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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금리 낮춰라”…상생금융 부작용, 나한테 돌아올 수도?	2025-10-13 16:23
신용 높은 중저소득자, 이자 부담 불똥 금융사 부담, 일반 차주에 전가 관측도 최고금리 인하, 불법사금융 확대 우려 저신용자들의 대출 금리를 낮추는 상생 정책의 부작용이 서민에게 전가될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실한 경제활동과 깨끗한 채무관리로 신용도는 높지만, 소득은 평균 이하인 저소득층이 ‘고신용자’란 이유로 이자 부담을 덩달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 및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리가 0.1%포인트(p) 오를 시 ‘고신용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인 차주는 1인당 연 7만2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고신용이면서 중소득(소득 상위 30-70%)’인 차주는 1인당 7만5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한다. 이는 곧 고신용자란 이유로 금리를 높일 시, 신용도는 높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단 뜻이다. 고신용이면서 저소득·중소득인 차주는 각각 202만2000명, 424만8000명으로 총합 627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고신용자(1301만명)의 48.19%로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현행 15%대인 최저 신용대출자 금리를 두고 “어려운 사람 대출이 더 비싸다”, “돈이 필요 없는 고신용자들에게 아주 싸게 돈을 빌려주니 그것으로 부동산 투기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초우량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면서 0.1%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지워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15.9%보다 좀 더 싸게 빌려주면 안 되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저신용, 저소득일수록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고신용·고소득 계층은 낮은 금리를 누리는 지금의 금융 구조는 역설적”이라며 “이자율 제한, 금융기관 공동기금 마련, 인터넷 전문은행의 의무 준수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겠다”며 관련 논의에 속도를 붙이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고신용자가 곧 고소득자라는 인식이 반영된 논거로, 성실하게 신용 관리를 해온 저소득 차주들에게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자, 해외의 이자율 상한 규제 선례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자율 상한 규제를 강화한 일본의 경우, 합법적인 대금업체들이 1999년 약 3만 개에서 2015년 1987개로 크게 감소했고, 대금업 대출도 2004년 약 11조7000엔에서 2010년 5조3000엔으로 줄어, 서민들에 대한 자금공여 기능이 위축됐단 평가를 받는다. 또한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저신용 차주의 대출 접근성을 높일 시 금융사의 재정 문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는 곧 장기적으로 전반 차주들의 이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나비효과를 초래할 수 있단 우려다. 이번 정부의 저신용·저소득 차주 우대를 통한 상생 금융 환경 마련 기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금융계 사회적 책임 강조 흐름과 결을 같이 한다는 평이 나온다. 과거 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서민금융 확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본래 취지와 다른 부작용이 빚어진 바 있다. 일례로 당시 정부는 최고금리 인하를 통해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불법 고금리 대출을 억제하려 했으나, 금융사들은 수익성 악화와 리스크 증가를 우려해 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축소했다. 결국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이 불법 대출 시장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내비친 바 있어, 과거 상생금융 정책의 역설적 결과가 되풀이될지 우려 섞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지도지사 시절 서한을 통해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이자제한법상 연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 등록 대부업체의 최고금리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관련 입법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법정 최고금리를 10%대로 인하하겠다고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2018년 이전까지 이자 부담 경감에 기여했으나, 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 저하 및 불법 사금융 이용 증가 현상도 나타났다”며 “사회적으로 대출 접근이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최고금리 인하는 서민 대상 대부업 및 저축은행의 대출 공급 축소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금리 인하는 신중히 결정되어야 하며,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민간 금융회사의 대출 공급 기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려울수록 금리 낮춰라”…상생금융 부작용, 나한테 돌아올 수도?

2025-10-13 16:23

신용 높은 중저소득자, 이자 부담 불똥
금융사 부담, 일반 차주에 전가 관측도
최고금리 인하, 불법사금융 확대 우려

저신용자들의 대출 금리를 낮추는 상생 정책의 부작용이 서민에게 전가될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실한 경제활동과 깨끗한 채무관리로 신용도는 높지만, 소득은 평균 이하인 저소득층이 ‘고신용자’란 이유로 이자 부담을 덩달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 및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리가 0.1%포인트(p) 오를 시 ‘고신용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인 차주는 1인당 연 7만2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해야 한다. ‘고신용이면서 중소득(소득 상위 30-70%)’인 차주는 1인당 7만5000원의 이자를 더 부담한다.
이는 곧 고신용자란 이유로 금리를 높일 시, 신용도는 높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단 뜻이다.
고신용이면서 저소득·중소득인 차주는 각각 202만2000명, 424만8000명으로 총합 627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고신용자(1301만명)의 48.19%로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현행 15%대인 최저 신용대출자 금리를 두고 “어려운 사람 대출이 더 비싸다”, “돈이 필요 없는 고신용자들에게 아주 싸게 돈을 빌려주니 그것으로 부동산 투기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초우량 고객에게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면서 0.1%만이라도 부담을 조금 더 지워 금융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15.9%보다 좀 더 싸게 빌려주면 안 되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저신용, 저소득일수록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고신용·고소득 계층은 낮은 금리를 누리는 지금의 금융 구조는 역설적”이라며 “이자율 제한, 금융기관 공동기금 마련, 인터넷 전문은행의 의무 준수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겠다”며 관련 논의에 속도를 붙이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고신용자가 곧 고소득자라는 인식이 반영된 논거로, 성실하게 신용 관리를 해온 저소득 차주들에게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자, 해외의 이자율 상한 규제 선례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자율 상한 규제를 강화한 일본의 경우, 합법적인 대금업체들이 1999년 약 3만 개에서 2015년 1987개로 크게 감소했고, 대금업 대출도 2004년 약 11조7000엔에서 2010년 5조3000엔으로 줄어, 서민들에 대한 자금공여 기능이 위축됐단 평가를 받는다.
또한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저신용 차주의 대출 접근성을 높일 시 금융사의 재정 문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는 곧 장기적으로 전반 차주들의 이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나비효과를 초래할 수 있단 우려다.

이번 정부의 저신용·저소득 차주 우대를 통한 상생 금융 환경 마련 기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금융계 사회적 책임 강조 흐름과 결을 같이 한다는 평이 나온다.
과거 문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서민금융 확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본래 취지와 다른 부작용이 빚어진 바 있다.
일례로 당시 정부는 최고금리 인하를 통해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불법 고금리 대출을 억제하려 했으나, 금융사들은 수익성 악화와 리스크 증가를 우려해 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축소했다. 결국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이 불법 대출 시장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내비친 바 있어, 과거 상생금융 정책의 역설적 결과가 되풀이될지 우려 섞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지도지사 시절 서한을 통해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이자제한법상 연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 등록 대부업체의 최고금리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관련 입법 필요성을 호소한 바 있다. 그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법정 최고금리를 10%대로 인하하겠다고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2018년 이전까지 이자 부담 경감에 기여했으나, 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 저하 및 불법 사금융 이용 증가 현상도 나타났다”며 “사회적으로 대출 접근이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최고금리 인하는 서민 대상 대부업 및 저축은행의 대출 공급 축소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금리 인하는 신중히 결정되어야 하며,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민간 금융회사의 대출 공급 기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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