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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55억 초호화 레지던스도 완판…亞신흥부자가 찍은 태국 2018-05-16 23:51
◆ 매경 태국포럼 오늘 개막 / ④ 한·태 수교 60주년…아세안 관문에 新남방정책 '훈풍' ◆
글로벌 럭셔리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가 올해 초 방콕에서 두 번째로 분양한 프라이빗 레지던스는 최저 4500만바트(약 15억원)에서 최고 1억6500만바트(약 55억원)에 달하는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분양한 지 두 달 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작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7200달러(약 775만원)에 불과한 태국이지만 최근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구매력 있는 신흥 부자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분양받은 태국인 중에는 기존 부유층이라고 할 수 있는 군부 실세, 정치인, 제조업체 대표 등은 물론 정보기술(IT) 벤처 사업가, 외국계 투자은행(IB) 임원, 연예인 같은 신흥 부자가 상당수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적 투자자가 많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대체 시장인 아세안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역내 부자들이 태국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CBRE 태국사무소의 치앗 송크라신 이사는 "최근 아세안 지역에 돈이 몰리면서 '아세안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태국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중국 쿤밍~방콕 간 고속철도까지 건설되면 그동안 저평가됐던 태국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과 한국은 인연이 깊다. 태국은 1950년 한국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전통적인 우방국가로, 1958년 10월 1일 한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었다. 올해로 환갑을 맞은 셈이다. 아세안 10개국 중 한국과 관계가 가장 오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만 늘려왔을 뿐 정작 태국은 간과했던 게 사실이다.
태국은 2017년 말 기준 베트남(1539개)과 인도네시아(718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국내 기업(400개)이 진출해 있는 나라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전자, 철강,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체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홈쇼핑, 화장품, 프랜차이즈 등 생활용품과 서비스 업종 진출이 크게 늘었다. 태국은 아세안에서 가장 유명한 뷰티 시장으로 꼽힌다. 전체 뷰티·생활용품 시장 규모가 약 6조원으로 추정돼 아세안에서 가장 크다. 국내 기업 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이 태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2000년 초반 처음 진출한 이후 설화수, 라네즈 등 5대 대표 브랜드가 모두 진출해 태국 현지에서 50여 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인터넷과 TV 보급 확산으로 홈쇼핑과 오픈마켓 시장 성장세도 눈에 띈다. CJ오쇼핑과 GS숍이 현지에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태국 스마트폰 이용자 중 94%는 네이버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을 사용하고, 현지에 진출한 국내 오픈마켓 '11번가'에서 판매한 한국산 생활용품은 수개월째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태국인에게 한국 기업은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태국인의 한국 사랑은 관광 교류 분야에서 잘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태국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70만명으로, 태국 입장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찾은 태국인은 작년에만 50만명으로 아세안 국가 중 단연 1위다. 드라마, K팝 같은 문화상품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화장품, 홈쇼핑 등 생활용품에 이어 관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태국의 교역 규모는 아직 내세울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대(對)태국 교역 비중은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이어 6위다. 작년 교역 규모는 126억7200만달러 수준이다. 2010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2011년 138억82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13년 정정 불안, 2014년 쿠데타 등 악재와 태국 수입 시장 축소로 5년 연속 감소하다가 작년에야 증가세로 반전했다.
한편 문재인정부 핵심인 신(新)남방정책의 '훈풍'을 더욱 키우기 위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태국을 찾았다. 백 장관은 16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면담한 데 이어 17일에는 태국 산업부, 에너지부 장관과 각각 면담하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 = 김명수 산업부장(팀장) / 이승훈 차장 / 고재만 차장 / 우제윤 기자 / 임영신 기자 / 이영욱 기자 / 조희영 기자 / 추동훈 기자 / 오찬종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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