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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로 받은 주식 6조 … 정부 "방만기업 CEO는 교체" 엄포	2025-08-12 20:50
◆ 물납주식 정부 주주권 강화 ◆ #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한 A기업에서는 대표이사가 자금을 빌려 사용한 뒤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물납주식 관리 책임을 맡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국고 손실을 우려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 물납 법인 B사에서는 무리한 투자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과도한 금전 대여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캠코는 이를 고의적인 기업가치 훼손으로 판단하고, 주주로서 경영진을 형사고발하며 이사 해임 청구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12일 정부는 '물납 증권 가치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물납 법인에 대해 상법상 주주권 행사 확대 등 강도 높은 방안을 마련한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우선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고는 국가의 재산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물납주식은 상속세를 비상장주식으로 납부한 경우 국가가 보유하게 된 주식을 말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가 물납받아 캠코에 관리·처분을 위탁한 물납주식은 지난달 말 현재 312개 기업, 5조8431억원에 달한다. 물납주식은 2022년 9000억원대였다. 하지만 2023년 넥슨 창업주 사망으로 유족들이 NXC 주식을 물납하면서 물납주식 보유 규모가 크게 늘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NXC 지분 30.6%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69.4%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유 증권의 가치를 보전하고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캠코의 수탁자로서 활동 기준과 방법, 절차를 명확히 하는 '물납 증권 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문제로 지적한 것은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한 뒤 국가가 소수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보 제공을 소홀히 하거나 대주주·경영진 등이 배임·횡령·사익 편취 등을 저지르는 행위다. 정부는 현재도 일부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고 손실을 막기 위해 경영진 면담, 개선 대책 요구, 회계 장부 열람 등 상법상 주주권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정부는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경영진의 방만경영이 확인되면 이사·감사 등 경영진 교체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정 상법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해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명시됐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물납 법인의 주주로서 이사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경우 소송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물납주식 매각 수익 극대화를 통한 세수 확충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캠코가 물납주식을 매각하면 그 수익은 세외수입으로 편입된다. 올해까지 3년 연속 국세수입 부족이 유력한 상황에서 물납주식 매각 수익 극대화는 정부의 재정 여력 확대에 도움이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물납 법인 주식을 적정 가격에 최대한 신속히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물납주식 매각 과정에서도 주식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물납 법인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현재 정부가 주식을 물납받아 지분을 보유한 312개 비상장법인 가운데 정부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은 1곳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물납 법인의 국가 지분율은 평균 11.9%에 불과하며, 지분율이 25% 미만인 기업이 전체 물납 기업의 85.4%를 차지한다. 기재부 관계자도 "물납 기업 국가 지분율이 대부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정부 단독으로 임원을 선임할 수 있는 기업도 매우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로 저조한 물납주식 매각이 개선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물납주식 매각 수입은 매년 500억~1000억원대다. 올해 정부는 NXC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7000억원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비상장주식인 데다 경영권도 행사할 수 없는 지분율이어서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NXC 물납주식을 적정 가격에 최대한 빨리 매각하는 게 목표"라면서 "물납 법인에 대한 임원진 추천은 NXC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현재 NXC 지분 구조상 정부 측 임원 임명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납 법인에 배당 확대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소배당요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물납주식 배당수입은 2022년 20억원, 2023년 33억원, 2024년 89억원, 올해 14억원 등으로 6조원에 가까운 주식 보유 규모를 고려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주총회 때 배당과 임원 보수 등에 대해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상속세로 받은 주식 6조 … 정부 "방만기업 CEO는 교체" 엄포

2025-08-12 20:50

◆ 물납주식 정부 주주권 강화 ◆

#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한 A기업에서는 대표이사가 자금을 빌려 사용한 뒤 이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물납주식 관리 책임을 맡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국고 손실을 우려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 물납 법인 B사에서는 무리한 투자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과도한 금전 대여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캠코는 이를 고의적인 기업가치 훼손으로 판단하고, 주주로서 경영진을 형사고발하며 이사 해임 청구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12일 정부는 '물납 증권 가치 보호 방안'을 발표했다. 물납 법인에 대해 상법상 주주권 행사 확대 등 강도 높은 방안을 마련한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우선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고는 국가의 재산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물납주식은 상속세를 비상장주식으로 납부한 경우 국가가 보유하게 된 주식을 말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가 물납받아 캠코에 관리·처분을 위탁한 물납주식은 지난달 말 현재 312개 기업, 5조8431억원에 달한다.
물납주식은 2022년 9000억원대였다. 하지만 2023년 넥슨 창업주 사망으로 유족들이 NXC 주식을 물납하면서 물납주식 보유 규모가 크게 늘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NXC 지분 30.6%를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69.4%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유 증권의 가치를 보전하고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캠코의 수탁자로서 활동 기준과 방법, 절차를 명확히 하는 '물납 증권 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문제로 지적한 것은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한 뒤 국가가 소수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보 제공을 소홀히 하거나 대주주·경영진 등이 배임·횡령·사익 편취 등을 저지르는 행위다. 정부는 현재도 일부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고 손실을 막기 위해 경영진 면담, 개선 대책 요구, 회계 장부 열람 등 상법상 주주권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정부는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경영진의 방만경영이 확인되면 이사·감사 등 경영진 교체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정 상법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해 22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명시됐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물납 법인의 주주로서 이사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경우 소송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물납주식 매각 수익 극대화를 통한 세수 확충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캠코가 물납주식을 매각하면 그 수익은 세외수입으로 편입된다. 올해까지 3년 연속 국세수입 부족이 유력한 상황에서 물납주식 매각 수익 극대화는 정부의 재정 여력 확대에 도움이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물납 법인 주식을 적정 가격에 최대한 신속히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물납주식 매각 과정에서도 주식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물납 법인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현재 정부가 주식을 물납받아 지분을 보유한 312개 비상장법인 가운데 정부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은 1곳뿐이다. 이를 제외하면 물납 법인의 국가 지분율은 평균 11.9%에 불과하며, 지분율이 25% 미만인 기업이 전체 물납 기업의 85.4%를 차지한다. 기재부 관계자도 "물납 기업 국가 지분율이 대부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정부 단독으로 임원을 선임할 수 있는 기업도 매우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로 저조한 물납주식 매각이 개선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물납주식 매각 수입은 매년 500억~1000억원대다. 올해 정부는 NXC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7000억원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비상장주식인 데다 경영권도 행사할 수 없는 지분율이어서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NXC 물납주식을 적정 가격에 최대한 빨리 매각하는 게 목표"라면서 "물납 법인에 대한 임원진 추천은 NXC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현재 NXC 지분 구조상 정부 측 임원 임명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납 법인에 배당 확대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소배당요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물납주식 배당수입은 2022년 20억원, 2023년 33억원, 2024년 89억원, 올해 14억원 등으로 6조원에 가까운 주식 보유 규모를 고려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주총회 때 배당과 임원 보수 등에 대해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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