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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샤넬 디올도 찜한 곳” 내년 7월까지 이미 예약 끝났다는 이 호텔 2023-03-18 20:20
요즘 여행자들에게 호텔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호텔에는 그 지역 의식주 문화는 물론 지역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마치 축소된 사회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주변에 여행 좀 한다는 사람을 보면 숙소 선택에 유독 까다로운 부류가 있다. 심지어 호텔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고르기도 한다.
패션·시계 등 명품 브랜드도 호텔 사업에 하나둘씩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각 브랜드만의 개성을 담은 숙박업소도 많아졌다. 세상은 넓고 좋은 호텔은 너무나도 많다. ‘경험을 돈으로 사는 시대’를 사는 여행자에게 선택지가 많아진 건 좋지만 반대로 옥석을 가려내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호텔은 식상하고 검증 안 된 부티크 호텔은 불안하다는 입맛 까다로운 여행자를 위해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정통 유럽식 호텔 그룹을 소개한다.
1870년 외트커(Oetker) 가문이 독일 바덴바덴에서 시작한 외트커 컬렉션(Oetker Collection)이다. 외트커 컬렉션은 2023년 2월 현재 유럽과 미 대륙 등 전 세계에서 최고급 호텔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외트커 컬렉션은 자신들이 보유한 호텔을 칭할 때 ‘부동산(Property)’이라는 말 대신 ‘명작(Masterpiec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블랙핑크는 물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비욘세, 마돈나, 켄달 제너 등 내로라하는 스타가 외트커 컬렉션의 ‘걸작 호텔’에 묵어갔다.
외트커 컬렉션의 모기업은 ‘외트커’라는 독일 가족 회사다. 베이킹파우더, 냉동식품을 만드는 회사로 기업 전체를 놓고 볼 때 호텔업은 비중이 1%도 안 된다.
외트커 컬렉션에는 총 12개 호텔이 있다. 외트커 컬렉션이 시작된 독일 ‘브레너스 파크 호텔&스파(Brenners Park-Hotel&Spa)’, 프랑스 최고 럭셔리 호텔로 꼽히는 ‘르 브리스톨 파리(Le Bristol Paris)’, 스위스 제네바 유일 전 객실 스위트룸으로 구성한 5성 호텔 ‘더 우드워드(The Woodward)’, 올여름 오픈 예정인 이탈리아 카프리섬의 ‘호텔 라 팔마(Hotel La Palma)’를 포함해 유럽 대륙에만 8곳이다.
나머지 캐리비안해 생 바트(St. Barths) 섬과 앤티가(Antigua) 섬,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팜 비치(2024년 오픈 예정)에 4곳이 있다. 12개 중 4개 호텔만 외트커 가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호텔은 운영 계약을 맺었다.
외트커 컬렉션이 호텔을 개발하거나 운영 계약을 맺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사성과 건축미다. 최신식 마천루 빌딩을 짓고 호텔 간판을 내거는 건 외트커 컬렉션과 가장 거리가 먼 방식이다. 역사를 품은 장소에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위주로 컬렉션에 포함할 호텔을 철저하게 가려낸다.
미키 마스야마 외트커 컬렉션 아시아 세일즈 총괄이사는 “외트커 컬렉션의 정체성은 ‘가족(Family)’ ‘기품(Elegance)’ ‘진정성 있는 친절(Genuine Kindness)’, 세 가지 단어로 설명된다”고 말한다.
외트커 컬렉션은 가족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기에 가족 친화적인 것을 중요시 생각한다. 성을 개조한 호텔에도 키즈룸을 꼭 넣는다. 외트커 컬렉션 호텔 대부분은 카드키가 아닌 쇠로 열쇠를 사용한다. 외출할 때 열쇠를 프런트에 맡길 때 자연스럽게 직원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외트커 컬렉션이 다른 브랜드 호텔 그룹과 다른 점은 각각의 호텔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호텔 이름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브랜드 이름 뒤에 개별 호텔 이름이 따라 나오는 것과 달리 외트커 컬렉션은 항상 호텔 이름이 먼저다.
브랜드를 앞세우기보다는 개별 호텔의 개성을 지키고 각각이 주목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운영을 해왔다. 르 브리스톨 파리의 존재는 많이 알려졌지만 르 브리스톨 파리가 외트커 컬렉션 호텔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유다.
외트커 컬렉션은 급이 다르다. ‘스타들의 스타’다. 세계적인 배우와 가수는 물론 샤넬이나 디올 같은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조차도 외트커 컬렉션에 대해서는 경외심을 갖는다.
프랑스 남부 앙티브(Cap d’Antibes)에 위치한 ‘호텔 두 캡 에덴 록(Hotel Du Cap-Eden-Roc)’이 특히 그렇다. 이 호텔에서 샤넬은 크루즈라인 패션쇼를 열었고 디올은 나탈리 포트만이 출현한 향수 광고를 촬영했다.
호텔 두 캡 에덴 록이 가장 바빠지는 시즌은 5월 깐느 영화제 기간이다. 깐느 영화제 때 호텔 두 캡 에덴 록에 묵었는지를 기준으로 그 사람의 영향력과 스타성을 평가한다는 소리까지 나돈단다.
외트커 컬렉션 대부분 호텔 재방문율이 70%에 육박한다. 단골 대부분 호텔에 머물면서 내년 예약을 하고 가기 때문에 7~8월 성수기 때는 방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 올림픽 위원회가 지정하는 VIP 호텔에 포함되면서 188개 객실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선점됐고 나머지 일반 고객 예약도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다.
미키 마스야마에게 팬데믹 이후 호텔 정상화 정도에 대해 묻자 “100%”라는 답이 돌아왔다. 외트커 컬렉션 매출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여행객의 힘이 컸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이 파리 여행을 많이 오면서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돈다.
코로나 이전 시장 점유율을 가장 크게 차지하는 건 유럽인이었는데 팬데믹 이후 미국 사람이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고 국경을 열면서 외트커 컬렉션이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한국과 싱가포르다.
“한국 사람들은 실행력이 있어요.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죠. 원하면 바로 가는 사람들이에요. 고급 호텔, 럭셔리 시장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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