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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SMR 경쟁 한창인데 … 韓은 지원법 1년째 국회서 낮잠 2023-09-18 20:01

불과 6~7년 뒤부터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전(SMR)이 속속 상용화될 전망이다. SMR은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급 이하의 소형 원전을 말한다. 기존 원전에 비해 크기를 100분의 1 규모로 압축했음에도 발전 효율이 더 높다는 게 특징이다. 탄소배출을 크게 감축할 수 있고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까지 높다. 전력이 추가로 필요한 지역에 설치하면 송배전 시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대기업은 일찌감치 SMR 산업의 폭발력에 주목하고 미국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SMR 산업을 지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난해 11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중소형 원자로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안(SMR 지원법)'을 시작으로 SMR 산업 육성을 위한 법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SMR 지원법은 중소형 원자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담고 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해 그 결과와 보완 대책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중소형원자로시스템의 진흥 특구를 지정하거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중소형원자로시스템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진흥 정책과 발전 계획 등을 심의하는 방안도 담겼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SMR 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키우는 분위기다. 미국 뉴스케일파워는 SMR 상용화 시기를 2029년으로 제시하고 사업 진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다른 SMR 설계기업인 미국 엑스에너지는 지난 6월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와 손잡고 텍사스에 2029년까지 SMR을 짓기로 계약했다.
일본 히타제작소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합작사인 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SMR을 건설한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8년으로 1년 더 앞선다. 폴란드 등 유럽 국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정부 차원에서 SMR 건설을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관련 기업이 사업 경험을 쌓기 위해선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간 협의를 통해 SMR 시범 건설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입법을 위한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11번째 심사인데 이번에 문턱을 넘지 못하면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국정감사가 있는 다음달에는 법안소위가 없어 오는 11월에 12번째 시도를 할 수는 있으나 사실상 '총선 모드'에 들어가는 시점이라 더 가능성이 작다는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되면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고준위 특별법은 차기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고준위 특별법에 대한 여야의 핵심 쟁점은 '중간저장시설 유무'와 '계속 운전 여부' 두 가지다. 여당은 원전 지역 내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원전 용지에 쌓아둔 사용 후 핵연료를 별도로 보관할 중간저장시설을 2050년, 최종처분시설을 2060년까지 짓겠다는 점을 법에 명시하고 계속 운전을 감안해 운영 허가 기간에 발생량을 기준으로 저장시설 규모를 정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야당은 원전 용지 내 임시저장시설이 사실상 중간저장시설 역할을 하고 있어 별도로 지을 필요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저장시설 규모도 계속 운전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수명을 기준으로 책정하자는 의견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이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는 빠르게 늘고 있다. 1978년 첫 원전 가동 이후 쌓인 사용 후 핵연료는 이미 1만8600t에 달한다. 원전별로 보면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원전(2031년), 고리원전(2032년), 월성원전(2037년), 신월성원전(2042년), 새울원전(2066년) 순으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될 전망이다. 원전 가동률을 더 높이면 예상 포화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
원전이 있는 지자체도 고준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친원전·탈원전 여부를 떠나 고준위 특별법은 무조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세대가 원전을 활용하고 남은 폐기물 처리를 미래 세대에 떠넘기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야당은 신규 원전 건설의 명분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 수요 감당과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설비 용량이 늘어나야 한다"며 "그중 원전은 고준위 방폐장이 2050년까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잇달아 발의한 '해상풍력 특별법'도 국회에 표류 중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해상풍력 보급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보다 앞서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해상풍력 보급 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여야의 무관심 속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송광섭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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