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골드

뉴스

“신탁, 이젠 슈퍼리치 전유물 아냐”…대중화 위해선 세금 혜택 확 늘려야	2025-07-20 18:11
고령화시대 신탁 활용법 상속분쟁 등 사회적 비용 심각 신탁시장 활성화로 갈등 축소 日, 신탁에 비과세 혜택 늘려 고령층 묶인 돈 경제투입 유도 고액 자산가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신탁 시장을 대중화하려면 세제 혜택이 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입 절차 간소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탁업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신탁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한 치매 환자와 함께 상속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과 사망 후 상속재산의 원만한 분배 등을 위해 신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신탁 시장이 지나치게 고액 자산가 쪽으로 쏠려 있다는 점이다. 이를 대중화하려면 소액 신탁에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교육자금이나 결혼자금 등 특정 목적의 신탁에는 과세이연이나 비과세 혜택, 세액·소득 공제 확대를 부여할 만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의 신탁 가입 유인이 늘고, 국가는 상속 분쟁에 대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본은 고령층에 묶인 자산이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도록 2013~2015년 잇따라 세법을 고쳐 지원을 늘렸다. 일본에선 교육자금 증여신탁을 이용하면 30세 미만 직계비속에게 최대 1500만엔(약 1억4000만원)까지 비과세로 넘겨줄 수 있다. 결혼자금 신탁은 최대 300만엔(약 2800만원)까지, 육아자금신탁은 일괄 증여 시 최대 1000만엔(약 93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그 결과 2024년 9월 기준 일본의 교육자금 증여신탁 누적 설정액은 2조엔(약 18조7400억원) 수준으로 2014년보다 2.4배 정도 증가했다. 고객의 수탁재산 규모에 따라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도 신탁 대중화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대중을 대상으로는 맞춤형보다는 표준화한 상품을 만들어 제시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 등 온라인 기반 신탁업자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들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탁계좌를 가입·관리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고, 가입 절차가 간단해지면 가입자의 관리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얼라이뱅크(Ally Bank)나 찰스슈와브은행(Charles Schwab Bank) 등 해외 인터넷은행은 온라인에서 기존 계좌를 신탁계좌로 전환해주고 있다. 일본 신탁은행들은 신탁 전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해 유언장 작성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소액 신탁이라도 복잡도가 높아 아직까지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새 신탁 상품 개발에 착수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탁의 대중화를 위해 지금이라도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10월 신탁 가능 재산의 확대와 법무법인·요양병원 등과의 협원지원 등 내용을 담은 ‘신탁업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탁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고액 자산가만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최소 금액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자산 유형이나 고객 생애 주기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상품이 출시돼야 한다”고 신탁 대중화 방식에 대해 제언했다. 이어 “장기 가입자는 세액공제 혜택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탁, 이젠 슈퍼리치 전유물 아냐”…대중화 위해선 세금 혜택 확 늘려야

2025-07-20 18:11

고령화시대 신탁 활용법

상속분쟁 등 사회적 비용 심각
신탁시장 활성화로 갈등 축소
日, 신탁에 비과세 혜택 늘려
고령층 묶인 돈 경제투입 유도

고액 자산가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신탁 시장을 대중화하려면 세제 혜택이 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입 절차 간소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탁업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신탁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한 치매 환자와 함께 상속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과 사망 후 상속재산의 원만한 분배 등을 위해 신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신탁 시장이 지나치게 고액 자산가 쪽으로 쏠려 있다는 점이다. 이를 대중화하려면 소액 신탁에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교육자금이나 결혼자금 등 특정 목적의 신탁에는 과세이연이나 비과세 혜택, 세액·소득 공제 확대를 부여할 만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중산층의 신탁 가입 유인이 늘고, 국가는 상속 분쟁에 대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본은 고령층에 묶인 자산이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도록 2013~2015년 잇따라 세법을 고쳐 지원을 늘렸다. 일본에선 교육자금 증여신탁을 이용하면 30세 미만 직계비속에게 최대 1500만엔(약 1억4000만원)까지 비과세로 넘겨줄 수 있다. 결혼자금 신탁은 최대 300만엔(약 2800만원)까지, 육아자금신탁은 일괄 증여 시 최대 1000만엔(약 93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그 결과 2024년 9월 기준 일본의 교육자금 증여신탁 누적 설정액은 2조엔(약 18조7400억원) 수준으로 2014년보다 2.4배 정도 증가했다.

고객의 수탁재산 규모에 따라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도 신탁 대중화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대중을 대상으로는 맞춤형보다는 표준화한 상품을 만들어 제시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 등 온라인 기반 신탁업자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들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탁계좌를 가입·관리할 수 있는 저변이 넓어지고, 가입 절차가 간단해지면 가입자의 관리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얼라이뱅크(Ally Bank)나 찰스슈와브은행(Charles Schwab Bank) 등 해외 인터넷은행은 온라인에서 기존 계좌를 신탁계좌로 전환해주고 있다. 일본 신탁은행들은 신탁 전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해 유언장 작성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소액 신탁이라도 복잡도가 높아 아직까지 적극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새 신탁 상품 개발에 착수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탁의 대중화를 위해 지금이라도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10월 신탁 가능 재산의 확대와 법무법인·요양병원 등과의 협원지원 등 내용을 담은 ‘신탁업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탁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고액 자산가만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최소 금액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자산 유형이나 고객 생애 주기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상품이 출시돼야 한다”고 신탁 대중화 방식에 대해 제언했다. 이어 “장기 가입자는 세액공제 혜택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