미국 화석연료 업계도 CSRD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예르겐 와르본 EPP 의원은 “EU는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경쟁력을 다시 의제 중심에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CSRD 적용 대상 기업 중 약 92%가 제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개정안은 지속가능성 보고를 의무적의로 해야 하는 기업의 직원 수 기준을 기존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매출액 기준도 기존 4억5000만유로(약 7614억원)에서 15억유로(약 2조5385억원)로 올렸다. 기업들이 부담스러워했던 ‘녹색 전환 계획’ 의무 제출 조항도 삭제했다. EU 전역에서 통일된 민사책임을 부여한다는 조항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다만 EU 시장을 겨냥한 역외국가 기업까지 EU 규제를 적용하는 역외효과 조항은 유지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유럽이 기존 친환경 중시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로 ‘우향우’하는 방향 전환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HEC 파리 경영대학에서 EU법을 가르치는 알베르토 알레만노 교수는 “향후 4년간 유럽의회가 규제 완화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간 협상 과정을 거쳐야 발효된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이 이미 해당 법안 자체를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유럽 정치권은 EPP가 그동안의 금기를 깨고 극우 정당과 손을 잡을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소피 윌메스 전 벨기에 총리는 “극우와 정략결혼을 해 극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EPP는 도덕적으로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만프레트 베버 EPP 대표는 “우리는 유럽 기업들에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행정 절차를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그 약속을 이행했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좌파 태클에 도저히 안되겠다”…극우와의 동침 택한 유럽 우파세력

2025-11-15 06:15

유럽의회 지속가능지침 개정
“유럽 기업 미중보다 앞서야”
ESG규제 적용기업 92% 줄어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우파가 그동안 관행을 깨고 극우 세력과 협력해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의 근간이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382표, 반대 249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을 발의한 우파 성향의 유럽 의회 내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EPP)은 전통적인 연대 세력인 중도파와 좌파의 반발을 넘어서기 위해 극우 성향의 정치단체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 ‘유럽보수와개혁’(ECR) 등과 손잡았다. 유럽의회에서 보수 세력이 극우와 연대해 주요 입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럽의회가 가결한 CSRD는 기업들에 노동·환경과 관련한 정기적인 보고서 발행을 의무화했다. 또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 문제에 해결책임을 부과했다.
유럽 기업들과 회원국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을 훼손한다면서 해당 법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미국 화석연료 업계도 CSRD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예르겐 와르본 EPP 의원은 “EU는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경쟁력을 다시 의제 중심에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CSRD 적용 대상 기업 중 약 92%가 제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개정안은 지속가능성 보고를 의무적의로 해야 하는 기업의 직원 수 기준을 기존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매출액 기준도 기존 4억5000만유로(약 7614억원)에서 15억유로(약 2조5385억원)로 올렸다.
기업들이 부담스러워했던 ‘녹색 전환 계획’ 의무 제출 조항도 삭제했다. EU 전역에서 통일된 민사책임을 부여한다는 조항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다만 EU 시장을 겨냥한 역외국가 기업까지 EU 규제를 적용하는 역외효과 조항은 유지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유럽이 기존 친환경 중시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로 ‘우향우’하는 방향 전환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HEC 파리 경영대학에서 EU법을 가르치는 알베르토 알레만노 교수는 “향후 4년간 유럽의회가 규제 완화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유럽의회와 EU 회원국 간 협상 과정을 거쳐야 발효된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이 이미 해당 법안 자체를 전면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유럽 정치권은 EPP가 그동안의 금기를 깨고 극우 정당과 손을 잡을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소피 윌메스 전 벨기에 총리는 “극우와 정략결혼을 해 극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EPP는 도덕적으로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만프레트 베버 EPP 대표는 “우리는 유럽 기업들에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행정 절차를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그 약속을 이행했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