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마리서치, 인적분할 철회...한화·태광산업은 주주 반발 무시할까 | 2025-07-09 1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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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일부 기업에서 ‘주주 눈치’를 살피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7월 8일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추진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철회했다. 소액주주와 투자사의 거센 반발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역행했다는 지적에 계획을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6월 13일 파마리서치는 투자를 맡은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담당하던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을 추진했다. 기업 측은 신사업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74.28%, 신설법인 25.72%이었다. 그러나 주주 반대가 이어졌다. 중복상장으로 인한 기업 가치 희석과 지배주주의 기업 지배력 강화 시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회사를 나눠 주주 간 이해관계를 뒤섞고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분할은 상장제도를 악용한 사례”라며 “이는 ‘쪼개기 상장’을 경고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정책 기조에 맞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7월 8일 파머리서치는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절차 및 계획서 철회 결정을 내렸다. 손지훈 파마리서치 대표는 “지주사 설립의 취지에 공감하신 주주들도 계셔서 이번 결정이 아쉬울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라며 “더욱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을 바로잡겠다는 기조를 내세웠다.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도 이 같은 취지를 뒷받침한다. 주주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더욱 격렬한 저항과 마주하기도 했다. 태광산업은 6월 말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자사주 소각이 아닌 제3자 이전을 통한 지배력 강화로 해석돼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태광산업도 EB 발행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태광그룹 사례는 상법 개정 후 기업의 자본조달 방식이 새 제도 환경에서 어떻게 조정돼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라며 “법률상 허용되는 구조더라도 전체 주주 이익에 반하면 충돌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평했다. 한화그룹도 3월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당시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에 소액주주를 위해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여 비판 여론은 잦아들었다. 유상증자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지배주주에게 유리하도록 구조 개편이나 승계와 연결될 경우 극심한 주주 반발과 부딪힐 수 있다. 상법 개정안에서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법적으로 요구한다. 경영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면, 이제는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 단순히 법 준수 여부만으로 추진된 전략은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려운 시대가 찾아왔음을 보여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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