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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친기업' 유턴 신호탄 노동·환경규제 완화법 통과	2025-11-14 19:58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우파가 그동안 관행을 깨고 극우 세력과 협력해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규제의 근간이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82표, 반대 249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을 발의한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통적 연대 세력인 중도파와 좌파의 반발을 넘어서기 위해 극우 성향 정치단체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 '유럽보수와개혁(ECR)' 등과 손잡았다. 유럽의회에서 보수 세력이 극우와 연대해 주요 입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럽의회가 가결한 CSRD는 기업에 노동·환경과 관련한 정기적인 보고서 발행을 의무화했다. 또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을 부과했다. 유럽 기업들과 회원국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을 훼손한다면서 해당 법안을 완화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CSRD 적용 대상 기업 중 약 92%가 제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개정안은 지속가능성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기업의 직원 수 기준을 기존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매출액 기준도 4억5000만유로(약 7614억원)에서 15억유로(약 2조5385억원)로 올렸다. 기업들이 부담스러워했던 '녹색 전환 계획' 의무 제출 조항도 삭제했다. EU 전역에서 통일된 민사책임을 부여한다는 조항 역시 최종안에서 빠졌다. 다만 EU 시장을 겨냥한 역외 국가 기업까지 EU 규제를 적용하는 역외 효과 조항은 유지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유럽이 기존 친환경 중시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로 '우향우'하는 방향 전환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HEC 파리 경영대학에서 EU법을 가르치는 알베르토 알레만노 교수는 "향후 4년간 유럽의회가 규제 완화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럽 '친기업' 유턴 신호탄 노동·환경규제 완화법 통과

2025-11-14 19:58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우파가 그동안 관행을 깨고 극우 세력과 협력해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규제의 근간이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대폭 완화하는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82표, 반대 249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을 발의한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통적 연대 세력인 중도파와 좌파의 반발을 넘어서기 위해 극우 성향 정치단체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 '유럽보수와개혁(ECR)' 등과 손잡았다. 유럽의회에서 보수 세력이 극우와 연대해 주요 입법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럽의회가 가결한 CSRD는 기업에 노동·환경과 관련한 정기적인 보고서 발행을 의무화했다. 또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인권·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을 부과했다.
유럽 기업들과 회원국들은 과도한 규제가 미국·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을 훼손한다면서 해당 법안을 완화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CSRD 적용 대상 기업 중 약 92%가 제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개정안은 지속가능성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기업의 직원 수 기준을 기존 1000명에서 5000명으로 늘렸다. 매출액 기준도 4억5000만유로(약 7614억원)에서 15억유로(약 2조5385억원)로 올렸다.
기업들이 부담스러워했던 '녹색 전환 계획' 의무 제출 조항도 삭제했다. EU 전역에서 통일된 민사책임을 부여한다는 조항 역시 최종안에서 빠졌다. 다만 EU 시장을 겨냥한 역외 국가 기업까지 EU 규제를 적용하는 역외 효과 조항은 유지됐다.
이번 개정안 통과는 유럽이 기존 친환경 중시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로 '우향우'하는 방향 전환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HEC 파리 경영대학에서 EU법을 가르치는 알베르토 알레만노 교수는 "향후 4년간 유럽의회가 규제 완화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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