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골드

뉴스

[집중취재]상호관세 본격 시행…세계 경제 뇌관되나	2025-08-07 16:43
【 앵커멘트 】 미국이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가 동부시간 7일 0시1분, 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오후 1시 1분, 드디어 본격 발효됐는데요. 사실상 무관세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세계 경제의 파장은 어떻게 될지, 지금부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나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우선, '상호관세'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 기자 】 쉽게 말해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매기는 수준만큼 미국도 똑같이 매긴다'는 일종의 거울관세, 보복관세입니다. 기존의 자유무역 원칙을 뒤집는 발상이죠.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국가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붙이는 '상호관세 서한'을 보낸 것이 출발이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우리나라는 당초 25% 관세를 통보받았다가 막판에 15%로 조정됐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던 건가요? 【 기자 】 네, 원래는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품목이 많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무효화하면서 25% 상호관세를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달 30일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천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약속하며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이미 별도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제품에는 상호관세가 아닌 해당 품목별 관세율이 적용되는데 우리나라는 자동차 관세율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일본과 유럽연합, EU에 대해서도 우리와 같은 상호관세율 15%가 적용된 것입니다. 오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한은 총재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 총재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평가한 발언이 있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이번에 관세 협정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 협상이 되서 저희 통방이 8월말에 있는데, 큰 부담을 덜었습니다. 사실 통방 전에 관세가 잘못되거나 그러면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많은 다른 견해가 있겠지만, 어려운 시점에 어려운 일 하셨다고 생각하고 임명되시자 마자 금방 하셔가지고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텐데 아직 끝난 일이 아니니까 잘해주실 것이라 믿고요. " 【 앵커멘트 】 우리나라는 그나마 협상이 잘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본의 15% 관세를 놓고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기자 】 일본 정부는 관세율이 15% 미만인 품목은 상호관세 15%가 적용되고, 기존에 관세율이 15%를 넘었던 물품은 상호관세가 별도로 추가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그러나 미국 대통령령과 세관 당국 문서에는 이 같은 특별 조치가 일본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즉, 미국은 EU에만 '기존 포함 15%' 관세율을 적용하는 특별 조치를 취한다는 건데요.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기존 관세율+15%'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FTA로 기존 관세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 만큼 큰 영향은 없지만,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에서는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결국 EU와 같은 일괄 15%로 생각했던 일본 정부는 미국에 수정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은 아직 상호관세율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일부 국가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는 브릭스 국가들이죠. 중국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상황이 심각해 보이던데요? 【 기자 】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한때 관세를 145%까지 부과한 적도 있었고, 현재는 오는 11일 관세 휴전이 끝나는 시점을 앞두고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이유로 10% 상호관세에 40% 별도 관세를 부과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현재로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50%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엔 오는 8일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대해 2차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초강수를 뒀습니다. 25% 관세 부과를 통보한 인도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올릴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상호관세율 30% 부과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요? 추가 품목별 관세가 또 남아 있다고요? 【 기자 】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구리·알루미늄에 대해선 이미 50% 관세를 못박은 상태입니다. 또 최근에는 의약품에도 단계적으로 최대 250%까지 관세를 올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EU 등 일부 개별협상에서 지금까지 적용해온 25%가 아닌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유연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이기 때문에 추가 품목별 관세가 발표될까봐 업계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몇 조 달러 벌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 기자 】 미국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대미 투자 유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투자 위축과 세계 공급망 재편,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우려됩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이번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앵커멘트 】 마지막으로 앞으로 우리 정부나 기업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 기자 】 우선 통상외교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도 후반 협상력이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 의존적 공급망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품목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이나연 기자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몰고올 변화와 대응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관세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외교와 경제의 힘을 가늠하는 전략 무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집중취재]상호관세 본격 시행…세계 경제 뇌관되나

2025-08-07 16:43

【 앵커멘트 】
미국이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가 동부시간 7일 0시1분, 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오후 1시 1분, 드디어 본격 발효됐는데요.
사실상 무관세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세계 경제의 파장은 어떻게 될지, 지금부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나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우선, '상호관세'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 기자 】
쉽게 말해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매기는 수준만큼 미국도 똑같이 매긴다'는 일종의 거울관세, 보복관세입니다.

기존의 자유무역 원칙을 뒤집는 발상이죠.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국가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붙이는 '상호관세 서한'을 보낸 것이 출발이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우리나라는 당초 25% 관세를 통보받았다가 막판에 15%로 조정됐습니다.
어떤 배경이 있던 건가요?

【 기자 】
네, 원래는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품목이 많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무효화하면서 25% 상호관세를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달 30일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천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약속하며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이미 별도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제품에는 상호관세가 아닌 해당 품목별 관세율이 적용되는데 우리나라는 자동차 관세율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일본과 유럽연합, EU에 대해서도 우리와 같은 상호관세율 15%가 적용된 것입니다.

오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창용 한은 총재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 총재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평가한 발언이 있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이번에 관세 협정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 협상이 되서 저희 통방이 8월말에 있는데, 큰 부담을 덜었습니다. 사실 통방 전에 관세가 잘못되거나 그러면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많은 다른 견해가 있겠지만, 어려운 시점에 어려운 일 하셨다고 생각하고 임명되시자 마자 금방 하셔가지고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텐데 아직 끝난 일이 아니니까 잘해주실 것이라 믿고요. "

【 앵커멘트 】
우리나라는 그나마 협상이 잘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본의 15% 관세를 놓고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기자 】
일본 정부는 관세율이 15% 미만인 품목은 상호관세 15%가 적용되고, 기존에 관세율이 15%를 넘었던 물품은 상호관세가 별도로 추가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그러나 미국 대통령령과 세관 당국 문서에는 이 같은 특별 조치가 일본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즉, 미국은 EU에만 '기존 포함 15%' 관세율을 적용하는 특별 조치를 취한다는 건데요.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기존 관세율+15%'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FTA로 기존 관세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 만큼 큰 영향은 없지만,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에서는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결국 EU와 같은 일괄 15%로 생각했던 일본 정부는 미국에 수정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은 아직 상호관세율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일부 국가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는 브릭스 국가들이죠.
중국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상황이 심각해 보이던데요?

【 기자 】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한때 관세를 145%까지 부과한 적도 있었고, 현재는 오는 11일 관세 휴전이 끝나는 시점을 앞두고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이유로 10% 상호관세에 40% 별도 관세를 부과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현재로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50%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엔 오는 8일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대해 2차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초강수를 뒀습니다.

25% 관세 부과를 통보한 인도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올릴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못해 상호관세율 30% 부과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요?
추가 품목별 관세가 또 남아 있다고요?

【 기자 】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구리·알루미늄에 대해선 이미 50% 관세를 못박은 상태입니다.

또 최근에는 의약품에도 단계적으로 최대 250%까지 관세를 올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 EU 등 일부 개별협상에서 지금까지 적용해온 25%가 아닌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유연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이기 때문에 추가 품목별 관세가 발표될까봐 업계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몇 조 달러 벌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 기자 】
미국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대미 투자 유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투자 위축과 세계 공급망 재편,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우려됩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이번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앵커멘트 】
마지막으로 앞으로 우리 정부나 기업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 기자 】
우선 통상외교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도 후반 협상력이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 의존적 공급망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품목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이나연 기자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몰고올 변화와 대응 방안을 살펴봤습니다.
관세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외교와 경제의 힘을 가늠하는 전략 무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