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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라임` 없다더니…사모펀드 줄사고에 금융감독 신뢰 `휘청` 2020-06-28 23:08
◆ 지뢰밭 된 사모펀드 ③ ◆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최근 대규모 상환·환매 연기가 발생한 펀드와 같은 위험한 운용형태나 투자구조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14일 내놓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방향' 보도자료의 일부분이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해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문제는 없다고 확언했다. 하지만 단 4개월 만에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라임과 같은 사기 운용이 들통났다. 현행 금융감독 체계에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라임자산운용과 유사한 전문사모운용사 52곳 총 1786개 펀드(총 22조7000억원 규모)를 검사했다. 대상은 운용자산규모 2000억원 이상의 사모운용사였으며, 옵티머스자산운용도 포함돼 있었다.
금융당국의 검사가 '눈 뜨고 코 베인' 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3개월간 50여 곳에 달하는 대량 검사였다 하더라도 어떻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결론이 나올 수 있냐"며 "전문사모운용사가 이미 200곳 이상 난립하는 상황이 되면서 금융위·금감원의 관리감독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 사건 이후 광범위한 스크린을 하면서 서면조사만 한 경우로 현장검사에 비해 한계가 있었다"며 "해당 검사 이후 주요 업체의 유동성이나 만기 미스매치 등을 파악하고 추가 검사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의 전문사모운용사 검사량도 문제다. 최근 5년간 금감원은 연간 10~13곳의 전문사모운용사를 검사해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수조사'를 얘기했지만 전문사모운용사가 230곳에 달하면서 물리적으로 단시간 내에 전수조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위가 대안으로 내세운 사모펀드운용사와 연계된 판매사, 수탁은행의 내부통제 강화 및 상시 점검을 통한 견제방안도 효용성이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사모펀드운용사가 처음부터 사기를 치기 위해 설계를 했다면 판매사나 수탁은행도 속기 쉽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대형 IB증권 A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상품에 최근 판매 승인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상품으로 5000억원대 판매액으로 인기를 끌자, A사도 옵티머스 상품을 팔기 위해 상품심사를 했다. 결국 A사 상품심사팀도 속은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에서 마음먹고 사기를 치려는 운용사를 판매사나 수탁은행 등이 막기는 어렵다"며 "실제 편입자산을 운용사가 속일 경우 판매사가 이를 눈치채기는 어렵고, 수탁은행은 보통 0.1%의 아주 낮은 수수료만을 받기 때문에 이 같은 책임을 부과할 경우 사실상 관련 비용이 역전되면서 역마진이 발생해 사업을 중단하는 게 이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런 시장자율통제를 실제로 강화할 경우 판매사나 수탁은행의 수수료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고객에게 돌아가는 쿠폰(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매력 있는 금융상품이 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면서 고객들이 자본시장이 아닌 부동산으로 다시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 금감원의 사모펀드운용사 서면검사에서는 공모운용사나 부동산·특별자산(인프라·항공기·선박 등)펀드는 제외됐다. 다양한 공시로 감시기능이 강하게 작동하는 공모운용사에 비해 특별자산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기능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부실실사 문제로 금감원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검사를 예고하고 있어 현재 국내 대체투자자산이나 100조원에 달하는 해외 대체투자자산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다름없다.
한 증권사 해외투자 담당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해외 투자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 간 경쟁으로 제대로 된 실사 없이 투자된 곳들이 많다"며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만기가 돌아오는 1~2년 뒤에는 대량손실 위험에 처해 있고, 현실적인 관리감독도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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