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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기업 붙잡는 산업부 장관 2017-08-11 21:02
싸늘했던 섬유업 상생 간담회
"국내 공장 폐쇄, 국내 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국내 생산기반을 축소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 섬유업계 경영진을 모아놓고 '공장 해외 이전 자제'를 요청했다. 최근 섬유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 여건 악화가 우려돼 공장 자체를 해외로 옮기려고 하자 부랴부랴 붙잡기 위해 나선 셈이다.
행사는 '섬유업계 상생협력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최했다. 백 장관은 "정부는 섬유산업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경영진도 섬유산업의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준 경방 회장 겸 대한방직협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 등 섬유업계 경영진에게 "정부와 함께 국내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섬유업계는 이날 최저임금과 전기요금 등 비용 부담 문제뿐 아니라 외국 인력 고용 등 구인난, 시설 투자자금 부족 문제, 기술·기획력 관련 어려움 등 여러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차갑다.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경청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칫 형식적인 행사에 그칠 것을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 중에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간 것이 거의 없다"면서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전기세 인상 등으로 침체된 섬유업계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행사를 공동 주최한 노동부가 공교롭게도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취지와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해 정부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16.8%의 인상률을 기록한 2001년 이후 최대 폭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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