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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0일 만에` 끝난 신한사태…재발 막을 해법 찾아야 2017-06-19 19:46
금융감독원이 지난 18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현 우리은행 사외이사)에게 행정제재를 내리지 않기로 함에따라 2480일간 끌어온 '신한사태'가 일단락 됐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어 신 전 사장에 대해 지급 보류를 결정했던 스톡옵션 23만7678주 가운데 20만8540주의 보류를 해제하고, 나머지 2만9138주는 향후 금감원 행정제재 여부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신 전 사장은 "(신한금융 측이) 화해를 원했다면 이렇게 질질 끌지 않았을 텐데 진정성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지만 금감원이 제재하지 않기로 결정, 사실상 신한사태의 모든 문제가 끝났다.
2010년 9월 2일 불거진 '신한사태'는 당시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사장을 내치기 위해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촉발됐다.
신 전 사장의 혐의는 2005~2009년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15억6000만원을 빼돌린 것과 2006∼2007년 총 438억원을 부당대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2008∼2010년 재일동포 주주 3명에게 8억60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금융지주회사법 위반)가 적용됐다. 이후 시민단체와 재일동포 주주까지 소송전에 가세하며 라 전 신한금융 회장, 신 전 사장, 이 전 신한은행장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1심에서는 횡령액 일부와 금융지주사법 위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신 전 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금융지주회사법 위반을 무죄로 판단했다. 이후 대법원 최종 판결도 신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횡령 혐의 중 2억6100만원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형법상 금고 이상 형이 나오면 금융회사 임원 결격 사유가 된다. 하지만 신 전 사장이 벌금형에 그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신 전 사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주목받는 호남권 출신 금융계 인사로도 꼽힌다.
신한금융은 제2의 신한사태 예방 차원에서 승계 프로세스를 명문화했다. 만 70세가 되면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연령 제한 규정도 마련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사회가 지주 회장의 의사대로 움직이다 보니 통제·자정 능력을 상실해 제2의 신한사태가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또 다른 불씨가 존재한다.
어떤 계파도 갖고 있지 않은 조용병 회장이 신한금융그룹내 서열 1위 이긴 하지만 주요 계열사 3곳의 CEO들이 소위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는 힘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어, 그룹 내 영향력과 조직 장악력 면에서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만큼 언제든지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제2의 신한사태가 발생하면 신뢰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초 KB금융지주 주가(5만5600원·6월19일 종가)는 4년 만에 신한금융지주 주가(5만200원)를 앞질렀다. 시장의 관심도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KB금융으로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금융은 여전히 파벌주의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평가가 KB금융에 뒤쳐지는 등 역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또 다시 경영진간의 갈등이 불거지면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조용병 호(號)는 그 어느 때 보다 상생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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