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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의 예측 "美 부동산 호황 5년 더 간다" 2017-10-12 20:52
◆ 뉴욕 금융리더포럼 ◆
금융위기 이후 고꾸라졌던 미국 부동산 시장은 2012년 바닥을 찍은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물론 뉴욕, 매사추세츠, 인디애나 등 일부 대도시 주택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례없는 저금리가 만들어낸 부동산 호황은 미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과열에 따른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9년 만에 유동성 회수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부동산 호황도 막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잿빛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7회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 참석한 부동산 '거물'의 진단은 달랐다.
브라이언 킹스턴 브룩필드프로퍼티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부동산 회의론'을 일축했다. 킹스턴 CEO는 "금리 인상에도 미국 부동산 시장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앞으로 3~5년은 끄떡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견고하게 뒷받침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룩필드는 전 세계 오피스빌딩 149개와 쇼핑몰 126개를 보유하고 총 1500억달러의 부동산을 굴리는 글로벌 부동산업계의 '큰손'이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서울 대형 빌딩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여의도 IFC서울을 인수하기도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질로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은 2012년 대비 33% 상승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26만5000달러다. 역대 가장 높았던 2006년 주택가격보다 불과 1.1% 낮다. 상승세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5.8% 상승했고, 매달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10대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5.2%,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5.9% 오르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밀려드는 수요에도 턱없이 부족한 공급 때문이다.
킹스턴 CEO는 "신흥시장에서만 노동인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미국에서도 이민자 유입 등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이것이 부동산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이후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일본, 서유럽은 물론 중국마저 제친 상황이다. 실업률이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미국 경제는 상승세다. 고용시장 개선에 따른 소비 활성화로 부동산 수요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생산가능인구가 도시로 몰려들며 부동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인구 3억명 중 도시 거주 인구는 2억5000만명에 달한다. 2030년이면 도시 거주 인구가 3억5000만명, 2050년이면 무려 4억명의 인구가 도시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부동산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은 제자리걸음이다. 1990년 이후 기존 재고 대비 신규 부동산 공급률은 평균 1.3%.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신규 공급 물량은 뚝 떨어졌다. 최근까지 1%를 밑돌던 신규 공급률은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세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1.3%)에 못 미친다.
킹스턴 CEO는 "현재 부동산 공급량은 역대 미국 부동산 시장 평균과 비교해봐도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1.00~1.25%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미국은 내년에도 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이 거칠 것 없던 미국 부동산 시장에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킹스턴 CEO는 "과거 금리 상승기에도 금리 인상이 실제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전미부동산수탁자협의회(NCREIF)에 따르면 1987~1989년, 1994~1995년, 1999~2000년, 2004~2006년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수익은 폭락세보다 오히려 상승 추이를 나타냈다.
킹스턴 CEO는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오르더라도 완만하게 오르고 자본수익률 역시 비슷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유망 투자처로는 오피스빌딩과 쇼핑몰 같은 리테일 분야를 꼽았다. 킹스턴 CEO는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가장 줄어든 부문"이라며 "임대소득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도 임대형 주택을 중심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점쳤다. 킹스턴 CEO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베이비붐 세대 등이 수요를 강하게 떠받치고 있지만 집을 사기보다 임대하는 게 트렌드"라며 "향후 주택시장은 제한적 공급에 비해 높은 수요가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 뉴욕 = 박봉권 금융부장(팀장)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진우 기자 / 임성현 기자 / 송광섭 기자 / 서울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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