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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아닌데 뭐”…살짝 스치면 MRI, 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	2025-11-19 20:03
상위 3% 1인당 진료비 471만원 자동차보험 고객 평균 5배 넘어 병원·정비소가 과잉 청구해도 고객 “내 돈 아닌데 뭐” 눈감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는 데는 보험료 인하뿐 아니라 일부 병의원, 정비소, 고객의 도덕적 해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병의원에서 차보험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 여기면서 환자에게 불필요한 입원과 치료를 권하는 것이다. 또 정비소에서 보험이 적용된 사고 차량에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고, 고객이 자기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다 치료와 정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작년 차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보험금 지급 상위 3%에 해당하는 자동차 사고 환자에게 지급된 1인당 진료비는 471만7000원으로 전체 고객 평균인 89만5000원과 비교해 5배 수준이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금이 집중 지급되는 데는 병의원의 과잉진료가 영향을 미쳤다. 4대 손보사에 따르면 작년 한방진료에서 청구된 진료비 7851억원 중 68.2%인 5353억원이 세트청구로 나갔다. 세트청구는 침, 구, 부항, 약침술, 첩약 등 다수 한방 시술을 당일 함께 시행한 것이다. 세트청구 비중이 2020년 47.5%에서 작년 68.2%로 높아지는 동안 한방 총진료비도 2600억원 상당 불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한 과잉진료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대형 손보 3개사에 따르면 작년 양·한방 전체 환자의 MRI 시행률은 7.9%인데 특정 한방병원은 34.6%로 4배 이상 높았다. 자동차 수리 등 대물 사고에 지급되는 보험금도 폭증하고 있다. 물담보 보험금은 2020년 7조4207억원에서 작년 9조1332억원으로 23.1% 증가하며 10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같은 기간 전체 지급 보험금에서 물담보 비중은 58%에서 62%까지 높아졌다. 자동차 정비요금은 시간당 공임에 표준작업시간을 곱해서 산정되는데, 일부 정비업체는 표준작업시간을 무시하고 가격과 수리 시간을 과도하게 책정해 청구하고 있다. 동일 차종에 파손 상태가 같은데도 어느 정비업체에 입고하는지에 따라 수리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일례로 동일 차종에 동일 파손이 발생한 사례에서 적정 수리비를 책정한 A업체에서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탈착과 백도어 오버홀, 백도어 판금, 도장료 등을 합쳐 약 44만원이 나왔다. 그러나 과잉정비가 의심되는 B업체는 총 82만원을 요구해 2배에 달했다. 심지어 C업체는 시중에서 3만원에 판매하는 백도어 알루미늄 스프레이를 도포하며 11만원 이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과잉진료와 정비를 근절하기 위해선 병의원과 업체뿐 아니라 보험 가입자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필요한 치료와 수리를 받는 것이 차보험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차보험 사기 중 병원의 치료비 과장 청구는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억원 늘었다. 금감원 측은 “병의원 브로커의 알선·유인 행위에 동조해 허위 입원하면 보험 사기에 연루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 돈 아닌데 뭐”…살짝 스치면 MRI, 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

2025-11-19 20:03

상위 3% 1인당 진료비 471만원
자동차보험 고객 평균 5배 넘어

병원·정비소가 과잉 청구해도
고객 “내 돈 아닌데 뭐” 눈감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는 데는 보험료 인하뿐 아니라 일부 병의원, 정비소, 고객의 도덕적 해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병의원에서 차보험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 여기면서 환자에게 불필요한 입원과 치료를 권하는 것이다. 또 정비소에서 보험이 적용된 사고 차량에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고, 고객이 자기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다 치료와 정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작년 차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보험금 지급 상위 3%에 해당하는 자동차 사고 환자에게 지급된 1인당 진료비는 471만7000원으로 전체 고객 평균인 89만5000원과 비교해 5배 수준이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금이 집중 지급되는 데는 병의원의 과잉진료가 영향을 미쳤다. 4대 손보사에 따르면 작년 한방진료에서 청구된 진료비 7851억원 중 68.2%인 5353억원이 세트청구로 나갔다. 세트청구는 침, 구, 부항, 약침술, 첩약 등 다수 한방 시술을 당일 함께 시행한 것이다. 세트청구 비중이 2020년 47.5%에서 작년 68.2%로 높아지는 동안 한방 총진료비도 2600억원 상당 불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한 과잉진료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대형 손보 3개사에 따르면 작년 양·한방 전체 환자의 MRI 시행률은 7.9%인데 특정 한방병원은 34.6%로 4배 이상 높았다.
자동차 수리 등 대물 사고에 지급되는 보험금도 폭증하고 있다. 물담보 보험금은 2020년 7조4207억원에서 작년 9조1332억원으로 23.1% 증가하며 10조원을 바라보게 됐다. 같은 기간 전체 지급 보험금에서 물담보 비중은 58%에서 62%까지 높아졌다.
자동차 정비요금은 시간당 공임에 표준작업시간을 곱해서 산정되는데, 일부 정비업체는 표준작업시간을 무시하고 가격과 수리 시간을 과도하게 책정해 청구하고 있다. 동일 차종에 파손 상태가 같은데도 어느 정비업체에 입고하는지에 따라 수리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일례로 동일 차종에 동일 파손이 발생한 사례에서 적정 수리비를 책정한 A업체에서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탈착과 백도어 오버홀, 백도어 판금, 도장료 등을 합쳐 약 44만원이 나왔다. 그러나 과잉정비가 의심되는 B업체는 총 82만원을 요구해 2배에 달했다. 심지어 C업체는 시중에서 3만원에 판매하는 백도어 알루미늄 스프레이를 도포하며 11만원 이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과잉진료와 정비를 근절하기 위해선 병의원과 업체뿐 아니라 보험 가입자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 돈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필요한 치료와 수리를 받는 것이 차보험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차보험 사기 중 병원의 치료비 과장 청구는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억원 늘었다. 금감원 측은 “병의원 브로커의 알선·유인 행위에 동조해 허위 입원하면 보험 사기에 연루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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