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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기본기 강화…패기에 ‘경험’을 더하는 ‘이글스’	2025-11-20 08:05
Investment 적절한 시기에 맞춰 투자 팀 체질 개선에 맞춰 한화 이글스는 멈춰있던 투자 시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3년간 FA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2023년 채은성, 2024년 류현진·안치홍, 2025년 엄상백·심우준까지. 매년 핵심 포지션에 베테랑을 영입하며 전력 공백을 메웠다. 젊은 유망주들(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이 막 성장하는 시점에 베테랑을 투입해 즉시 전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었다. 영입 선수 중 류현진과 채은성은 투타에서 팀을 이끌며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톡톡히 공헌했다. 시설 투자는 더 컸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건설에 수천억원이 투입됐다. 2025년 1월엔 데이터사이언스팀과 육성팀을 신설하며 인력과 장비에 투자했다. 헬스케어센터에 첨단 측정 장비를 들여왔고, 일본에서 쓰루오카 코치를 스카우트하는 등 해외 선진 시스템 도입에도 아낌없이 썼다. 한화그룹은 R&D와 시설 투자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K방산 열풍으로 단기 수익이 좋지만,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 분야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한화오션 역시 필리조선소 인수, 호주 오스탈 인수 추진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한다. AI 기반 보험 설계, 빅데이터 활용 위험 관리 시스템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차세대 레이더,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R&D 비용을 늘리는 중이다. 투자는 ‘믿음’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미래 가치를 믿고 돈을 쓰는 것이다. 그 믿음이 2025년, 프로야구 순위 2위와 시가총액 3배 급등이란 과실로 돌아왔다. Technical Fundamentals 끊임없는 기본기 강화 야구의 기본은 수비다. 투수가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야수가 실책을 범하면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강팀은 호수비로 분위기를 바꾸고, 약팀은 실책으로 이길 경기도 내준다는 말이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중 ‘수비가 약하다’고 평가받는 팀은 한 곳도 없다. 한화는 기본기인 수비가 약했다. 어이없는 실책을 자주 저지르는 탓에 ‘행복 수비’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한화의 대표 응원가인 ‘나는 행복합니다’에 빗대 만든 표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말 “수비 쪽부터 여러 가지로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강화해야 할 파트로 수비를 언급했다. 시즌 후 3일만 쉬고 고참 선수들도 예외 없이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고,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이어갔다. 수비 실력으로 이름값이 높은 유격수 심우준까지 영입하며 수비 강화에 공을 들였다. 수비 강화 기조는 올해 빛을 발했다. 한화는 2025년 정규리그 팀 실책 최소 1위(86개)에 올랐다. 2010년(80개) 이후 15년 만이다. 얼마나 실점을 잘 막아냈나를 나타내는 지표인 수비 효율 DER도 6위(.678)로 지난해보다 4계단 올랐다. 팀 타율 4위(.266), OPS 5위(.730)로 타격은 중간 수준이었지만 강력한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한화그룹은 임원 기본 역량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전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정기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매달 국내외 저명 인사를 초청해 최신 경제 동향·트렌드·인문학 등에 관한 강의를 듣는 임원 조찬 특강이 유명했다. 임원진의 사업적 통찰력을 강화하고 조직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조직 관리와 직원들의 목표 의식 제고 등 조직의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을 함양하는 ‘신임 임원 과정 교육’,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높이는 ‘사회공헌활동’ 등도 임원 필수 교육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양성된 임원은 한화그룹 질주의 한 축이 됐다. Experience 패기에 ‘경험’을 더하다 한화 이글스의 부활에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컸다. 2023년 영입한 채은성은 1루수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젊은 타자들의 멘토가 됐다. LG에서 10년 넘게 뛰며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눴다. 투수 성향 읽기, 카운트 싸움, 승부처 집중력. 말로는 가르치기 어려운 ‘감각’을 등으로 보여줬다. 2024년 류현진의 합류는 게임 체인저였다. 류현진은 단순히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10년의 경험은 젊은 투수들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문동주는 류현진 옆에서 불펜 루틴을, 김서현은 멘탈 관리를, 황준서는 변화구 그립을 배웠다. 더그아웃에서 류현진이 한마디 하면, 젊은 투수들은 집중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코치진도 경험에 방점을 찍었다. 베이징 올림픽의 주역이자, 두산과 NC를 강팀 반열로 올린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고, 백전노장 양상문 투수코치까지 받아들였다. 두 코치는 20년 넘게 쌓은 선수 관리 노하우와 경기 운영 감각으로 젊은 선수단을 체계적으로 이끌었다. 한화 방산 부문은 외국인 방산 전문가를 적극 영입, 그들의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미국 국방부 관료 출신에, 세계적인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에서 사장을 역임했던 마이클 쿨터 HDUSA 대표, 미국 해군 함정 건조를 총괄했던 톰 앤더슨 미국 법인 조선사업부 사장이 대표적인 영입 인재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한화 방산 부문은 해외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 업무, 현지 영업 등에서 다른 회사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4호 (2025.11.12~11.18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끊임없는 기본기 강화…패기에 ‘경험’을 더하는 ‘이글스’

2025-11-20 08:05

Investment
적절한 시기에 맞춰 투자
팀 체질 개선에 맞춰 한화 이글스는 멈춰있던 투자 시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 3년간 FA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2023년 채은성, 2024년 류현진·안치홍, 2025년 엄상백·심우준까지. 매년 핵심 포지션에 베테랑을 영입하며 전력 공백을 메웠다. 젊은 유망주들(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이 막 성장하는 시점에 베테랑을 투입해 즉시 전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었다. 영입 선수 중 류현진과 채은성은 투타에서 팀을 이끌며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톡톡히 공헌했다.
시설 투자는 더 컸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건설에 수천억원이 투입됐다. 2025년 1월엔 데이터사이언스팀과 육성팀을 신설하며 인력과 장비에 투자했다. 헬스케어센터에 첨단 측정 장비를 들여왔고, 일본에서 쓰루오카 코치를 스카우트하는 등 해외 선진 시스템 도입에도 아낌없이 썼다.
한화그룹은 R&D와 시설 투자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K방산 열풍으로 단기 수익이 좋지만,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 분야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한화오션 역시 필리조선소 인수, 호주 오스탈 인수 추진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한다. AI 기반 보험 설계, 빅데이터 활용 위험 관리 시스템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차세대 레이더,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R&D 비용을 늘리는 중이다. 투자는 ‘믿음’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미래 가치를 믿고 돈을 쓰는 것이다. 그 믿음이 2025년, 프로야구 순위 2위와 시가총액 3배 급등이란 과실로 돌아왔다.

Technical Fundamentals
끊임없는 기본기 강화
야구의 기본은 수비다. 투수가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야수가 실책을 범하면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강팀은 호수비로 분위기를 바꾸고, 약팀은 실책으로 이길 경기도 내준다는 말이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중 ‘수비가 약하다’고 평가받는 팀은 한 곳도 없다.
한화는 기본기인 수비가 약했다. 어이없는 실책을 자주 저지르는 탓에 ‘행복 수비’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한화의 대표 응원가인 ‘나는 행복합니다’에 빗대 만든 표현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말 “수비 쪽부터 여러 가지로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강화해야 할 파트로 수비를 언급했다. 시즌 후 3일만 쉬고 고참 선수들도 예외 없이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고,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이어갔다. 수비 실력으로 이름값이 높은 유격수 심우준까지 영입하며 수비 강화에 공을 들였다.
수비 강화 기조는 올해 빛을 발했다. 한화는 2025년 정규리그 팀 실책 최소 1위(86개)에 올랐다. 2010년(80개) 이후 15년 만이다. 얼마나 실점을 잘 막아냈나를 나타내는 지표인 수비 효율 DER도 6위(.678)로 지난해보다 4계단 올랐다. 팀 타율 4위(.266), OPS 5위(.730)로 타격은 중간 수준이었지만 강력한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한화그룹은 임원 기본 역량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전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정기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매달 국내외 저명 인사를 초청해 최신 경제 동향·트렌드·인문학 등에 관한 강의를 듣는 임원 조찬 특강이 유명했다. 임원진의 사업적 통찰력을 강화하고 조직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조직 관리와 직원들의 목표 의식 제고 등 조직의 리더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을 함양하는 ‘신임 임원 과정 교육’,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높이는 ‘사회공헌활동’ 등도 임원 필수 교육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양성된 임원은 한화그룹 질주의 한 축이 됐다.
Experience
패기에 ‘경험’을 더하다
한화 이글스의 부활에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컸다. 2023년 영입한 채은성은 1루수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젊은 타자들의 멘토가 됐다. LG에서 10년 넘게 뛰며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눴다. 투수 성향 읽기, 카운트 싸움, 승부처 집중력. 말로는 가르치기 어려운 ‘감각’을 등으로 보여줬다.
2024년 류현진의 합류는 게임 체인저였다. 류현진은 단순히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10년의 경험은 젊은 투수들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문동주는 류현진 옆에서 불펜 루틴을, 김서현은 멘탈 관리를, 황준서는 변화구 그립을 배웠다. 더그아웃에서 류현진이 한마디 하면, 젊은 투수들은 집중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코치진도 경험에 방점을 찍었다. 베이징 올림픽의 주역이자, 두산과 NC를 강팀 반열로 올린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고, 백전노장 양상문 투수코치까지 받아들였다. 두 코치는 20년 넘게 쌓은 선수 관리 노하우와 경기 운영 감각으로 젊은 선수단을 체계적으로 이끌었다.
한화 방산 부문은 외국인 방산 전문가를 적극 영입, 그들의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미국 국방부 관료 출신에, 세계적인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에서 사장을 역임했던 마이클 쿨터 HDUSA 대표, 미국 해군 함정 건조를 총괄했던 톰 앤더슨 미국 법인 조선사업부 사장이 대표적인 영입 인재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한화 방산 부문은 해외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 업무, 현지 영업 등에서 다른 회사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4호 (2025.11.12~1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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