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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도 부동산세제는 어려워 2021-07-22 13:31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복잡한 부동산 세제가 일으키는 혼란에서 예외일 순 없었다. 현재 당·정은 만 60세 이상 1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주택 매각·증여·상속 시점까지 미뤄주는 '납부유예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이 이를 또 다른 개념인 '과세이연제'로 잘못 혼용해 쓰고 있다. 홍 부총리도 꼭 같은 실수를 범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저소득 1주택 고령자를 대상으로 종부세 부담 완화책을 추진하겠다며 "종부세 개편안 검토 초기부터 (정부가) 과세 이연에 관한 아이디어를 낸 만큼 이 제도를 도입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진짜 뜻한 건 '납부유예제'이지만 이를 '과세이연제'로 잘못 발언한 것이다. 기획예산처 출신으로 꼼꼼한 '예산통'인 홍 부총리조차 세제에 대한 엄밀함은 살짝 놓친 게 드러난 대목이다.
종부세는 매해 6월 1일 기준으로 세액, 즉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고지세목이다. 따라서 종부세를 연기해준다는 건 이미 확정된 세금에 대해 납부 시점만 훗날 재산 처분시까지 미뤄주는 납부유예제를 의미한다.
반면 과세이연제는 세액 책정 절차가 훗날 재산 처분 시점에 이르러서 비로소 개시되는 제도로, 납부유예제와는 다르다. 미국의 주택 양도소득세 과세이연제가 대표적이다. 거주하던 주택을 매각한 대금으로 더 비싼 주택을 구입할 때는 차익에 대한 양도세 과세를 유예했다가, 최종 현금화 시점에서 과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차이가 있는 두 개념을 한 데 섞어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종부세 납부유예제를 직접 발의한 의원들조차 두 개념을 구분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도 의원들 간에 혼선이 일자,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러면 결국은 부총리께서도 말씀을 잘못하신 거지않나"고 물었고 김태주 기재부 세제 실장은 "그 순간에 약간 혼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만 60세 이상 ▲1가구 1주택 실거주자 ▲직전 연도 소득 3000만원 이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납세자에 한해 종부세 납부 시기를 늦추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요건이 엄격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소위에서 "기왕에 과세 납부유예 제도 할 것 같으면 기준을 더 완화할 필요가 있지 않냐"며 "굉장히 타이트하게 하는 것 같다. 기준이 너무 낮게 설정돼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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