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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격경영 예고 … "과감히 도전해 변화 주도" 2024-02-12 19:4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신년 첫 글로벌 경영 행보로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생산기지를 찾았다.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하라"면서 올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봤다. 스름반에서 현재 1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2공장은 2025년에 최종 완공된다.
스름반 공장에서는 2024년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지름 21㎜, 높이 70㎜ 규격의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전동공구와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된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 과감한 도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그는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전동공구와 전기차 글로벌 시장 성장이 둔화한 데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담대한 투자' 발언은 업황에 위축되지 않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나가면서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지난해 4분기 7조55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2023년 연간 시설 투자 비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3조1000억원이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늘어난 고대역폭메모리(HBM)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지난해 HBM 시설 투자를 2.5배 이상 늘렸는데, 올해도 그 정도 수준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름반 방문에 이어 지난 10일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 기업 '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시아 최대 매장을 찾아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이 회장이 명절에 해외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의 삼성전자 R&D센터와 이집트의 삼성전자 TV·태블릿 공장을 찾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삼성물산 네옴시티 터널 공사 현장도 방문했다. 이 회장이 명절에 해외를 찾는 것은 사업 구상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찾아 격려하려는 목적도 있다. 올해도 이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 사항을 경청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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