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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술혁신 성과, GDP에 제대로 반영 안돼" 2017-10-12 20:54
◆ 뉴욕 금융리더포럼 ◆
하루 평균 13억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구글, 유튜브 동영상 14억개가 매일 재생된다. 이러한 막대한 영향력에 힘입어 정보기술(IT) 기업 구글과 페이스북은 올해 모두 1250억달러(약 142조원) 매출을 올리고, 세후 이익도 400억달러(약 45조원) 가까이 거둘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 매출이 실제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서 루이 샌더스 샌더스캐피털 창업자 겸 회장은 인터넷 기술 혁신이 오히려 투자 수익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샌더스 회장에 따르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이나 빵을 만들 때 쓰는 밀처럼 하나의 중간재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창출하는 효용가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 이용자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을 매일 이용하면서 큰 효용을 얻지만 대부분 공짜로 이용되는 서비스로, 일종의 비시장 활동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파괴적 기술 혁신 기업이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경제 규모의 측정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샌더스 회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창출하는 가치는 매우 크지만 GDP 산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효용을 측정할 수 있다면 미국 GDP는 적어도 0.5~1%포인트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 기술 혁신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GDP에 실제 반영되면 잠재적으로 물가상승률을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또한 투자 측면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성장은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 비해 자본 투자를 덜 동반하게 된다.
샌더스 회장은 "똑같은 기술 혁신을 하더라도 자본이 덜 투입되기 때문에 중립이자율(경제 균형 상태를 유지시키는 금리)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는 위험 자산의 가격 거품을 꺼지게 하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투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율과 높은 실질소득, 낮은 중립이자율 등을 감안하면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다만 실제 자산의 가격은 역대 평균치보다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게 샌더스 회장의 전망이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샌더스 회장은 "높은 자산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산 보유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신규 자산을 취득해 이익을 보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국 통화정책 변화로 보유자산 축소가 개시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질(채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금리에 상반된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상존해 시장 불확실성을 한층 키울 수 있다. 이는 투자 리스크 증대와 무관하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특별취재팀 : 뉴욕 = 박봉권 금융부장(팀장)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진우 기자 / 임성현 기자 / 송광섭 기자 / 서울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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