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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외국인 가사도우미 출신국가따라 최저임금 차별 2017-07-17 20:43
외국인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해외 사례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문제에 대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는 철저히 실리적인 목적에 따라 접근하고 있다. 숙련 기술자에게는 국내 유치를 위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 처우를 약속하지만 비숙련 노동자에 대해선 자국민 일자리 보호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는 1993년부터 외국인기능실습제도를 통해 외국인 실습생을 수용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농업, 어업, 건설, 식품제조, 섬유 등 72개 직종에서 실습생을 받아들이고 있다. 실습생 수는 지난해 22만8588명으로 2015년(18만1436명)보다 약 25% 늘었다. 외국인 실습생 제도의 명분은 외국인들에게 일본 산업의 노하우를 제공해 국제사회에 공헌하자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외국인 근로자를 저렴한 비용으로 고용하는 제도로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만 1년 연수기간에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국가는 일본뿐만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2012년 4월 고용주가 외국인 임시직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평균 15% 적게 지급하는 것을 허용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사와 육아 비용을 줄여 여성 인력 활용의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서다.
싱가포르는 육아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주 가사노동자의 임금을 출신 국가에 따라 다르게 하고 있다. 임금 수준이 낮은 저개발 국가 출신들에게 모국의 임금 기준을 적용하는 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 보모들은 필리핀 기준에 따라 임금이 책정되는데, 이에 따른 한 달 최저임금은 400달러(약 45만원) 안팎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단순 기능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고용주는 일정 금액의 고용부담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감액해준다.
홍콩에서는 '최저임금법령'의 적용 대상에 이주 가사노동자가 포함되지 않는다. 그 대신 홍콩 정부는 이주 가사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홍콩의 전반적인 경기 상황과 노동시장, 임금 수준, 물가 변동 등 경제지표를 참고해 결정하며 현지 노동자의 표준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주가사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저임금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워킹맘'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일터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비숙련 노동자의 국내 시장 진입을 '필요에 따라' 허용하면서도 여기에는 최저임금제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채용할 경우 합법 체류자의 경우에도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월급으로 150만원이 넘는 돈을 매달 지급해야 하는 것인데, 최저임금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노동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이주 가사노동자에 대해 내국인 기준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중산층 맞벌이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금을 지불해야 하므로 시장 개방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주 가사노동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되 임금 수준은 개방된 시장 가격에서 크게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의 핵심"이라면서 "한국도 홍콩과 같이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한해 내국인과 다른 기준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이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집중되면 정책이 의도했던 '경제활성화'보다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해외 송금 확대만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임금인상으로 인한 내수 확대 효과를 누리면서도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들과 외국인 근로자들 임금에 차등을 두는 등 특단의 조치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현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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