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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스로 지갑’을 열다…x402가 여는 기계 경제 시대	2025-11-12 10:30
‘WWW 35년’ 패러다임이 바뀐다 코인베이스-클라우드플레어 ‘x402 동맹’ 구글-비자까지 참전… 웹 결제 지형 대격변 인간 겨냥 ‘디지털 광고’ 한계 AI가 API 이용료·구독료 직접 지불 M2M(기계 간 거래) 경제 ‘성큼’ AI가 돈 쓰는 인터넷, x402 프로토콜로 구현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되는 ‘NET 달러’ ‘결제(x402)’와 ‘신원확인(ERC-8004)’의 결합 애틀랜타 연준·a16z도 주목한 ‘자율 AI 경제’ 기반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지시를 받는 ‘비서’를 넘어,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구매하고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는 ‘기계 경제(M2M)’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웹 인프라 공룡 클라우드플레어가 손잡고 내놓은 결제 표준 ‘x402 프로토콜’이 있다. 9일 웹3 리서치·컨설팅 회사 타이거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x402 기반 온체인 트랜잭션(거래 내역)은 18만배 이상 폭증하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x402스캔’에 따르면 전체 x402 거래 데이터가 존재하는 올해 5월 초 49건에 그쳤던 x402 기반 총 트랜잭션(거래내역)은 지난 10월 말 기준 910만2400건으로 무려 18만5700배 이상 급증했고, AI에이전트간 기계간 거래(M2M) 규모도 같은 기간 39달러에서 680만9300달러로 17만4000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인터넷 경제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 ‘광고’ 보던 인간에서 ‘결제’하는 기계로 지금까지의 웹 경제는 ‘광고’와 ‘구독’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였다. 사람이 직접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광고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웹을 탐색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기계는 광고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웹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창작자에게 건당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것이라 전망한다. 가령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건강 분석을 위해 유전자 데이터 API를 0.15달러에 호출하고, 연구 논문을 0.03달러에 구매하는 식이다. 문제는 현재의 결제 시스템이 전적으로 ‘사람의 개입’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AI가 수백개의 유료 서비스에 접근할 때마다 사람이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누를 수는 없다. 인터넷을 지탱해온 수익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x402는 바로 이 ‘결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술 표준으로 등장했다. ◆ 코인베이스·클라우드플레어 ‘x402 동맹’… 구글·비자도 참여 x402는 1990년 ‘WWW’의 등장 이래 35년간 사실상 사장됐던 웹 표준 HTTP ‘402(Payment Required, 결제 필요)’ 코드를 블록체인 기술로 부활시킨 것이다. AI가 유료 API나 데이터에 접근을 요청하면, 서버는 결제액과 지갑 주소가 담긴 ‘청구서(402 응답)’를 보낸다. AI는 이 청구서를 받아 즉시 스테이블코인(USDC 등)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데이터를 받아온다. 사람의 승인이나 복잡한 회원가입, 카드 인증 절차가 완전히 생략되는 셈이다. 이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됐다. 코인베이스가 프로토콜 설계를 주도했다면, 전 세계 웹 트래픽을 관장하는 클라우드플레어는 ‘x402 재단’을 공동 설립하며 ‘인프라’를 장악했다. 코인베이스의 결제 규칙이 클라우드플레어의 ‘웹 고속도로’에 깔리는 격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한발 더 나아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NET 달러’ 발행과 구독 모델을 위한 ‘연기 결제’ 방식까지 제안하며 생태계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구글 역시 AI 에이전트 간 소통 프로토콜(AP2)에 x402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제 결제 네트워크 강자 비자(Visa)도 관련 프레임워크를 내놓는 등 전통 금융사까지 ‘기계 경제’ 시장에 참전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투자업계와 기술 전문가들 역시 x402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필수 인프라’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최근 발간한 ‘2025년 가상자산 현황(State of Crypto 2025)’ 보고서를 통해 “x402는 AI가 직면한 결제 및 정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접근 방식 중 하나”라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다. AI가 자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x402가 그 해답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 ‘지갑(x402)’과 ‘신분증(ERC-8004)’의 결합 시장이 반응하자 x402 생태계 내부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AI와 서버 사이에서 결제를 검증하고 정산하는 ‘퍼실리테이터(중개자)’가 핵심이다. 초기 투기성 밈코인(PING)의 광풍이 잦아들자, 실제 인프라 가치를 지닌 프로젝트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페이AI(PayAI)’는 개발자들이 x402 결제를 쉽게 도입하도록 돕는 인프라로 주목받으며 최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도 언급됐다. 코인베이스가 직접 투자한 ‘카이트 AI(KITE AI)’는 한발 더 나아가 AI에게 ‘에이전트 여권(Agent Passport)’이라는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하는 전용 블록체인을 구축, AI의 신원과 지출 한도를 통제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x402가 AI의 ‘지갑’이라면, 이더리움 표준인 ‘ERC-8004’는 AI의 ‘신원증명’ 역할을 하며 두 기술이 기계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룰 것으로 본다. AI가 누구이며 신뢰할 수 있는지(ERC-8004) 증명하고, 스스로 대가를 지불(x402)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더리움 재단의 dAI 팀을 이끄는 데이비드 크라피스는 최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디크립트와 인터뷰에서 “x402가 결제 문제를, ERC-8004(AI 신원 표준)가 신뢰 문제를 해결한다”며 “이 둘은 진정한 자율 AI 경제를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x402를 설계한 코인베이스의 에릭 레펠과 구글의 조던 엘리스가 이 신원 표준을 공동 제안했다는 사실은, x402가 코인베이스를 넘어 구글 등 빅테크가 참여하는 거대 웹 표준으로 진화 중임을 시사한다. ◆ ‘검색’에서 ‘지불’로… 인터넷 문법 바뀐다 물론 x402는 이제 막 첫발을 뗀 초기 단계 기술이다. 결제 안정성, 보안, 법적 책임 소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인터넷이 ‘정보 교환망’에서 ‘가치 교환망’으로 근본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x402를 AI 시대의 핵심 결제 솔루션 중 하나로 지목했다. 코인베이스가 쏘아 올린 ‘AI 결제’ 신호탄이 웹의 기본 문법을 ‘검색’에서 ‘지불’로 바꾸며, AI가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인터넷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스스로 지갑’을 열다…x402가 여는 기계 경제 시대

2025-11-12 10:30

‘WWW 35년’ 패러다임이 바뀐다
코인베이스-클라우드플레어 ‘x402 동맹’
구글-비자까지 참전… 웹 결제 지형 대격변
인간 겨냥 ‘디지털 광고’ 한계
AI가 API 이용료·구독료 직접 지불
M2M(기계 간 거래) 경제 ‘성큼’
AI가 돈 쓰는 인터넷, x402 프로토콜로 구현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되는 ‘NET 달러’
‘결제(x402)’와 ‘신원확인(ERC-8004)’의 결합
애틀랜타 연준·a16z도 주목한 ‘자율 AI 경제’ 기반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지시를 받는 ‘비서’를 넘어,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구매하고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는 ‘기계 경제(M2M)’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웹 인프라 공룡 클라우드플레어가 손잡고 내놓은 결제 표준 ‘x402 프로토콜’이 있다.
9일 웹3 리서치·컨설팅 회사 타이거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x402 기반 온체인 트랜잭션(거래 내역)은 18만배 이상 폭증하며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x402스캔’에 따르면 전체 x402 거래 데이터가 존재하는 올해 5월 초 49건에 그쳤던 x402 기반 총 트랜잭션(거래내역)은 지난 10월 말 기준 910만2400건으로 무려 18만5700배 이상 급증했고, AI에이전트간 기계간 거래(M2M) 규모도 같은 기간 39달러에서 680만9300달러로 17만4000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인터넷 경제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 ‘광고’ 보던 인간에서 ‘결제’하는 기계로

지금까지의 웹 경제는 ‘광고’와 ‘구독’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였다. 사람이 직접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광고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웹을 탐색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기계는 광고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웹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창작자에게 건당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것이라 전망한다.
가령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건강 분석을 위해 유전자 데이터 API를 0.15달러에 호출하고, 연구 논문을 0.03달러에 구매하는 식이다.
문제는 현재의 결제 시스템이 전적으로 ‘사람의 개입’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AI가 수백개의 유료 서비스에 접근할 때마다 사람이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누를 수는 없다.
인터넷을 지탱해온 수익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x402는 바로 이 ‘결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술 표준으로 등장했다.
◆ 코인베이스·클라우드플레어 ‘x402 동맹’… 구글·비자도 참여

x402는 1990년 ‘WWW’의 등장 이래 35년간 사실상 사장됐던 웹 표준 HTTP ‘402(Payment Required, 결제 필요)’ 코드를 블록체인 기술로 부활시킨 것이다.
AI가 유료 API나 데이터에 접근을 요청하면, 서버는 결제액과 지갑 주소가 담긴 ‘청구서(402 응답)’를 보낸다.
AI는 이 청구서를 받아 즉시 스테이블코인(USDC 등)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데이터를 받아온다. 사람의 승인이나 복잡한 회원가입, 카드 인증 절차가 완전히 생략되는 셈이다.
이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됐다. 코인베이스가 프로토콜 설계를 주도했다면, 전 세계 웹 트래픽을 관장하는 클라우드플레어는 ‘x402 재단’을 공동 설립하며 ‘인프라’를 장악했다. 코인베이스의 결제 규칙이 클라우드플레어의 ‘웹 고속도로’에 깔리는 격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한발 더 나아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NET 달러’ 발행과 구독 모델을 위한 ‘연기 결제’ 방식까지 제안하며 생태계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구글 역시 AI 에이전트 간 소통 프로토콜(AP2)에 x402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제 결제 네트워크 강자 비자(Visa)도 관련 프레임워크를 내놓는 등 전통 금융사까지 ‘기계 경제’ 시장에 참전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투자업계와 기술 전문가들 역시 x402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필수 인프라’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최근 발간한 ‘2025년 가상자산 현황(State of Crypto 2025)’ 보고서를 통해 “x402는 AI가 직면한 결제 및 정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접근 방식 중 하나”라고 공식적으로 평가했다. AI가 자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x402가 그 해답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 ‘지갑(x402)’과 ‘신분증(ERC-8004)’의 결합

시장이 반응하자 x402 생태계 내부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AI와 서버 사이에서 결제를 검증하고 정산하는 ‘퍼실리테이터(중개자)’가 핵심이다.
초기 투기성 밈코인(PING)의 광풍이 잦아들자, 실제 인프라 가치를 지닌 프로젝트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페이AI(PayAI)’는 개발자들이 x402 결제를 쉽게 도입하도록 돕는 인프라로 주목받으며 최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도 언급됐다.
코인베이스가 직접 투자한 ‘카이트 AI(KITE AI)’는 한발 더 나아가 AI에게 ‘에이전트 여권(Agent Passport)’이라는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하는 전용 블록체인을 구축, AI의 신원과 지출 한도를 통제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x402가 AI의 ‘지갑’이라면, 이더리움 표준인 ‘ERC-8004’는 AI의 ‘신원증명’ 역할을 하며 두 기술이 기계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룰 것으로 본다.
AI가 누구이며 신뢰할 수 있는지(ERC-8004) 증명하고, 스스로 대가를 지불(x402)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더리움 재단의 dAI 팀을 이끄는 데이비드 크라피스는 최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디크립트와 인터뷰에서 “x402가 결제 문제를, ERC-8004(AI 신원 표준)가 신뢰 문제를 해결한다”며 “이 둘은 진정한 자율 AI 경제를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x402를 설계한 코인베이스의 에릭 레펠과 구글의 조던 엘리스가 이 신원 표준을 공동 제안했다는 사실은, x402가 코인베이스를 넘어 구글 등 빅테크가 참여하는 거대 웹 표준으로 진화 중임을 시사한다.
◆ ‘검색’에서 ‘지불’로… 인터넷 문법 바뀐다
물론 x402는 이제 막 첫발을 뗀 초기 단계 기술이다. 결제 안정성, 보안, 법적 책임 소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분명하다. 인터넷이 ‘정보 교환망’에서 ‘가치 교환망’으로 근본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x402를 AI 시대의 핵심 결제 솔루션 중 하나로 지목했다.
코인베이스가 쏘아 올린 ‘AI 결제’ 신호탄이 웹의 기본 문법을 ‘검색’에서 ‘지불’로 바꾸며, AI가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인터넷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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