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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거래 급증 … 상반기 빗썸서 3조4천억원 국외 송금 2023-09-18 20:07
국내외 코인 거래소 간 시세 차익을 노린 차익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해외 시세 조작 세력이 국내 거래소로 코인을 대거 이동시켜 놓고 가격을 끌어올린 것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다.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다시 코인을 옮기면서 시세 차익을 얻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서만 3조4000억원 상당의 코인이 해외 거래소로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금액이 40% 줄었지만 송금 건수는 크게 늘었다.
18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이 빗썸에서 해외 거래소를 비롯한 해외 사업자로 보낸 코인이 3조3989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팍스에서 해외 거래소로 보낸 코인은 123억원 수준이다.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은 업무상 비밀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다만 업비트는 점유율(82.0%)이 빗썸(14.2%)의 4배 가까이 돼 국내 투자자들이 업비트에서 해외 거래소로 보낸 코인 규모도 수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빗썸이 해외 사업자로 보낸 코인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5조7458억원 대비 40.8% 감소했다. 반면 송금 건수는 23만130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2만4048건)에 비해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건당 평균 송금액은 1469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가상자산 인기가 크게 사그라들었지만 송금 건수가 늘어난 건 국내와 해외 사이에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시세 차익을 위한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와 해외의 시세 차익을 이용한 거래 사례도 최근 속속 관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해외 투자사(VC)의 사이버커넥트 코인 국내 매도 사례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아캄에 따르면 지난 1일 가상자산 전문 트레이딩 회사이자 투자사인 DWF랩스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에서 사이버커넥트(당시 시세 약 19억원) 17만개가 빗썸으로 이동했다. 지난 1~2일 사이 해당 코인의 김치 프리미엄(국내와 해외 가격 차)이 100%를 넘나들었던 만큼 이를 노린 거래로 보인다.
문제는 DWF랩스가 경영진이 모두 외국인으로 이뤄진 해외 법인이라는 점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법인 계좌 사용이 사실상 금지돼 있다. 국내외 거래소 간 코인 이동 시 적용하는 트래블 룰에 따라 해외에서 국내로 코인을 보내려면 신원인증(KYC)이 된 계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해외 VC가 한국인만 거래 가능한 국내 거래소에서 한국인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사용해 매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차명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딱히 제재할 법적 근거가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트래블 룰 제도 도입 등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나 시장에서 그 효과는 크지 않다"며 "국내와 해외의 시세 차익 등 가상자산을 통한 편법과 불법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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