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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기업인데 가격 더 내리라네요”...정부 눈치에 몸살 앓는 이 업계	2025-11-20 09:27
車보험 물가지수 가중치 높아 물가 안정 인상 위해 인하 압박 상생금융·사회공헌 잇딴 요구 “시장 논리로 요율 조정 못해”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실이 급격히 확대된 건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보험사에 ‘상생금융’을 요구한 영향이 크다. 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 항목 중 가중치가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정부는 물가 관리 차원에서 보험사에 보험료를 낮출 것을 권고해왔다. 금융계에서는 차보험 손실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정부가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건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저울질 하면서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금융당국은 주요 손보사 담당자들과 통화하며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계획을 문의했다고 전해진다. 차보험은 정부가 국민에게 ‘물가가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카드다. 2500만명에 달하는 차량 보유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연간 보험료 부담이 수십만원대라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근의 상생 요구는 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21년부터 3개년간 차보험에서 흑자를 내던 국내 보험사들은 작년 9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기업이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보험료 인하를 주문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는 공식적으론 자동차보험료 조정에 관여하지 않고, 시장의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요율 조정 문제는 협회에서도 관여하지 않는다. 담합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손보사는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보험료율 조정을 검토하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고 계획을 수정한다. 일각에서는 과거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며 명분을 마련한 뒤, 실손보험료는 높이는 방식으로 협상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율이라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상장사의 경우 손실이 커지는데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추후 배임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보험사를 향한 정부의 상생 요구는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공개한 ‘저출산 지원 3종 세트’에 따르면 출산이나 육아휴직을 한 부부는 어린이보험 보험료를 최소 1년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보험계약자 본인이나 배우자가 가입한 전체 보장성 인보험에 대해서 보험료 납입을 미룰 수 있게 했다. 보험계약대출도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보험사가 일부 손해를 감수하게 한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상생 무상 보험’ 제공 방안도 발표했다. 각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상해·다자녀 안심 등 다양한 보험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인데, 재원 300억원은 보험사가 조성한다. 아울러 정부는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에 부과하는 교육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금융회사 교육세에 수익금 1조원 초과 구간을 만들고 해당 구간에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의 2배인 1%로 올리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6개 생보사의 추가 부담액은 3500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세율이 인상되면 부채 평가액이 늘면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적자 기업인데 가격 더 내리라네요”...정부 눈치에 몸살 앓는 이 업계

2025-11-20 09:27

車보험 물가지수 가중치 높아
물가 안정 인상 위해 인하 압박
상생금융·사회공헌 잇딴 요구
“시장 논리로 요율 조정 못해”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실이 급격히 확대된 건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보험사에 ‘상생금융’을 요구한 영향이 크다. 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 항목 중 가중치가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정부는 물가 관리 차원에서 보험사에 보험료를 낮출 것을 권고해왔다. 금융계에서는 차보험 손실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정부가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건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저울질 하면서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금융당국은 주요 손보사 담당자들과 통화하며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계획을 문의했다고 전해진다.
차보험은 정부가 국민에게 ‘물가가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카드다. 2500만명에 달하는 차량 보유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연간 보험료 부담이 수십만원대라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근의 상생 요구는 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21년부터 3개년간 차보험에서 흑자를 내던 국내 보험사들은 작년 9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기업이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보험료 인하를 주문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는 공식적으론 자동차보험료 조정에 관여하지 않고, 시장의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요율 조정 문제는 협회에서도 관여하지 않는다. 담합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손보사는 처음에는 자체적으로 보험료율 조정을 검토하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고 계획을 수정한다. 일각에서는 과거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며 명분을 마련한 뒤, 실손보험료는 높이는 방식으로 협상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율이라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눈치를 보는 게 현실”이라며 “상장사의 경우 손실이 커지는데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추후 배임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보험사를 향한 정부의 상생 요구는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공개한 ‘저출산 지원 3종 세트’에 따르면 출산이나 육아휴직을 한 부부는 어린이보험 보험료를 최소 1년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보험계약자 본인이나 배우자가 가입한 전체 보장성 인보험에 대해서 보험료 납입을 미룰 수 있게 했다. 보험계약대출도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보험사가 일부 손해를 감수하게 한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상생 무상 보험’ 제공 방안도 발표했다. 각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상해·다자녀 안심 등 다양한 보험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인데, 재원 300억원은 보험사가 조성한다.
아울러 정부는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에 부과하는 교육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금융회사 교육세에 수익금 1조원 초과 구간을 만들고 해당 구간에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의 2배인 1%로 올리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6개 생보사의 추가 부담액은 3500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세율이 인상되면 부채 평가액이 늘면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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