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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철수 빈말 아닐것"…1차 협력사도 파산 위기 2018-04-16 23:45
벼랑 끝 한국GM 협력사
"정부·노조 모두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20일에 부도처리하겠다고 하면 그대로 진행하는 게 그들의 행동방식입니다. 블러핑(거짓으로 강한 패를 제시하는 것)으로만 취급하다간 우리 1차 협력사들 모두 이달 안에 도산할 수 있습니다."
한국GM 1차 부품 협력 A업체 김 모 대표는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GM의 한국 시장 철수가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업체는 한국GM 측과 16년간 거래하며 지근거리에서 이들 전략을 지켜본 회사다. 자기들이 내놓을 수 있는 패를 꺼내놓은 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련 없이 '플랜 B'로 돌입한다는 게 GM의 전형적인 전략이라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자동차용 금형·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A업체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2002년부터 한국GM에 부품을 공급했다. GM 본사가 매년 선정하는 전 세계 우수 협력업체 110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미 GM은 한국 정부, KDB산업은행, 노조 등 주요 플레이어들의 회생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돌입했을 것"이라며 "한국GM이 사라질 경우 우리가 글로벌 GM에 납품하는 물량까지 전부 사라지게 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미 한국GM 부품 협력사 위기 폭탄에는 불이 붙었다. GM 우수 협력사인 A업체만 해도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부품 대금을 두 달째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57%(3월 기준) 급감하면서 이달에도 부품 대금을 지급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김 대표 주장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2·3차 협력업체로 범위를 넓히면 도산 위기감은 더 커진다. 16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2·3차 업체 중에는 최근 파산 수순을 밟고 있는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달까지 60억원이 입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부분 1차 협력업체까지 도산 문턱 앞에 서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GM이 부품업체들에 매달 통지하는 주문량도 35% 급감하면서 1차 협력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그는 "이달부터 적자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미래차를 위해 투입한 100억원대 사전 투자도 날아갈 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GM이 20일을 법정관리 '데드라인'으로 설정하면서 협력사를 바라보는 금융권 시선도 급격히 싸늘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미 금융권에서는 1차 협력사들과 개별적으로 미팅을 하는 등 자금 상환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다"면서 "들어와야 할 자금이 막힌 상태에서 갚아야 할 돈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GM이 법정관리를 강행한다면 산업은행과 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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