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자동차용 넥스페리아 칩 공급난 급한 불껐다 2025-11-09 17:57
유럽연합(EU)이 중국과 넥스페리아 반도체 수출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과 네덜란드의 경영권 분쟁으로 중단됐던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한 달 만에 일부 정상화되면서 산업계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다만 중국이 일부 용도에 한해 수출 절차를 완화한 수준이어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부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비군사용으로 명시된 반도체는 중국의 수출 허가 요건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상무부가 수출 절차 간소화를 확약했다"며 "중국·네덜란드 당국과 협력해 공급망을 완전히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전날 "중국으로부터 며칠 내에 넥스페리아 반도체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수출 통제는 완화됐지만 공방은 이어졌다. 중국 상무부는 8일 성명을 내고 네덜란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혼란의 근원은 네덜란드에 있다"며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안정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사태는 유럽의 공급망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독일 정부는 학계·산업계·노동계 인사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해 의회에 정기 보고할 계획이다.
넥스페리아 사태는 지난 9월 네덜란드 정부가 "핵심 기술의 중국 이전 우려가 있다"며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강제로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반발해 중국이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의 완제품 수출을 중단하면서 유럽 주요 자동차 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제조사로 2019년 중국 윙테크가 인수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범용 칩을 생산하며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주요 공급망에 깊이 연결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출 통제 완화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전환됐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