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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여부 따라 양도세 수억원 차이 2019-11-01 04:08
서울 반포에 오래전부터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김영현 씨(가명·54)는 직장에서 가까운 서울 마포에 전세 아파트를 얻어 거주 중이다. 그런데 며칠 전 전세 임대인에게 전세로 거주 중인 집을 매입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를 받았다. 거주 중인 아파트가 마음에 들었던 김씨는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되면 2주택자가 된다는 사실에 망설여졌다. 서울에 2주택 이상을 갖고 있으면 양도소득세를 양도차익의 50% 이상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반포 아파트는 20년 전 10억원에 매입해 현재 시세가 20억원에 달한다. 양도차익이 10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2주택자가 된다면 양도소득세만 수억 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걱정이 많던 그는 매일경제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문을 두드렸다. 김씨 걱정을 해결해주기 위해 김재현 KEB하나은행 PB사업부 상속증여센터 세무팀장이 나섰다. 김 팀장은 "주택 양도세와 관련해서는 최근 2~3년 새 개정 사항이 많기 때문에 주택을 취득하거나 양도할 때는 세무 상담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가구 1주택자의 비과세 규정은 어떤 것이 있는가.
▷주택 양도에서 1가구 1주택 비과세 규정은 가장 큰 절세 혜택이다. 양도가액 9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을 비과세하고,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8%(10년 이상 최고 80%)에 달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된다. 여기에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지 못하게 됐다. 세율도 기본 양도세율에 10%(3주택 이상자는 20%)를 추가로 과세해 1가구 1주택 비과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1주택자와 2주택자 간 양도소득세 차이는 얼마나 되나.
▷김씨는 반포 아파트에 대해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으면 양도소득세가 약 2600만원이다. 하지만 1가구 2주택자로 양도하면 약 5억33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5억원 이상 양도소득세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최근 1가구 1주택 비과세 규정과 관련해 개정된 몇 가지 규정이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규정을 생각하다가는 자칫 양도세를 많이 부담할 수 있으니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씨도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나.
▷김씨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규정을 활용할 수 있다. 마포 아파트를 매입한 후 반포 아파트를 양도하더라도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반포 아파트를 급하게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세법이 개정되면서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일시적 2주택을 인정해주는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마포 아파트 매입 후 2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2018년 9월 14일 이후 취득한 신규 주택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김씨가 올해 마포 아파트를 취득한다면 2년 후인 2021년까지 아파트를 양도해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 것도 가능한가.
▷종전에는 양도가액이 9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 보유자는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주택 보유기간에 따라 주택 양도차익의 24~80%를 공제하는 연 8%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거주한 때에만 적용받을 수 있다. 이는 내년 1월 1일 이후 주택을 양도할 때부터 적용된다. 이 때문에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올해 말까지 주택을 양도해야 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김씨가 양도세 부담을 줄이려면 언제 반포 아파트를 팔아야 하나.
▷반포 아파트를 내년 이후에 양도할 계획이라면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만약 김씨가 반포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없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80%가 아닌 30%만 적용돼 양도소득세가 약 1억4100만원으로 계산된다. 지금부터라도 2년 거주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반포 아파트에 들어가서 산다고 해도, 2년이 지난 뒤에는 마포 아파트를 취득한 지 2년이 넘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기가 어렵게 된다. 1가구 2주택자로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셈이다. 김씨가 반포 아파트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적이 있다면 마포 아파트를 구입하고 2년 내에 반포 아파트를 양도하면 된다. 하지만 거주한 적이 없다면 올해 안에 반포 아파트를 팔아야 양도세 부담을 가장 줄일 수 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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