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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유학생 비율 제한' 거부 …"학문 자유 침해"	2025-10-12 17:26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정부가 제시한 '대학 지원금 협약'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공식 거부했다. 연방 지원금을 조건으로 삼아 입학 정책과 학문 운영에 개입하려는 시도에 대학이 처음 반기를 든 사례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과학 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은 오직 과학적 성과에 기반해야 하며 정치적 조건과 연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협약은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고 대학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MIT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탁월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주요 9개 대학에 '고등교육 학문 우수성 협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협약에는 입학과 채용에서 인종·성별 고려 금지, 외국인 학부생 비율 15% 제한, 대학입학시험 성적 제출 의무화, 등록금 5년 동결 등이 포함됐다. 또 보수적 견해를 억압하는 발언 금지, 필요시 합법적 물리력으로 시위에 대응한다는 등 정치적 논란을 부를 조항도 담겼다. 정부는 협약에 서명한 대학에는 대규모 연구비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위반 시에는 지원금과 기부금 환수 조항이 적용돼 사실상 충성 서약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한을 받은 대학은 MIT를 비롯해 브라운대 다트머스대 펜실베이니아대 버지니아대 텍사스대 밴더빌트대 서던캘리포니아대 애리조나대 등 9곳이다. 이 가운데 거부 의사를 밝힌 곳은 MIT가 처음이다. 다른 대학들은 정부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즈 휴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번 협약은 고등교육을 혁신할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이를 거부하는 대학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 급진 좌파 관료에게 굴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MIT가 정부의 압박에 맞서 학문적 자유와 대학 자율성을 지켰다"며 "다른 대학들도 같은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가에서는 정부가 학문 영역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IT '유학생 비율 제한' 거부 …"학문 자유 침해"

2025-10-12 17:26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정부가 제시한 '대학 지원금 협약'에 서명하지 않겠다며 공식 거부했다. 연방 지원금을 조건으로 삼아 입학 정책과 학문 운영에 개입하려는 시도에 대학이 처음 반기를 든 사례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과학 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은 오직 과학적 성과에 기반해야 하며 정치적 조건과 연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협약은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고 대학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MIT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탁월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주요 9개 대학에 '고등교육 학문 우수성 협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협약에는 입학과 채용에서 인종·성별 고려 금지, 외국인 학부생 비율 15% 제한, 대학입학시험 성적 제출 의무화, 등록금 5년 동결 등이 포함됐다. 또 보수적 견해를 억압하는 발언 금지, 필요시 합법적 물리력으로 시위에 대응한다는 등 정치적 논란을 부를 조항도 담겼다.
정부는 협약에 서명한 대학에는 대규모 연구비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위반 시에는 지원금과 기부금 환수 조항이 적용돼 사실상 충성 서약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한을 받은 대학은 MIT를 비롯해 브라운대 다트머스대 펜실베이니아대 버지니아대 텍사스대 밴더빌트대 서던캘리포니아대 애리조나대 등 9곳이다. 이 가운데 거부 의사를 밝힌 곳은 MIT가 처음이다. 다른 대학들은 정부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즈 휴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번 협약은 고등교육을 혁신할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이를 거부하는 대학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 급진 좌파 관료에게 굴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MIT가 정부의 압박에 맞서 학문적 자유와 대학 자율성을 지켰다"며 "다른 대학들도 같은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가에서는 정부가 학문 영역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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