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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위해”...‘소각 의무화’ 앞두고 상장사들 자사주 매입 러시	2025-09-02 23:19
올 자사주 취득 14조5천억 소각 의무화 법안 앞두고도 8월 이후에만 3조원에 육박 주주가치 제고 수단 안착돼 올 소각규모 2023년의 4배 ‘자사주 소각 의무화’ 본격 추진이 임박했지만 상장사들의 자기주식 취득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 임직원 보상 등 자사주를 경영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대부분 상장사의 경우 소각을 전제로 한 매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바탕으로 자기주식이 국내에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코스콤 정보 단말기 ‘체크 엑스퍼트 플러스(CHECK Expe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14조4911억원이었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도 10조3343억원이었던 자사주 취득 금액이 올해 들어서 8개월 만에 4조원 넘게 늘어났다. 2023년 한 해 동안 코스피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6조8132억원으로 올해 누적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가시화한 지난달부터 자사주 취득은 견조하게 이어졌다. 8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만 3조원에 이른다. 자사주 활용처를 제한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도 상장사들은 소각을 목표로 내세우며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사례 중 대부분이 상장사들이 마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결정이었고, 주주 보호를 강조하는 정부 방침상 EB 발행 등 ‘꼼수’ 처분은 상대적으로 소액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14일 HMM은 약 2조143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했다. 공개 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인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KT&G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결정을 밝혔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8일 주식 소각을 전제로 하는 801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알렸다. 지난 7월 올해 국내에서 단일 공시 시준으로 가장 큰 규모인 약 3조9100억원어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도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하는 중이다. 1조1000억원어치는 임직원 상여로 활용하고, 나머지 2조8119억원가량은 소각된다. 소각 목적의 매입이 늘어나면서 소각량 자체도 올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8월 말 기준 5619억원이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2024년 소각 규모(4809억원)를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1175억원) 대비 4배 이상 소각 규모가 뛰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자사주를 향한 기업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들은 여태껏 자사주를 유동자산의 성격으로 바라보며 이사회 의결을 통해 자사주를 자의적으로 처분하고 활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주 발행 수준으로 엄격한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에서 자사주 활용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사주 매입은 자기자본에서 차감으로 이어지면서 없어지는 개념인 만큼 주식 수와 시가총액에서 빼야 한다”며 “이사회 결의는 물론, 감독당국의 승인 등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한 뒤 활용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에 이어 최근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두고 기업가체 제고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ESG기준원이 진행하는 ‘상장기업 지배구조 개선 컨설팅’에 마감일인 이날까지 상장사 27곳이 지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것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며 “올해 시범 운영 성격의 컨설팅 프로그램에 많은 기업이 참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정식으로 확대 시행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주가치 제고 위해”...‘소각 의무화’ 앞두고 상장사들 자사주 매입 러시

2025-09-02 23:19

올 자사주 취득 14조5천억
소각 의무화 법안 앞두고도
8월 이후에만 3조원에 육박

주주가치 제고 수단 안착돼
올 소각규모 2023년의 4배

‘자사주 소각 의무화’ 본격 추진이 임박했지만 상장사들의 자기주식 취득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 임직원 보상 등 자사주를 경영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대부분 상장사의 경우 소각을 전제로 한 매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바탕으로 자기주식이 국내에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코스콤 정보 단말기 ‘체크 엑스퍼트 플러스(CHECK Expe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14조4911억원이었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도 10조3343억원이었던 자사주 취득 금액이 올해 들어서 8개월 만에 4조원 넘게 늘어났다. 2023년 한 해 동안 코스피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6조8132억원으로 올해 누적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가시화한 지난달부터 자사주 취득은 견조하게 이어졌다. 8월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만 3조원에 이른다.
자사주 활용처를 제한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도 상장사들은 소각을 목표로 내세우며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사례 중 대부분이 상장사들이 마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결정이었고, 주주 보호를 강조하는 정부 방침상 EB 발행 등 ‘꼼수’ 처분은 상대적으로 소액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14일 HMM은 약 2조1432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했다. 공개 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인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KT&G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결정을 밝혔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8일 주식 소각을 전제로 하는 801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알렸다.

지난 7월 올해 국내에서 단일 공시 시준으로 가장 큰 규모인 약 3조9100억원어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도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하는 중이다. 1조1000억원어치는 임직원 상여로 활용하고, 나머지 2조8119억원가량은 소각된다.
소각 목적의 매입이 늘어나면서 소각량 자체도 올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8월 말 기준 5619억원이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2024년 소각 규모(4809억원)를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1175억원) 대비 4배 이상 소각 규모가 뛰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자사주를 향한 기업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들은 여태껏 자사주를 유동자산의 성격으로 바라보며 이사회 의결을 통해 자사주를 자의적으로 처분하고 활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주 발행 수준으로 엄격한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에서 자사주 활용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사주 매입은 자기자본에서 차감으로 이어지면서 없어지는 개념인 만큼 주식 수와 시가총액에서 빼야 한다”며 “이사회 결의는 물론, 감독당국의 승인 등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한 뒤 활용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에 이어 최근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두고 기업가체 제고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ESG기준원이 진행하는 ‘상장기업 지배구조 개선 컨설팅’에 마감일인 이날까지 상장사 27곳이 지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것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며 “올해 시범 운영 성격의 컨설팅 프로그램에 많은 기업이 참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정식으로 확대 시행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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