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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우려에도 장기채 투자자는 ‘신바람’, 왜? 2023-03-19 07:02
글로벌 금융권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커졌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자 채권 금리가 급락(채권 가격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16일 기준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등은 최근 3거래일간 10%가량 올랐다. 미국 채권 투자 상품도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는 SVB 사태 이후 5거래일 동안 5%가량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채권형 상품도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로, 55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10년물을 추종하는 ‘TIGER 미국채10년선물’ ETF도 올해 5% 정도 올랐고 개인투자자들은 1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장기채 수요가 늘어난 것은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채권은 분모인 현금 흐름(쿠폰)이 고정돼 있으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그러나, 채권 듀레이션을 따라 금리 변동폭에 따른 가격 변화가 다르다. 듀레이션은 ‘평균적인 투자 만기 기간’ 정도의 개념으로, 주식의 변동성을 뜻하는 베타와 비슷하다. 듀레이션이 긴 채권은 금리에 민감하므로 똑같이 금리가 1% 움직여도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반대로,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은 금리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므로, 똑같이 금리가 1% 등락해도 가격 변동성이 낮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하이일드 채권처럼 듀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짧은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앞으로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반대 논리로, 듀레이션이 긴 채권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편이 낫다. 통상 금리가 내릴 땐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 듀레이션이 긴 채권일수록 금리 민감도가 높아 가격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우량 채권보다 국채 투자가 더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국채는 중도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국채가 아닌 우량 채권은 평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중도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며 “비록 국채 금리가 우량 회사채(공공기관채)보다 금리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은행 이자보다는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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