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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대화창구` 경제단체 셋업…재계 현안 해결 속도낸다 2018-03-14 11:39
지난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취임하면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 회장단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아직 연임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돼 오는 22일 열리는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다시 뽑힐 전망이다.
경제단체 수장이 모두 진용을 갖추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물론 재계 안팎의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높아져 향후 경제단체별 희비 곡선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3일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집권 2년차 문재인정부와 손발을 맞출 경제단체 수장 중 박용만 회장과 손경식 회장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와대나 정부가 상의와 경총을 카운터파트로 해서 각종 경제 현안 해결의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전경련 위상은 크게 추락한 반면 대한상의 역할과 비중이 확대됐다"며 "경총도 이전 회장·부회장 체제에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손 회장 취임과 함께 큰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박 회장이 중심이 돼 정부나 청와대의 재계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부에서는 전경련이 주로 하던 역할이지만 지난해 5월 문재인정부 출범 후부터는 대한상의로 힘이 이동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문재인 대통령 해외순방 때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박 회장은 경제단체 수장을 대표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하고 있다.
지난달 초 박 회장은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신산업 성장에 방해가 되는 규제를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오늘 같은 자리도 정례화해 현안들에 대한 공감대를 꾸준히 넓혀 가면 좋겠다"며 국회와의 상시 협력채널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정부 8년간 대한상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경륜이 풍부한 손 회장 취임으로 경총 역할론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제도 개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사관계 현안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만큼 재계가 손 회장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손 회장 취임과 동시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등 3명이 회장단에 추가 합류했다. 경총 회장단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등 10대 그룹 중 9곳이나 참여해 허창수 회장을 제외하면 10대 그룹이 발을 뺀 전경련과 대비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총은 1970년 전경련에서 떨어져 나왔다"며 "시대가 바뀌어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이 전경련보다 올라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손 회장은 상임부회장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2년 동안 호흡을 맞추며 회원사 입장과 정부 방침을 조율할 적임자를 쉽게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경총은 당분간 이동응 전무가 상임부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현안 돌파에 앞장설 예정이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말 김인호 회장이 갑작스레 물러나며 김영주 회장이 들어와 조직 안정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현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상근부회장에 취임하며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추게 됐다. 김 회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FTA 개정 협상 등 통상 현안 대응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무협 관계자는 "다음달 대미경제협력 사절단을 꾸려 미국 의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통상 현안을 설명하는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계는 각 경제단체가 청와대나 정부에 기업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30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가 기업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특별히 전경련을 대신해 대기업의 목소리도 모아서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경제단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고위 관계자는 "지금 정부의 이상과 기업 현장은 심각한 괴리가 있다"며 "노동자의 목소리만 듣지 말고 기업의 목소리도 경청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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