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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투자한 '테라파워'… 꿈의 원전 'SMR' 美서 첫삽 2024-06-11 20:03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하고 SK가 투자한 원자력 기술 혁신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첫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에 착수했다.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기술로 4세대 SMR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그린 에너지 사업에 방점을 찍고 있는 SK그룹도 테라파워의 주요 주주로서 향후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SK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테라파워의 SMR 실증단지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를 완공하고 상업운전에까지 돌입할 방침이다.
SMR은 건설에만 10년 이상 걸리는 기존 대형 원전을 소형화한 것으로, 발전 용량은 적지만 건설 기간을 3년 이내로 최소화해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안정성이 높을 뿐 아니라 핵 폐기물이 적어 친환경 미래 에너지시설로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탈탄소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
안전하고 풍부한 청정 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2008년 빌 게이츠가 창업한 테라파워는 고온인 핵연료를 식히는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기존 '경수로 원자로'와 달리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는 4세대 SMR(비경수로 SMR)을 표방한다. 4세대 SMR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진 테라파워가 미국 기업 최초로 해당 시설 착공에 나선 만큼 기존 SMR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나트륨은 물보다 훨씬 높은 880도에 끓기 때문에 고온에서 가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또 물을 사용하지 않아 오염수가 발생하지 않고 발전 후 핵폐기물이 경수로 원자로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테라파워 실증단지는 빌 게이츠의 오랜 친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소유한 전력 회사 퍼시피코프 내 석탄화력발전소 용지에 345㎿(메가와트)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25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테라파워는 이번 실증단지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 에너지부가 주도하는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의 일환으로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지원받으며 기술력을 검증했다. 2022년에는 SK(주)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당시 환율 기준)를 투자받으며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은 SK, 테라파워와 4세대 SMR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4세대 SMR 기술 활성화가 본격화되면 초기 투자자로 나선 SK그룹이 기술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향후 실증과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SMR 사업을 펼쳐 나갈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각종 장비 시설이 폭증하며 기존 원전보다 짧은 시간에 소규모로 건설 가능한 SMR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 전력 발전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26년까지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가상화폐 부문에서는 전력 소비가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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