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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李·習과 잇단 관세 담판 … 수개월 공전 끝낼지 관심	2025-10-27 00:49
◆ 다가오는 APEC ◆ 1박2일간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과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타결 의지를 밝히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예고한 이후 6개월째 결론을 못 내는 상황이다. 한국과 관세협상 역시 지난 7월 말 상호관세 시행 이후 석 달째, 8월 말 정상회담 이후로도 두 달째 공전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협상 타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로 가는 전용기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준비가 된다면 나도 준비됐다"며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고위 당국자도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합의를 체결하기를 매우 열망한다"며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미국 측 요구를 한국이 받아들이라는 뜻이어서 2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극적으로 관세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미동맹 현대화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과 같은 안보 이슈도 패키지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 정부가 밝힌 대로 양국 협상은 한두 가지 쟁점을 제외하면 타결에 가까워졌지만 남은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큰 상태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투자 3500억달러에 대한 집행 방식과 기간 등을 두고 양국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양국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은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강한 훈령을 주고 계시다"며 "그 훈령에 따라 마지막 조정을 위해 협상팀이 분투하고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타결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 타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협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그 시기를 손쉽게 흘려보내겠다는 취지까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익이 1위이고 나머지는 부차적이라는 취지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잘 협상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동맹 간에 합리적 근거를 기초로 협상하면 합의하지 못할 일이 있겠느냐는 믿음을 갖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합의 내용이 문서화돼 발표될지 여부에 대해선 "MOU(양해각서) 형태로 합의문서를 만들 수 있고 팩트시트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팩트시트도 (외교) 문서 중 한 형태인데,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형태가 있고, 양쪽이 서로 합의해서 하는 조인트 팩트시트도 있다"며 "(조인트 팩트시트는) 공통의 문서이기 때문에 합의문서의 한 형태"라고 했다. 팩트시트는 사실관계와 쟁점만을 명확하게 나열해 제공하는 자료로 공식 합의문이나 조약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보통 한쪽이 회담 결과를 홍보하거나 내부적으로 정리할 때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기간이 짧은 데다 미·중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한미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미·중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협상 타결을 이번 아시아 순방의 성과로 삼으려 하기 때문에 극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또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번 방한에서 조선업과 방위산업을 비롯한 양국 간 추가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순방의 최대 승부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관세폭탄과 반도체 수출 통제로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관세와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한 치도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용기에서 가진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산 제품에 157%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면서도 "나는 그것이 그들에게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내비쳤다. 앞서 예고했던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고, 나도 그걸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쿠알라룸푸르에서 26일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협상을 진행한 뒤 "매우 성공적인 틀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를 비롯해 외교, 안보 등 양국 간 입장차가 첨예한 문제가 산적해 최종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기싸움도 벌이고 있다. 협상 종료 후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 대표도 미 협상단과 예비 합의에 도달했으며 각국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은 강경했지만 서로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조정을 모색하는 건설적 논의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 서울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李·習과 잇단 관세 담판 … 수개월 공전 끝낼지 관심

2025-10-27 00:49

◆ 다가오는 APEC ◆

1박2일간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과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타결 의지를 밝히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예고한 이후 6개월째 결론을 못 내는 상황이다. 한국과 관세협상 역시 지난 7월 말 상호관세 시행 이후 석 달째, 8월 말 정상회담 이후로도 두 달째 공전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협상 타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로 가는 전용기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준비가 된다면 나도 준비됐다"며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고위 당국자도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합의를 체결하기를 매우 열망한다"며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미국 측 요구를 한국이 받아들이라는 뜻이어서 2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극적으로 관세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미동맹 현대화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과 같은 안보 이슈도 패키지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 정부가 밝힌 대로 양국 협상은 한두 가지 쟁점을 제외하면 타결에 가까워졌지만 남은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큰 상태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투자 3500억달러에 대한 집행 방식과 기간 등을 두고 양국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양국 관세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은 '경제적 합리성과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강한 훈령을 주고 계시다"며 "그 훈령에 따라 마지막 조정을 위해 협상팀이 분투하고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타결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 타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협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그 시기를 손쉽게 흘려보내겠다는 취지까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익이 1위이고 나머지는 부차적이라는 취지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잘 협상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동맹 간에 합리적 근거를 기초로 협상하면 합의하지 못할 일이 있겠느냐는 믿음을 갖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합의 내용이 문서화돼 발표될지 여부에 대해선 "MOU(양해각서) 형태로 합의문서를 만들 수 있고 팩트시트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팩트시트도 (외교) 문서 중 한 형태인데,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형태가 있고, 양쪽이 서로 합의해서 하는 조인트 팩트시트도 있다"며 "(조인트 팩트시트는) 공통의 문서이기 때문에 합의문서의 한 형태"라고 했다.
팩트시트는 사실관계와 쟁점만을 명확하게 나열해 제공하는 자료로 공식 합의문이나 조약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보통 한쪽이 회담 결과를 홍보하거나 내부적으로 정리할 때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기간이 짧은 데다 미·중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한미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미·중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협상 타결을 이번 아시아 순방의 성과로 삼으려 하기 때문에 극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또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번 방한에서 조선업과 방위산업을 비롯한 양국 간 추가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순방의 최대 승부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관세폭탄과 반도체 수출 통제로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관세와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한 치도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전용기에서 가진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산 제품에 157%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면서도 "나는 그것이 그들에게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내비쳤다. 앞서 예고했던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고, 나도 그걸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쿠알라룸푸르에서 26일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협상을 진행한 뒤 "매우 성공적인 틀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를 비롯해 외교, 안보 등 양국 간 입장차가 첨예한 문제가 산적해 최종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진 불투명하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기싸움도 벌이고 있다.
협상 종료 후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 대표도 미 협상단과 예비 합의에 도달했으며 각국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은 강경했지만 서로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조정을 모색하는 건설적 논의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 서울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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