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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예산 47조중 절반 엉뚱한곳 쓰여" 2024-06-11 20:15

그린스마트스쿨,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 관광사업체 창업 지원 사업. 저출생과 무관하지만 저출생 대응 예산이 들어간 사업들이다. 지난해 집행된 저출생 대응 예산 중 절반이 저출생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년간 3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저출생 대응을 위해 쏟아부었지만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부 정책의 '민낯'이다. '백화점'식이던 저출생 예산의 전면 재구조화를 통해 최적의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저출산 예산 재구조화 필요성 및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한성민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지난해 집행된 저출생 대응과제 142개에 투입된 예산 47조원 중 저출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핵심 과제 예산은 23조500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142개 사업의 47조원 중 저출생과 연관성이 낮은 58개 사업 23조5000억원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목적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세부 사업이 저출생 대책에 포함돼 있던 점이 지금까지 저출생 대응 사업의 성과가 낮은 핵심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안수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교 단열성능 개선, 태양열 설비 설치 지원 목적으로 저출생과 연관성이 없는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이 2021년, 2022년 저출생 사업으로 분류돼 2조1000억원이 저출생 예산으로 잡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청년과 기업, 정부가 공동으로 적립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도 2021년과 2022년 저출생 대책으로 분류돼 있었다.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2조7000억원이다. 또 내일배움카드 사업, 웹툰창작·교육공간 조성 사업,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사업, 군인 인건비·군무원 인건비, 근로자 휴가비 지원 사업, 관광사업체 창업 지원 사업 등 저출생과 연결고리가 약한 사업들까지 대거 저출생 대응 사업에 포함됐다.
이날 전문가들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부풀려진 저출산 과제·예산을 정리하고, 연관성이 큰 정책과제에 예산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우리나라 경제 규모, 초저출생의 시급성과 예산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저출생 극복에 효과적이라고 인식되는 일·가정 양립과 돌봄·양육 지원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20조원 이상 투입된 주거 지원은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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