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SVB 사태가 터졌고, 글로벌 증시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하는 듯합니다. 오늘 국내 증시도 SVB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SVB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방안도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SVB 모회사인 SVB Financial Group(SIVB)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투자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스타트업 기업들과 주로 거래하던 SVB(실리콘밸리뱅크_이하 SVB)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 가격이 하락해, 자본 조달에 나섰지만 실패하면서 뱅크런 사태가 나타난 겁니다.
좀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사건의 진상은 이렇습니다. SVB는 벤처기업들로부터 유치한 예금을 대출로 운용해야 하는데, 예금 증가대비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매우 적었습니다. 그래서 SVB는 채권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자금을 풀었던 미국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를 만나게 되고,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게 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SVB는 채권에 투자한 자산가치가 크게 훼손되게 됩니다.
기업들은 자금 인출을 요구하는데, SVB는 돈을 주기 위해서 손실중인 국채를 매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위기를 인지한 투자자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하기 시작하면서 ‘뱅크런’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 금융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중소형 금융사들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현재 옐런 美 재무부장관은 SVB 파산과 관련해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리고 예금자들(스타트업 등)의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서 비공개로 SVB에 대한 경매를 진행중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매각 대금을 예금자들의 예금 보전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은 SVB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경매 최종 입찰은 일요일에 마감되지만, 여러 차례 유찰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도 매각 실패에 대비해, 플랜B 대응책을 마련 중인데요. ‘모든 비보험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정치적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를 좌시할 경우, 벤쳐회사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태를 막을 수 있을 때 조기 진압하는게 최선임을 알고 있을 겁니다.
월요일 한국증시 대응 전략은?
SVB 사태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2008년 리먼사태 이후, 미국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은 매우 양호해졌기 때문에 과거 리먼사태와 같은 충격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미국 정부가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즉 이번 한주 동안은 냉랭한 시장 분위기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게다가 한국시간으로 화요일 밤 9시30분에는 미국 2월 CPI가 발표됩니다.
현재 3월 FOMC에서 50bp 기준금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2월 CPI가 안 좋게 나올 경우 시장은 한차례 더 충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지난주 후반부터 제가 현금비중 확대를 말씀드렸는데, 이번 한주 동안도 보수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대응하는게 좋습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 듯이, 돌발 악재를 견뎌내면 저가에 매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항상 왔습니다. 이번 조정은 투자자에게 결국 좋은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잘 활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