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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 교체될 수도”···지금 주목해야 할 관계는 ‘네타냐후-푸틴’입니다 [★★글로벌]	2025-06-16 19:36
‘이란 VS 이스라엘·친서구’ 구도 변곡의 열쇠 쥔 ‘네타냐후-푸틴’ 우크라전서 드론으로 도운 이란 전세 뒤집으려면 푸틴 지원 필요 푸틴, 중동패권 사실상 포기상태 네타냐후와도 십 수년 협력 관계 두 스트롱맨 관계, 역사 바꿀 판 ‘이들의 특수관계는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미리 말씀드리자면 네타냐후와 ‘트럼프’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푸틴’입니다. 이란을 상대로 이스라엘 네타냐후가 명운을 건 중동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지난 수 십년 간 ‘이란 세력 vs 이스라엘·친서방 아랍국가’로 짜인 중동의 대결 구도에서 이란 세력이 완전히 와해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핵 프로그램 제거를 명분으로 도발 버튼을 누른 네타냐후는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쟁 매파인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을 말리지도, 그렇다고 크게 돕지도 않는 트럼프의 방관자적 스탠스를 발판 삼아 공격을 장기화할 태세입니다. 지난 1년여간 이란의 대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척결한 기세를 몰아 이제는 위협의 근본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대체 네타냐후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입니다. 관련 답변으로 지정학 전문가들은 의외로 네타냐후의 후원자 격인 트럼프보다 ‘러시아 푸틴’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란을 상대로 러시아가 방패막이 역할을 할지가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판세를 좌우할 변수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왜 푸틴이라는 이름이 나오냐고 묻겠지만 네타냐후와 푸틴은 역사적으로 의외의 브로맨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1996년 첫 총리 재임 후 18년간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습니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은 2000년부터 25년간 장기집권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2018년 한 해에만 세 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할 만큼 푸틴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습니다. 일례로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 세계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며 제재에 동참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대열에 단 한발짝도 내디딘 적이 없습니다. 반대로 네타냐후가 두 번째 총리 임기 중 시리아를 공격한 적이 있는데 당시 푸틴의 허락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주지하듯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최대 후원국입니다. 두 스트롱맨 간 밀착의 시간은 고작 5년의 집권 기록을 쓰고 있는 트럼프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입니다.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특수 관계는 이스라엘이 얼마나 영리하게 미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줄타기 외교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중동은 대미 영향력을 견제하면서 에너지·무기 사업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1960~70년대 개발도상국 중 인도, 이집트에 이어 러시아의 3위 교역국이었습니다. 이란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스라엘은 우호적 관계를 맺으며 적의 우군을 내 우군으로 만들어왔던 것이죠. 그런데 2022년 ‘내 우군’의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입니다. 이어 2023년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란의 그림자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차례로 격퇴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들에 대한 러시아의 그립감이 크게 약화한 것을 실감했습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러시아 역시 자국 영토인 쿠르스크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중동 정세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죠.(러시아는 북한군까지 끌어들여야 할 만큼 본토 대응에 분주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서방을 상대로 저항의 중심인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푸틴의 관심과 지원이 이렇듯 이례적으로 방치되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물론 이란의 목까지 칠 태세입니다. 특히나 이번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네타냐후의 공격은 러시아와 이란 간 과거 핵 교류를 고려할 때 대단히 민감한 이슈임에도 네타냐후는 도발 버튼을 눌렀습니다. 또 무능한 아사드 정권의 시리아와 달리 이란 하메네이 정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자국산 드론을 대거 공급하며 푸틴을 도왔습니다. 푸틴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에 이어 이란 정권의 몰락까지 네타냐후의 도발을 묵인하고 방치할까요. 관련해서 푸틴은 지난달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군 대표단과 악수하고 포옹하며 특별 대우를 했습니다. 푸틴이 이란을 상대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네타냐후만큼이나 러시아에 자국 병력을 지원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숨죽이며 지켜볼 것입니다. 오는 가을이 되면 지금의 이란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미국의 초당적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프레드릭 켐프 회장은 작년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 과정에서 이미 러시아는 중동 지역 패권을 포기했다고 진단합니다. 레짐 체인지를 포함하는 이란의 운명과 아랍 세계의 패권이 전쟁 매파이자 역사적 스트롱맨으로 기록될 두 인물의 특수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 정권 교체될 수도”···지금 주목해야 할 관계는 ‘네타냐후-푸틴’입니다 [★★글로벌]

2025-06-16 19:36

‘이란 VS 이스라엘·친서구’ 구도
변곡의 열쇠 쥔 ‘네타냐후-푸틴’
우크라전서 드론으로 도운 이란
전세 뒤집으려면 푸틴 지원 필요
푸틴, 중동패권 사실상 포기상태
네타냐후와도 십 수년 협력 관계
두 스트롱맨 관계, 역사 바꿀 판

‘이들의 특수관계는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미리 말씀드리자면 네타냐후와 ‘트럼프’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푸틴’입니다.
이란을 상대로 이스라엘 네타냐후가 명운을 건 중동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지난 수 십년 간 ‘이란 세력 vs 이스라엘·친서방 아랍국가’로 짜인 중동의 대결 구도에서 이란 세력이 완전히 와해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핵 프로그램 제거를 명분으로 도발 버튼을 누른 네타냐후는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쟁 매파인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을 말리지도, 그렇다고 크게 돕지도 않는 트럼프의 방관자적 스탠스를 발판 삼아 공격을 장기화할 태세입니다.

지난 1년여간 이란의 대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척결한 기세를 몰아 이제는 위협의 근본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대체 네타냐후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입니다.
관련 답변으로 지정학 전문가들은 의외로 네타냐후의 후원자 격인 트럼프보다 ‘러시아 푸틴’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란을 상대로 러시아가 방패막이 역할을 할지가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판세를 좌우할 변수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왜 푸틴이라는 이름이 나오냐고 묻겠지만 네타냐후와 푸틴은 역사적으로 의외의 브로맨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1996년 첫 총리 재임 후 18년간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습니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은 2000년부터 25년간 장기집권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2018년 한 해에만 세 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할 만큼 푸틴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습니다.
일례로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 세계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며 제재에 동참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대열에 단 한발짝도 내디딘 적이 없습니다.
반대로 네타냐후가 두 번째 총리 임기 중 시리아를 공격한 적이 있는데 당시 푸틴의 허락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주지하듯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최대 후원국입니다.

두 스트롱맨 간 밀착의 시간은 고작 5년의 집권 기록을 쓰고 있는 트럼프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입니다.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특수 관계는 이스라엘이 얼마나 영리하게 미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줄타기 외교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중동은 대미 영향력을 견제하면서 에너지·무기 사업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은 1960~70년대 개발도상국 중 인도, 이집트에 이어 러시아의 3위 교역국이었습니다.
이란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스라엘은 우호적 관계를 맺으며 적의 우군을 내 우군으로 만들어왔던 것이죠.
그런데 2022년 ‘내 우군’의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입니다. 이어 2023년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란의 그림자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차례로 격퇴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들에 대한 러시아의 그립감이 크게 약화한 것을 실감했습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러시아 역시 자국 영토인 쿠르스크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중동 정세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죠.(러시아는 북한군까지 끌어들여야 할 만큼 본토 대응에 분주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서방을 상대로 저항의 중심인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푸틴의 관심과 지원이 이렇듯 이례적으로 방치되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물론 이란의 목까지 칠 태세입니다.
특히나 이번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네타냐후의 공격은 러시아와 이란 간 과거 핵 교류를 고려할 때 대단히 민감한 이슈임에도 네타냐후는 도발 버튼을 눌렀습니다.
또 무능한 아사드 정권의 시리아와 달리 이란 하메네이 정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자국산 드론을 대거 공급하며 푸틴을 도왔습니다.
푸틴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에 이어 이란 정권의 몰락까지 네타냐후의 도발을 묵인하고 방치할까요.
관련해서 푸틴은 지난달 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군 대표단과 악수하고 포옹하며 특별 대우를 했습니다.
푸틴이 이란을 상대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네타냐후만큼이나 러시아에 자국 병력을 지원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숨죽이며 지켜볼 것입니다.
오는 가을이 되면 지금의 이란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미국의 초당적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프레드릭 켐프 회장은 작년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 과정에서 이미 러시아는 중동 지역 패권을 포기했다고 진단합니다.
레짐 체인지를 포함하는 이란의 운명과 아랍 세계의 패권이 전쟁 매파이자 역사적 스트롱맨으로 기록될 두 인물의 특수관계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