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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기투자 필요한 반도체·바이오 마중물 기대	2025-06-27 23:00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한다. 0%대 성장률 위기가 현실화한 상태에서 첨단산업에 '마중물'을 부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27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산업은행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첨단산업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전했다. 첨단산업 지원은 크게 △재원 마련 △증액 △자금 집행 등 세 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먼저 50조원 규모 종잣돈 마련에 속도를 낸다. 정부는 산업은행 산하에 50조원 규모 첨단산업기금을 연내 설치하고 AI·반도체·에너지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낸다. 또 후속 시행령을 개정해 지원 범위도 첨단 제조업에서 콘텐츠·문화산업까지 넓힌다. 여기에 민간 금융, 연기금, 일반 국민까지 참여해 재원 규모를 100조원으로 더 키운다. 첨단전략기금을 모펀드로 놓고, 그 밑에 민간·국민 투자를 받아 자펀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쌓은 재원은 '4중 트랙'으로 첨단산업에 투입한다. 우선 정부는 10년 이상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나 AI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초장기 기술투자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민간 기관 자금에 정책금융을 더하고,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연기금 투자를 매칭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첨단산업기금이 반도체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반도체 팹(공장)에 투자하고, 팹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유관 시설에 투자하는 별도 인프라스트럭처 펀드도 조성한다. 정부는 또 일반 국민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도 설정하되 투자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배당금에는 지방세 제외 14%의 배당소득세가 매겨지는데, 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세율이 최대 45%까지 높아진다. 정부는 국민펀드 배당소득에 물리는 세금에 대해서는 저율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펀드가 손실을 보는 경우 특정 한도 내에서 손실을 메워주는 방안인 이른바 후순위 보강도 병행한다. 특히 무게가 실리는 지점은 바이오 초장기 투자펀드다. 전 세계적으로 놓고 봐도 한국이 잠재력을 갖춘 바이오 분야에서 긴 호흡을 갖고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바이오 육성 인프라는 우수한 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스트래티지앤드(Strategy&)에 따르면, 의료 데이터·병원 수·첨단장비 도입률 등 임상 환경 분야에서 한국의 평점은 지난해 74점으로 일본 72점, 중국 51점, 인도 36점에 앞서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잘 갖춰져 5000만명에 달하는 전 국민 의료 데이터가 있고, 대형 병원들이 앞장서 디지털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해 이 같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PwC·스트래티지앤드가 국가 R&D 예산 중 바이오 비중, 국가 총 R&D 예산 중 기업 투자 비중인 '산업 R&D 투자율' 등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평점은 2점으로 미국 5점, 중국 4점의 절반에 그쳤다. 국내 매출 상위 톱10 기업의 R&D 투자액은 9억달러로 미국 1029억달러, 일본 171억달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가 파격 지원에 나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AI와 바이오가 융합해 새 먹거리를 만들어낼 여지도 충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AI 성장 잠재력은 2023년 기준 0.73점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1위로 중상위권 수준이다. [김정환 기자 /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 장기투자 필요한 반도체·바이오 마중물 기대

2025-06-27 23:00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한다. 0%대 성장률 위기가 현실화한 상태에서 첨단산업에 '마중물'을 부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27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산업은행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첨단산업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 전했다.
첨단산업 지원은 크게 △재원 마련 △증액 △자금 집행 등 세 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먼저 50조원 규모 종잣돈 마련에 속도를 낸다. 정부는 산업은행 산하에 50조원 규모 첨단산업기금을 연내 설치하고 AI·반도체·에너지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낸다. 또 후속 시행령을 개정해 지원 범위도 첨단 제조업에서 콘텐츠·문화산업까지 넓힌다.
여기에 민간 금융, 연기금, 일반 국민까지 참여해 재원 규모를 100조원으로 더 키운다. 첨단전략기금을 모펀드로 놓고, 그 밑에 민간·국민 투자를 받아 자펀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쌓은 재원은 '4중 트랙'으로 첨단산업에 투입한다. 우선 정부는 10년 이상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나 AI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초장기 기술투자 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민간 기관 자금에 정책금융을 더하고,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연기금 투자를 매칭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첨단산업기금이 반도체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반도체 팹(공장)에 투자하고, 팹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유관 시설에 투자하는 별도 인프라스트럭처 펀드도 조성한다.
정부는 또 일반 국민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도 설정하되 투자 위험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배당금에는 지방세 제외 14%의 배당소득세가 매겨지는데, 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세율이 최대 45%까지 높아진다. 정부는 국민펀드 배당소득에 물리는 세금에 대해서는 저율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펀드가 손실을 보는 경우 특정 한도 내에서 손실을 메워주는 방안인 이른바 후순위 보강도 병행한다.
특히 무게가 실리는 지점은 바이오 초장기 투자펀드다. 전 세계적으로 놓고 봐도 한국이 잠재력을 갖춘 바이오 분야에서 긴 호흡을 갖고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바이오 육성 인프라는 우수한 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PwC·스트래티지앤드(Strategy&)에 따르면, 의료 데이터·병원 수·첨단장비 도입률 등 임상 환경 분야에서 한국의 평점은 지난해 74점으로 일본 72점, 중국 51점, 인도 36점에 앞서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잘 갖춰져 5000만명에 달하는 전 국민 의료 데이터가 있고, 대형 병원들이 앞장서 디지털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해 이 같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PwC·스트래티지앤드가 국가 R&D 예산 중 바이오 비중, 국가 총 R&D 예산 중 기업 투자 비중인 '산업 R&D 투자율' 등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평점은 2점으로 미국 5점, 중국 4점의 절반에 그쳤다. 국내 매출 상위 톱10 기업의 R&D 투자액은 9억달러로 미국 1029억달러, 일본 171억달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가 파격 지원에 나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시급해졌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AI와 바이오가 융합해 새 먹거리를 만들어낼 여지도 충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AI 성장 잠재력은 2023년 기준 0.73점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1위로 중상위권 수준이다.
[김정환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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